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상주·군위·의성·청송 재공천 번복에 주민 '반발'

주민들 "최소한의 신의도 없다" 비난... 김재원 "많은 고민, 주민 심판 받을 것"

등록 2017.03.23 17:17수정 2017.03.23 17:17
0
원고료로 응원
a

상주와 군위, 의성, 청송농민회는 지난 22일 의성역 앞에서 기자회갼을 갖고 자유한국당이 다음달 12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 ⓒ 조정훈


자유한국당이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김종태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보궐 선거에 당초 무공천할 것을 밝혔다가,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공천하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김종태 전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하자 공당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요구했고, 당초 6명의 예비후보 중 1차 컷오프를 통해 김재원 전 정무수석과 박영문 전 KBS 미디어사장 두 명을 선출했다. 이후 지난 22일 두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최종 김재원 후보로 결정해 발표했다.

당초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던 자유한국당이 이를 번복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자신들의 텃밭이 무너지면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당초의 약속을 어기고 후보를 결정하자 지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보궐선거에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번복 결정에 '후안무치'라며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반성과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여전히 경북지역에 공천만 하면 당선된다는 생각을 전제하며 유권자들을 농락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의 이런 행태는 반드시 이번 재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중기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일주일만에 무공천과 공천을 반복하는 자유한국당을 보며 그들의 말과 태도에 진정성이 없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며 "책임있는 공당의 역할을 위해 공천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비난했다.


a

다음달 12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재원 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상주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조정훈


상주와 군위, 의성, 청송지역 농민과 지역 주민들도 자유한국당의 무공천 번복에 대해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들은 "이 지역은 김종태 전 국회의원의 부정선거로 재선거를 치르고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게 되었다"며 "자유한국당은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신의도 잊은 채 며칠도 지나지 않아 이를 번복하고 후보를 공천해 지역 주민들을 우습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이어 "자유한국당은 이번 재선거의 원인 제공자로서 조금의 반성과 미안함도 없다"며 "자유한국당 스스로 말한 법치 준수에 대한 의지도, 도덕성 회복도, 정치혁신의 실현의지도 없음을 보여주는 후한무치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장소에서도 주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 후보가 23일 오후 성주문화원에서 출마선언을 하자 한 주민은 "김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들로부터 비난 받는 친박 핵심이고 후보가 추종하는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 구속 위기에 몰렸다"며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책임을 지고 자중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선거에 나오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고 고민을 했다"며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주민들이 뜻을 모았고 당이 논의 끝에 경선을 통해 후보로 뽑아주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지역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서도 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상주, 군위, 의성, 청송 지역 주민분들과 자유한국당 소속 당원들의 열화와 같은 공천 요구가 있었다"며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그리고 선배, 동료 국회의원들이 우리 지역의 중요성과 이번 선거의 상징성을 감안해 공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탄핵되는 참담한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대통령을 모셨던 한 사람으로서 비통한 심정이 아닐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가 정치논리에 휘둘린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의 시각도 감출 수 없다"고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하지만 헌재 결정에 불복하느냐는 질문에 "헌법재판에 불복하는 방법은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

한편 이번 상주·군위·의성·청송 재보궐 선거는 김영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재원 자유한국당 후보, 김진욱 바른정당 후보, 무소속 성윤환, 박완철, 배익기 후보의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자유한국당 #김재원 #김영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3. 3 "총선 지면 대통령 퇴진" 김대중, 지니까 말 달라졌다
  4. 4 민주당은 앞으로 꽃길? 서울에서 포착된 '이상 징후'
  5. 5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