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태극기부대' 폭력배에 비유 "용팔이 사건 생각나"

'친박'계 향해서도 "삥땅 쳐볼까 하고 모인 사람들" 작심 비판

등록 2017.03.21 17:10수정 2017.03.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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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 받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지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히고 있다. ⓒ 유성호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성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당의 대선주자인 김진태 의원을 따라다니는 '태극기부대'를 '용팔이 사건'에 비유했고, 친박패권을 언급하며 "삥땅 좀 쳐볼까 하고 모인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21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대선주자 합동연설회 당시 행사장을 점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장내의 절반을 태극기로 가득 메운 이들은 '박근혜 호위무사'로 평가받은 김 의원에게 환호를 보낸 반면, 인 위원장을 향해서는 "사퇴하라"라고 요구하며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인 위원장은 "당시 기분이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목석인가, 그런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냐"라며 "예전에 전당대회 때 (폭력배들이) 각목 들고 나타난 '용팔이 사건'이 생각났다"라고 말했다.

'용팔이 사건'은 1987년 전두환 정권의 지시를 받은 폭력배들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을 추진하던 통일민주당 당사에 난입해 당원들을 폭행한 일이다. '용팔이'는 당시 사건의 주동자인 김용남씨의 별명이다. '태극기부대'의 행태를 정치사에 개입한 조직폭력배에 빗댄 대목이다.

"친박패권? 공천 좀 받아볼까 하고 모인 사람들"

한국당이 '도로친박당'으로 가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친문(친문재인)' 패권은 이념 중심이지만, '친박' 패권은 이념이 없다, 이해관계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라면서 "권력 중심에 모여서 삥땅 좀 쳐볼까, 공천 좀 받아볼까 하고 모였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았나, 이제는 더이상 쓸 필요가 없는 단어가 됐다"라며 "언론에서도 그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관련 질문에 "왜 우리한테 물어보나, 그 분은 법률대리인도 있고, 자연인 아닌가"라며 "(한국당) 당원이 300만인데, 당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당이 다 논평해야 하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때 당이 배출한 최고 권력인 박 전 대통령을 일반 당원으로 축소 해석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한국당 당사에서 급작스레 기자간담회를 잡은 인 위원장은 "특별한 주제 없이 편하게 대화하는 자리"라면서도 작정한 듯 당을 향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간담회에 동석한 정우택 원내대표, 이헌재 정책위의장, 박맹우 사무총장 등의 표정은 인 위원장이 발언하는 내내 굳어 있었다.

인 위원장은 한국당이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무공천 방침을 번복한 것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과 초선의원들이 (무공천 재검토를) 건의했다"라며 "비대위원장으로서 꼭 관장할 당무였으면 더 소신 있게 했을 테지만 인사 문제는 제가 잘 몰라서 물러났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 위원장은 무공천이 자신의 소신임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당의 귀책사유 때문에 그런 거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 당의 후보자 중 한 명은 탄핵정국에 책임 있는 분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전날 당 비대위원회의에 불참한 이유도 무공천 번복에 "심기가 불편해서"였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치적 책임은 당 대표인 제가 질 수밖에 없다"라며 "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각오가 돼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인 위원장은 자신의 활동 시한을 주치의-환자 관계에 비유하며 "일찍 퇴원시켰는데 재발해서 또 입원하면 안 된다, 언제쯤 퇴원시켜야하는가 저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명진 #친박 #박근혜 #태극기집회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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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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