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부위원장 이임식날, TV조선 '재승인' 논란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 '금한령' 걱정했지만... "방통위 해체 요구"

등록 2017.03.24 19:56수정 2017.03.2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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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이 지난 2016년 9월 20일 과천청사 기자실에서 정책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야당 방통위원 이임식 날이 TV조선 재승인 논란으로 얼룩졌다.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부위원장이 24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지막으로 방통위를 떠났다. 지난 2014년 3월 당시 야당(민주통합당) 추천으로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된 지 3년만이다. 공식 임기는 오는 26일 끝나지만 국회에서 아직 후임 상임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당분간 김 부위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됐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이임사에서 중국의 '금한령'을 언급하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김 부위원장은 "작년 여름 어느날 사드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국 측이 한국의 방송콘텐츠와 한류 공연을 제한하는 한한령 분위기를 만들더니 최근 들어서는 아예 전면 금지하는 금한령을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정치·군사적인 문제와 비정치·군사를 분리해서 경제·문화·방송콘텐츠 등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중국 정부에 당부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014년 12월 한중FTA 타결 직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방송통신정책 담당자들을 만나 양국 방송 콘텐츠 교류와 협력을 추진했지만 사드 여파로 결국 무산됐다. 그 아쉬움을 이날 이임식 자리에서 토로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처럼 '외환'을 걱정했지만 당장 '내우'가 더 심각했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TV조선 조건부 재승인을 야당 추천 상임위원을 포함한 다섯 명 전원 합의로 의결했다. TV조선은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 심사 결과 1000점 만점에 625.13점을 받아, 재승인 기준인 650점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종편 사업자인 JTBC는 731.39점, 채널A는 661.91점을 받아 무난히 재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방통위는 TV조선 청문 절차를 따로 진행해, 재승인 조건 이행 여부를 6개월마다 점검해 위반을 반복하면 승인을 취소하는 조건으로 재승인했다. 이에 TV조선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민언련을 비롯한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방통위가 스스로 만든 원칙조차 어기고 '부정 재승인'했다고 규탄했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온갖 특혜를 부여하면서도 족벌언론 TV조선으로부터 농락당한 방통위는 이제 규제기구로서의 위상을 모두 상실했다"면서 "방통위가 오히려 종편 퇴출의 걸림돌이 된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방통위의 해체까지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새 정부가 들어서면 맨 먼저 심도있게 검토하고 신속하게 착수해야 할 이행 과제가 방통위의 전면적인 확대 개편"이라고 말했지만, 방통위의 마지막 결정으로 오히려 해체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방통위 #김재홍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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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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