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간 안희정, 출마선언 미룬 문재인

민주당 빅3 대선주자, 세월호 인양소식에 "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한 목소리

등록 2017.03.23 11:49수정 2017.03.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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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3일 낮 12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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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올라온 23일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 안희정 캠프


더불어민주당 빅3 대선주자들이 1073일 만의 세월호 인양 소식이 전해지자 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등의 메시지를 내놨다. 안희정 후보는 곧장 진도 팽목항을 찾았고, 더문캠(문재인 캠프)은 예정됐던 대선 출마선언 동영상 공개 일정을 미루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평소처럼 가슴에 노란리본을 단 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안 후보는 23일 오전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제일 소중합니다. 국가가 있는 이유입니다. 1073일, 우리의 각오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을 만난 안 후보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동거차도로 들어가기 위해 승선 기다리던 단원고 2-4 임요한군 아버지 임온유 목사 만나)

안 : "어떻게 지냈나."

임 : "그냥 지켜보고만 있다."

안 : "은화 엄마와 다윤 엄마(미수습자 가족)한테 안부 전해주시고, 잘 지켜봐달라."


임 : "선체 올려지면 잘 좀 수습해서, 미수습자들이 잘 좀 (수습되길)."

안 : "수습하는 데 철저를 기하도록 관심을 갖겠다. 이어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힘쓰고, 만전을 기하겠다. 꼭 안전한 나라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과의 약속을 실천하도록 하겠다."

(이후 유가족 김성훈씨 만남)

안 : "은화 아빠 건강은 어떠신가."

김 : "괜찮다. 근데 오늘 너무 많이 우셨더라."

안 : "인양작업 잘 마무리돼서 성훈 삼촌 집에 갑시다."

김 : "가야죠. 저도 제 인생 찾아야죠. 바쁠텐데."

안 : "광주까지 왔다가...(눈물 훔침)"

김 : "벌써 우시면 안 된다."

안 : "인양 시점이 정확히 정해진 게 아니라서, 간밤에 순조롭게 올라오길래... 은화 엄마, 다윤 엄마랑은 통화만 하고, 어쨌든 저 정도라도 무사히 올라와서 성공한 거죠?"

김 : "(끄덕임) 근데 또 다른 과정 기다리고 있으니, 그때까지는 견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배가 올라오다 보니까, (완전히 인양되기) 그 전에 어머니들이 무너질 수 있으니."

안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 올린다. 이 과정을 1073일 동안 한마음으로 지켜보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 올린다"라며 "오늘 인양을 통해 미수습자 가족들이 그리운 가족을 찾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반드시 (미수습자를) 찾아 팽목항에서의 오랜 기도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라며 "인양을 계기로 철저히 사고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무엇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다시 한 번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과 모든 유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과 위로의 말씀 올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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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세월호 인양 관련 메시지를 남겼다. ⓒ 안희정 캠프


팽목항 방문으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예정했던 광주·전남 언론사 기자회견 일정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는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한 변재일·백재현·박용진·홍의락 의원이 대신 참여했다.

안희정 "안전과 생명, 국가의 이유" - 문재인 "2기 특조위로 제대로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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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72일. 진실이 1m 올라오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고 미수습자 모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라고 썼다.

문 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어제부터 이 시간까지 정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인양 과정을 지켜봤다. 이제 세월호가 수면으로는 많이 올라왔고, 그것을 목포 신항까지 예인하는 게 큰 과제가 됐다"라며 "온 국민과 함께 무사히 인양이 완료되고, 또 미수습자 전원 다 수습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세월호 인양은 진실 규명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며 "선체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즉각적으로 활동을 개시해야 한다. 차기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제 2기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를 구성해 세월호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제 2기 특조위를 통해) 책임을 묻고 안전에 관한 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라며 "오늘 인양을 보며 '왜 이리 늦어졌나'라고 의구심을 품는 국민도 많다. 인양이 늦어진 경위, 1기 특조위가 방해받은 과정도 제대로 규명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더문캠은 고민정 대변인이 발표할 예정이던 '국민이 만드는 대선 출마선언문' 및 동영상 공개 일정을 취소했다. 권혁기 부대변인은 "세월호 인양으로 엄숙해진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연기했다. 추후 공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부대변인은 "문 후보는 며칠 전, 팽목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한 바 있다"라며 "문 후보는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국민들과 함께 두 손 모아 기원하며 오늘 예정된 일정을 차분하게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박근혜 탄핵과 세월호 인양 겹쳐, 착잡하면서 감회 새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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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선체 인양이 그 첫 출발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평소처럼 가슴에 노란리본 배지를 달았다. 왼쪽부터 제윤경·정성호 의원, 이 후보, 유승희 의원, 김기준 전 의원. ⓒ 소중한


이재명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라며 "선체 인양이 그 첫 출발이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가슴에 노란리본 배지를 달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 후보는 "세월호 인양에 참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근 3년이 다 돼 가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돼 퇴진한 것과 때를 맞춰서 세월호가 인양되는 것을 보며 착잡하기도 하고 감회도 새롭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금까지 세월호의 진상은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라며 "그 밑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의 진실, 참사 과정, 구조 지연, 유족·미수습자 가족들의 억울함이 다 밝혀지고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세월호 #인양 #안희정 #문재인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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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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