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K타워 프로젝트 추진한 LH, 감사 받는다

국회 국토교통위, 국토교통부에 K타워프로젝트 감사 요청

등록 2017.03.27 16:48수정 2017.03.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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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역할을 해왔던 미르재단은 LH가 추진한 K타워 프로젝트에도 관여해왔다. ⓒ 권우성


LH가 추진한 이란 K타워 프로젝트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감사에 착수한다. K타워 프로젝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의 중심인 미르재단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업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4일 한국주택토지공사(이하 LH) 국정감사보고서를 채택, 의결했다. LH가 추진한 K타워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에 감사 요청을 하기로 했다. 당초 야당 위원들은 감사원 감사 청구를 의뢰할 계획이었지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조정식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원장)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실들을 중심으로 국토부가 감사규모와 대상 등을 선정할 것으로 안다"라며 "국토부에서 감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K타워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사실은 밝혀냈지만, 정확히 누가 최종적인 지시를 내렸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던 사항"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K타워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란 방문 당시 추진된 문화교류협력 사업이다. LH와 포스코건설, 이란교원연기금이 협력해 이란 테헤란에 K타워, 서울에 I타워를 지어 양국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49억~96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구심점을 해왔던 미르재단이 이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당시 LH가 맺은 양해각서(MOU) 조항을 보면  미르(MI-R)가 이 사업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국토위 종합감사 지료에 따르면 당초 LH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이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정만기(현 산업자원부 1차관)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 청와대 연풍문회의에서 VIP(박근혜) 관심사라며 LH의 사업 참여를 독려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당시 선아무개 LH해외사업처장이 청와대 회의 등에 참석하면서 K타워 사업을 적극 챙겼다.  LH는 이란 쪽과 MOU를 맺으면서 '미르재단'을 별다른 검증 없이 사업 추진 주체로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MOU체결 이후 LH는 포스코건설과 수출입은행, 문화재단 등이 출자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K타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구체적인 사업 구조안도 세웠다. 청와대도 MOU 이후 6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K타워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K타워 프로젝트의 최종 지시자가 누구였는지는 국감에서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LH "K타워 프로젝트 언급하기 어렵다"

LH 관계자는 K타워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를 하자 "현재 이 사업 진행 등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닫았다. LH는 사업 추진 담당자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 등 사업 자체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렸다.

MOU체결 당시 보도자료를 내면서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포스코건설이 참여하게 된 배경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K타워 프로젝트는 규모(100억 미만)가 작은 사업이다. 대형 건설사가 해외에서 이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일은 드물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외에서 100억 미만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투입비용 대비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란과의 협력 증진을 위해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시공만 하기로 했고, 사업 추진 주체는 LH이니까, 그쪽에 문의하라"고 했다. 구체적인 사업 참여 결정 과정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최순실게이트'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K타워 프로젝트 사업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인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실 관계자는 "K타워 프로젝트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LH 입장에서도 여러 의혹이 나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LH #K타워 #미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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