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번에도 "엮였다, 몰랐다"만 할까

[기자간담회·인터뷰로 미리 보는 검찰 조사] 21일 소환, 13가지 혐의 전부 부인할 듯

등록 2017.03.20 18:45수정 2017.03.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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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웃으며 지지자들 만나는 박근혜헌법재판소의 파면(탄핵인용) 선고 후 이틀만인 12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박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의원 및 지지자들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 뒤 집으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내일은 전직 대통령이 우리 청사에 옵니다."

20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에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였다. 다음날 역대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을 맞이하는 검찰은 분주했다. 총무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를 대비해 직원들이 유의해야 사항들을 공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설 포토라인도 수시로 점검대상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보안 문제 때문이라며 취재진에게 조사 장소도 21일 오전에야 알려주겠다고 했다.

검찰만큼이나 박 전 대통령도 분주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지 11일 만에 '피의자'로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 그는 최근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와 수시로 만나며 검찰 조사에 준비하고 있다. 20일 오전 9시 18분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집을 찾은 유 변호사는 오후 3시 55분에서야 이곳을 떠났다. 검찰 수사 초기부터 박 전 대통령을 대리해온 그는 "나뭇잎까지 자세하게 볼 수 있게 변론을 준비 중(손범규 변호사가 19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다.

박 전 대통령의 핵심혐의는 뇌물죄다.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은 그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돕는 대가로 측근 최순실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씨의 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요구했다며 입건했다. 검찰은 당초 박 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재단 출연금을 요구한 일을 '강요'라고 판단했으나 특검 수사를 바탕으로 뇌물죄 적용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부 문화·예술인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최씨에게 정부 문건을 건넨 일 등까지 더하면 '피의자 박근혜'의 혐의는 모두 13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와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의 유튜브 채널 '정규재TV'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의 주요 질문과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예상해봤다.

[미르·K스포츠 재단] "공약이 문화융성... 삼성 뇌물은 엮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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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17일 구속됐다. 삼성 창립 이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 연합뉴스


-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당시 기업들로부터 자금 출연을 받은 경위가 어떻게 되는가.
"정부의 공약사항이 문화융성이었다. 특히 문화 쪽이나 창업할 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지 않냐. 거기에 지원을 하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고. 정부 시책도 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이 합쳐짐으로써 더 창의성으로 나갈 수 있고, 그렇게 하다 보면 국가브랜드도 높아진다. 기업도 더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공감을 해서 동참해준 것이다."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와주라고 지시를 내리지 않았나. 또 이것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지원의 대가로 요구한 것 아닌가.
"완전히 엮은 거다. 제가 정말 확실하게 말씀드리는데,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제 머릿속에 아예 없었다. 삼성 합병문제는 당시 많은 국민들 관심사였다. 이게 헤지펀드 공격을 받아서 무산된다든지 하면 굉장히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생각에 국민들도 관심 갖고 지켜봤다. 저도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그런 큰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잘 대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국민연금이나 이런 데에선 당연히 챙기고 있었을 거다. 거기에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그것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여기를 도와줘라, 이 회사를 도와줘라 지시한 적은 없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전혀 모르는 일... 유진룡 항의 듣지 못했다"

- 문화예술계에서 진보성향 인사들을 배제하고, 정부지원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주라며 '블랙리스트' 만들라고 지시했는가.
"전혀 모르는 일이다.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가 많던데, 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다."

- 유진룡 장관은 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항의했다고도 했는데.
"무슨 항의를... 그때 그런 식으로 얘기를 듣지 않았는데. 전하는 얘기는 다 그게 그대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기밀 알았다? 말 안 된다... 추천한다고 인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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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특검 소환된 최순실국정농단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이 2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강제소환되고 있다. ⓒ 유성호


- 최순실씨가 문체부 인사 등에 개입하고, 본인의 이익을 위해 재단을 만드는 데에 박 전 대통령도 적극 개입하지 않았나.
"아뇨. 인사할 때는 가능한 많은 천거를 받아서 최고로 잘할 인사를 찾게 되지 않나. 그럼 공식라인에서 보는 게 있고 다른 사람도 추천할 수 있다. 추천을 받아도 다 비교, 검증한다. 문화 쪽이 (추천인사가) 좀 있었지만 그렇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 삼성 합병도 그렇고 최순실씨 얘기를 다 듣고 지시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몇십 년 된 지인이다. 그렇다고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제 나름대로 국정운영에 철학과 소신을 갖고 쭉 일했다. 참모라든가 그런 분들과 다 의논해나가며 저 나름대로 이 부분을 좀 정교하게, 그렇게 계속 외교, 안보 모든 것을 발전시켜왔다."

-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지시해 최씨에게 국정 관련 문건들 전달한 혐의는 인정하는가.
"정책 기밀을 알았다? 그건 아예 말이 안 된다."

- 최순실씨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을 만든 뒤 운영 등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얘기인가.
"이번에 비로소 알게 된 일들을 보면서 '야 그런 일도 있었구나...' 그건 내가 살피지 못했던 불찰이고 잘못이라는 생각은 했다. 그전에는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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