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무성 연대'로 보수 대통합 이루나

홍 지사, 김무성 의원 만나 '선 단일화-후 통합' 제안

등록 2017.03.22 17:28수정 2017.03.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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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견발표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자유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을 만나 '대선 전 후보 단일화-후 당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탄핵 정국에서 갈라선 두 당이 대선을 앞두고 홍 지사를 중심으로 범보수 연대에 본격 나서는 모양새다.

홍 지사는 22일 오후 부산 동구 평화의소녀상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5일에 (김 대표랑) 둘이 만나서 식사했다"라며 "대선 전에 당을 합치기는 시간상 어려우니 후보를 단일화하고, 그 다음에 집권을 해서 당을 통합하자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제안에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홍 지사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가 암묵적 동의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걸 내가 이야기하면 그 당에 문제가 생긴다, 그건 이야기 안 하는 게 예의"라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홍 지사와 김 의원은 1996년 15대 신한국당 국회의원으로 나란히 국회에 입성해 18대 국회 때까지 함께 여의도에 머문 인연이 있다. 홍 지사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김 의원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아직 이혼한 게 아니라 별거한 것이다, 걸림돌만 정리되면 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전에도 (김 의원과) 자주 뵐 것"이라고 예고했다.

범보수 대표주자로 부상하는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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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홍 지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로 반사이익을 얻으며 보수진영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0%에 근접한 수준으로 뛰었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낙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홍 지사 역시 경선 이후를 내다보고 보수 후보 단일화를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대선이 '진보 2명-중도 1명-보수 1명'의 4자구도로 전개되면 범보수 진영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일단 홍 지사는 각 정당들의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최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려 '몸값'을 키운 뒤 바른정당과의 후보단일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지사 캠프 주변에서는 한국당 대선후보로 결정되면 지지율이 20%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김무성 의원도 평소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패권 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보수진영에서 지지율 1위이면서 '친박'과 거리가 먼 홍 지사의 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현재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제3지대', '개헌 빅텐트'보다 원내 140여 석을 보유한 보수 양당이 힘을 합치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바른정당 안에서도 홍 지사를 반기는 기류가 감지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유승민·남경필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자강론은 무리'라는 여론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보수가 홍 지사를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앞으로 홍 지사의 지지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호평했다.

바른정당의 한 재선 의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강자 중심으로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겠나"라면서 당내 후보보다는 홍 지사에게 힘을 실었다.

유승민 쪽 "단일화, '친박' 해결이 전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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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하지만 홍 지사의 바람대로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쉽사리 연대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바른정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에 동의하면서도 "탄핵과 관련한 '친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보수 단일 대오를 강조하는 홍 지사로서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쥐고 있는 '친박' 세력을 아예 잘라낼 수는 없다.

유 의원 캠프 핵심 관계자는 "경선 이후 단일화를 하게 되면 소위 '양박(양아치 친박)'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제대로 논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 쪽에서는 홍 지사와 김 의원의 만남 자체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에 외부 경쟁 주자를 만나는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이) 너무 앞서가신 것 아닌가 싶다"라며 "의도야 모르겠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부적절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김무성 #유승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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