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성폭력, '종교'란 이름으로 덮을 수 없다

[카드뉴스]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법진스님,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

등록 2017.03.24 17:11수정 2017.03.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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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이 여성 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었다.

피해자에 따르면, 법진스님이 같은해 8월 5일 저녁에 피해자를 불렀고, 자동차를 타고 함께 이동했다. 강원도로 향하면서 업무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게 피해자의 주장이다. 피해자는 스님이 조수석에 앉은 자신의 손을 만지고 주무르며, 심지어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혼재성 불안 및 우울 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중이다. 피해자측은 이후 법진스님이 변호사를 통해 자신에게 합의금 1500만 원을 제시하며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진스님은 피소 사실을 인정하지만, 합의를 위해 고소인 측과 접촉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고소 내용에 대해서도, 차 안에서 손을 만진 것은 USB를 준 뒤 장난치면서 만진 것이고, 가슴을 쓸어내린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불교 여성 단체들은 이에 분노하여, 수요일마다 선학원 앞에서 피켓팅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법진스님은 이를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치적으로 음해를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여성 활동가 중 1인을 고소했다. 한편에서는, "손을 주무른 게 성추행이냐", "왜 더 큰 문제에는 침묵하는가"라는 피켓을 든 채, 이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불교 여성 단체들에 대한 반대 시위도 벌어졌다.

이는 비단 불교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종교 내부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종교'이미지를 이유로 침묵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선학원 #성추행 #불교 #법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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