[주장] 미국의 역외균형전략과 한미동맹의 민낯

등록 2017.03.20 19:40수정 2017.03.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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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의 민낯이 드러났다. 미국의 국무장관 틸러슨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한중일 3개국 순방을 유일하게 동행 취재하고 있는 인디펜던트저널리뷰(IJR)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our most important ally)으로, 그리고 한국을 "동북아의 안정과 관계가 있는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an important partner)로 언급했다. 외교가에서는 전략적 중요도에 따라서 우방국을 흔히 동맹, 친구, 파트너 순으로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이번 발언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미국의 역대 어느 정부도 한국이 미일 동맹의 하위 구조라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일 중시 정책은 역외균형과 보통국가 전략의 합작품

미국의 일본 중시 정책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정부만 부인해 왔을 뿐 동북아시아에서 미일 동맹은 한미 동맹보다 언제나 우위에 있었다. 이는 미국의 '역외균형전략(Offshore Balancing Strategy)'과 연결되어 있다. G2국가로 성장한 중국을 견제·봉쇄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일본의 역할을 통해 힘의 균형추를 다시금 미국 쪽으로 돌려놓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미국의 이해는 보통국가로 변신하려는 일본의 이해와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 미일 양국은 미일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해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가능토록 하였으며 평화헌법 9조의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만성적자로 인해 자동예산삭감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역외균형전략 외에 선택의 폭이 넓지가 않다. 역외균형전략이란 해당 지역에서 특정 국가의 역할을 높여 힘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의미한다.

일본을 한국보다 왜 중시하는가 하는 미국의 의중은 틸러슨의 발언에서도 잘 묻어난다. 그는 "경제 규모 때문에도 그렇고 안보적, 경제적, 안정적 이슈에 대한 관점에서도 그렇다"며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수십 년 동안 그래 왔다"며 솔직한 미국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번 발언을 조금만 해부해 보자. 틸러슨은 일본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가장 중요한(most important)이란 최상급의 표현을 사용하며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an important partner)라는 표현을 사용해 여러 파트너 국가 중 하나일 뿐이라는 뉘앙스를 남겼다. 더구나 "우리 행정부가 초창기 한국과 관련해 주목한 것은 대부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것이었다"는 언급을 통해 한미동맹의 제한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틸러슨의 발언으로 사드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성격 분명해져

그러나 틸러슨의 이번 발언으로 우리가 얻은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미국 주도의 사드배치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성격이 분명해 졌다는 점이다. 이미 많은 논란 속에서 확인되었듯이 사드배치는 한국이 아닌 미일 양국을 위한 조치이다. 우리가 얻은 것이란 북의 미사일 위협보다 몇 배는 더 큰 중국과 러시아의 핵전략미사일 위협과 엄청난 경제보복 조치뿐이다.

한일군사정보호협정 또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미일 군사동맹 체제에 하위 동맹국으로의 참여를 의미할 뿐이다. 제 아무리 부인을 하더라도 북의 미사일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해서는 사드의 지휘통제소를 중심으로 한일 간의 군사협력체제가 불가피하다.

이해하기 힘든 12.28 위안부 합의도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를 걷어내려는 미국의 강요와 이 땅의 친일기득권세력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이 땅의 수구기득권 세력은 한미동맹을 신념화 하고 이를 정권의 통치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그래서 이번 틸러슨의 발언은 이 땅의 수구(보수)세력에게 아마도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그들은 야당이나 시민진영이 같은 발언을 했다면 '안보의식이 결여된 종북주의'이니 '한미동맹을 해치려는 반미선동'으로 공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습을 위해 전전긍긍하는 이중적인 모습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은) 미일과 한미 관계에서의 불균형 없다고 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전체 맥락 상 '동맹'이냐 '파트너'냐 하는 문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로 아전인수(我田引水)식의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외교장관 만찬이 개최되지 않은 이유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또 불거졌다. 우리 외교의 현 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사드배치 동결하고 전시작전권 환수 공개 약속해야

어떠한 동맹도 영원할 수는 없다. 한미동맹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는 틸러슨의 발언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 이유도 없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한미동맹을 둘러싼 무조건적인 광기를 걷어내고 그 의존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사드배치 문제를 현재의 상황에서 동결하고 차기 정부로 넘기려는 합의와 결단이 필요하다. 또 새롭게 들어설 차기 정부는 전시작전권 환수를 공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 더불어 특정 국가에 기우는 외교정책은 보다 균형적인 외교정책으로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

촛불의 정신은 직접민주주의를 통한 적폐청산이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의 목소리로 낡은 한미동맹의 재구조화를 요구해야 할 때다. 촛불은 국민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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