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후보 미는 한국당, 민주당 '경북 교두보' 가능할까?

4.12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 다자구도

등록 2017.03.23 17:18수정 2017.03.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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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자료사진) ⓒ 권우성


'대선 전초전'인 4월 12일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의 대진표 윤곽이 드러났다.

자유한국당은 22일 전통적 텃밭을 사수하기 위해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인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전격 공천했다.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고 여론조사로 경선을 실시한 결과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여론조사기관 두 곳을 선정해 당원 30%, 일반 주민 70% 비율로 여론조사한 결과 김재원 후보로 결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지난 13일 결정한 바 있다. 당 소속인 김종태 전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이기도 했다.

무공천 방침은 일주일 만에 철회됐다. 당내 친박계인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그 지역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에 찾아와서 재검토를 요청했다"라며 "당의 지원 없이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기가 힘들다는 요구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 후보의 재등판이 한국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정치를 재개한 모양새만으로도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출신지가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무시 못 한다. 이 지역에서는 상주시의 인구가 군위·의성·청송군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선거판에서 소지역주의가 발동할 경우 의성 출신인 김 전 수석이 상주 민심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다.

김 후보는 경북 상주에 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거처도 의성군에서 상주시로 옮겼다는 후문이다. 그는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 민주당 판세 가른다

더불어민주당도 일찍이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김영태 당 지역위원장을 후보로 정하고 이번 재선거에 당력을 쏟는 모습이다. 상주 출신인 김부겸 의원과 의성 출신인 김현권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돼 매일 같이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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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4·12재보선 공천장 수여식에서 상주시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김영태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은 1988년 소선거구제 시행 이래 경상북도 첫 지역구 국회의원 배출을 노린다. TK 지역에서 선거 때마다 고비를 마셔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판단이다. 선거 판세가 당대당 싸움이 아닌 일종의 '소지역주의'로 흘러갈 경우, 경북 의성 출신인 김재원 후보와 상주 출신인 김영태 위원장의 '지역 대결'이 되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여전히 민주당이 한국당을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TK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39.3%로 선두다. 한국당 지지율(31.9%)보다 7.4%p 높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변수는 보수 진영 주자들의 향방이다. 한국당의 무공천 번복에 항의하며 경선에 불참한 박완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친환경사업단장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경선에 참여한 성윤환 전 의원도 한국당의 친박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다. 당내 결선 경선에서 탈락한 박영문 전 KBS 미디어 대표이사는 출마가 불가능하지만, 1차 경선 여론조사에서 3위로 컷오프된 성윤환 전 의원 등은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보수 후보들이 난립하면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반면, 둘 다 상주 출신인 성 전 의원과 박 단장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면 민주당에게 불리한 구도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김부겸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번 재선거가 지역 대결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라고 해서 절대 무시할 수 없다"라며 "아직까지는 누구에게 판세가 유리한지 예측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의성 출신인 김진욱 전 울진경찰서장을 공천한 바른정당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설이 흘러나온다. 대선정국의 바로미터가 될 재선거에서 양당의 연대를 미리 실험해보자는 취지다. 황영철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오전 당 중진위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연대·연합·합당 등의 방향은 깊은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4.12 재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23일 현재 경북 상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는 한국당의 김재원 후보, 민주당의 김영태 위원장, 무소속 박 단장 등 3명이 후보로 등록됐다. 상주선관위는 오는 24일까지 후보등록을 받는다.
#김재원 #김영태 #박완철 #김부겸 #4.12 재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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