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화 "박근혜 구치소 가면 공주 끝, 더불어삶 첫발"

[팟짱 인터뷰 전문] 이재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

등록 2017.03.30 18:42수정 2017.03.3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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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화 "박근혜 구치소 가면 공주 끝, 더불어삶 첫발" ⓒ 안민식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의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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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 이재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

아래는 30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이재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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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 ⓒ 오마이뉴스


<색깔 있는 인터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이신 이재화 변호사님 모셔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전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십쇼.
"네. 반갑습니다. 이재화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30일) 11시 22분 지나고 있는데요. 약 한 시간이라고 잡고 보면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요?
"지금은 판사가 박근혜 피의자에 대해서 궁금한 것. 기록을 통해서 다 확인되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궁금한 걸 물어보고 있는 중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장실질심사는 심문권은 판사에게만 있는 것이고, 검사나 변호인들은 피의자에 대해서 심문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판사에게 의견 개진만 할 수 있고요."

-지금 그럼 강부영 판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 간의 설전이.
"설전은 안 될 것 같고요. 보통 하루나 이틀 후에 영장실질심사를 하는데, 3일로 잡은 것은 수사 기록이 12만 쪽 정도로 방대해서 사전에 판사가 기록을 봐서 핵심적 사항을 뭘 심문해야 할지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는 거죠. 그러면 추상적인 질문은 안 할 거고요. 저는 핵심이 그거라고 봐요. 지금 13가지 범죄 중에 대부분의 측근이 불리한 진술을 했는데요. 이 사람들은 이렇게 진술했는데, 왜 그러면 모시던 대통령에 대해서 불리한 진술을 할까. 그 이유에 대해서 좀 설명해 봐라. 이렇게 물을 가능성이 높아요. 측근들이나 가까운 사람이 없는 것을 지어내서 이야기하는 건 이례적이잖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있어야 한단 말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소명을 못 하면 그 사람들 진술은 신빙성이 있는 거죠. 이 부분을 주로 질문할 텐데, 그 부분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저는 동문서답 할 거라고 봐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씌어진 혐의가 13가지입니다. 그중에서 판사가 주요하게 검토할 것은 역시 뇌물 수수 혐의라고 보십니까?
"그렇죠. 우선 뇌물 부분이 법정형의 가장 중대한 거잖아요. 1억 원 이상 수수할 경우 법정형이 10년 이상 혹은 무기까지 가능한 거니까요. 전직 대통령이라는 계급장을 떼버리고, 가중되면 징역 45년에서 무기까지 선고 가능한 거니까. 보통 3억에서 5억 정도가 징역 8년에서 10년 정도 되니까요. 지금 특검에서는 약속한 금액까지 해서 이재용에게 433억 부분을 범죄 혐의로 봤잖아요. 형사소송법상 원칙도 약속만 하더라도 기수가 되거든요. 미수가 아니고. 그런데 금액이 워낙 커서 특수본에서는 약속해서 실질적으로 받지 않은 금액은 뺐는데요. 그래도 290억 정도로 300억 가까이 되잖아요. 이 부분이 인정되면, 가중되면 45년까지도 가능하다고 봐요. 적어도 20년 이상은 선고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는 무기징역 구형을 한다고 봐요."

-판사가 감형할 수 있잖아요.
"그렇죠. 가능한데요. 대통령으로서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는데, 기여한 게 하나도 없어서... 잘한 게 하나도 없어요. 4년 내내 최순실의 사적 이익 추구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가 경제나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게 하나도 없어요. 유일하게 했다면 친박 집회의 자극·촉매제 역할만 한 건데, 그건 사회 발전에 기여한 거라고 볼 수 없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본인이 중소기업 발전 육성에 힘을 썼다고 하지만, 중소기업도 딱 하나.
"KD 코퍼레이션도 최순실의 지인이 최순실에게 부탁했고, 최순실도 대통령을 통해서 납품하면 마진(중간이윤)을 챙기기 위해서 한 거잖아요. 꼼꼼하게 또 매달 마진을 챙겼더라고요. 대통령이 현대차에 부탁해서 이거 좋은 제품이니까, 납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최순실의 영업사원 역할을 한 거 아니에요."

-감형해 줄 게 없네요. 판사 입장에서 검찰이 구형하면 대개 깎아주는데, 감형 사유에 해당할 만한 업적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없죠. 가중 사유만 있는 거예요. 가중 사유는 차고 넘치죠. 어쨌든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는 형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니까. 우선 사안의 중대성 갖고 판단하는데요. 영장청구서가 92쪽이잖아요. 13가지의 혐의 사실을 일일이 하나씩 확인할 수는 없는 거고. 13개 혐의 사실이 갖가지에 대해서 공범, 피의자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다 거쳤고요. 이미 다 구속돼 있거든요. 그 부분을 다시 판단할 필요는 없어요. 그래서 지금은 가장 중요한 부분, 핵심적인 진술 부분에 대한 입장을 좀 들을 거고요. 이 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안 받고,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전화로 지시를 한 형태잖아요. 최순실이 사적으로 만나서 그걸 메모하고, 메모 된 걸 안종범이나 정호성에게 전화로 지시한 형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전화를 받는 사람은 그걸 다 메모해야 합니다. 스스로 증거를 너무 많이 만들어 놨어요.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너무 많이 만들어 놔서 결국 안종범 수첩이 39권 이렇게 되잖아요. 거기에 적힌 부분이 다 이행됐던 겁니다. 그 부분을 몇 가지 확인할 겁니다. 안종범이 이렇게 기재했는데, 지금 피의자가 다 지시했던 거 아니냐."

-안종범의 수첩 39권 가운데 꼭 판사가 점검할 만한 게 뭘까요?
"미르-K 스포츠 재단의 임원 구성 문제라든지. 그 부분을 기업에 왜 이렇게 안 되느냐고 모금 독려했던 거라든지. 미르-K 스포츠 재단이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도 실질적으로 최순실이 주인이고, 그 과정에서 보면 돈을 낸 기업들이 임원 구성 등의 부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게 확인됐잖아요? 그걸 한 번 더 확인할 겁니다. 재단은 형식에 불과한 거고, 최순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이렇게 볼 텐데요. 헌법재판소 강일원 재판관이 탄핵 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리인 측에 송곳 같은 질문을 했었잖아요? 대리인들도 거기에 제대로 대답한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더군다나 피의자 박근혜가 판사의 질문에 대답을 하나도 못 할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예단하십니까?
"왜냐면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저는 박근혜 대통령 4년을 보면서, 본인이 곧 법이다. 내가 하면 모든 것이 선이고, 이것은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4년 동안 대통령 선거 유세 때도 그랬는데, '그러니까 내가 대통령 하려고 하잖아요.' 이런 식이에요."

-그거 TV 토론 때 아주 유명한 발언이었죠.
"네. 지금 태블릿PC 보도 이후에 여러 차례 기자회견도 하고, 담화도 하고 있는데 똑같잖아요. '내가 했는데 거기에 무슨 잘못이 있느냐.'"

-나는 국가와 결혼했는데.
"그렇죠. 모두 국가를 위해서 한 것이고, 사적 이익을 추구한 것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게 다 국가를 위해서 한 것이고, 창조경제를 위한 거라고 그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리 분별력이 기본적으로 없는 것 같아요.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죠."

-이미경 CJ 부회장을 그만두게 한 거 있잖아요. 이런 것도 검찰은 자유로운 기업 경영 활동을 침해했다고 봤는데요. 이 점도 법원에서 중요하게 볼까요?
"그렇죠. 사실은 사적 감정이 아니면 청와대가 사기업 임원 임면에 관해서 관여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게 국가 주요 정책에 이미경 부회장이 반대하거나 이런 것도 아니란 말이에요. 설령 반대했다고 하더라도, 반대한 이유를 들어보는 정도는 할 수 있는데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기업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그 사람 쫓아내라는 것은 대통령이 할 수가 없는 일이죠.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국가기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범죄 혐의가 있을 때, 수사기관이 수사하도록 하는 거죠."

-13가지 혐의 사실을 다 따지지는 못할 거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되게 많이 걸릴 테니까요.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몇 가지만 물어보면, 저 피의자에게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다고 판사가 포기할 것 같아요."

-판사가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견적이 나오면 이거 됐다.
"계속 동문서답하니까, 저 피의자와 무슨 얘기를 해 봐야 도저히 이야기가 안 되는 사람이라서 판사가 넋이 나갈 것 같아요. 사실 검찰 특수본 1기 때도 언론에 나왔었는데요. 설마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게 인식 능력이 떨어지거나, 설마 최순실과 사적인 이익을 위해 그렇게 했겠느냐고 생각했었는데, 정호성 휴대폰에서 나온 녹음 파일 듣고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닙니까? 최순실이 정호성한테 얘기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정호성한테 지시한 것. 비서관 회의가 개최된 거 보면 최순실의 아바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거든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받은 검사가 현직 대통령을 수사한다는 건 굉장히 힘들거든요.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가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예요."

-당시 검찰 출입 기자에게 들어봐도 정호성 전 비서관의 통화 내용, 정호성과 최순실과의 통화 내용을 보면 기가 막혀서 입이 안 다물어지더라.
"그러니까 공익적 요소가 전혀 없는 거예요."

-네. 공익적 요소가 전혀 없어서 '이런 사람이 대통령을?'이라는 생각을 수사 검사들이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수사 검사들이 한다고 하더라도 최순실 의견을 듣고 조금 고려해서 자기주장을 하고, 자기가 나름대로 판단해서 비서관들에게 지시할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아니라 최순실이 이야기한 그대로 전달되고, 관철되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이야기가 수사 검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검사들 입에서 나온 거죠."

-그리고 그 전에 박관천 행정관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2014년 문건에 나온 거예요.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근혜. 이게 그때 당시 문건에 나온 거였잖아요.
"실제 정윤회 문건 파동 때 검찰이 다 알았던 거예요. 국정 농단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수사하는 것이 정도였는데, 그 부분을 민정수석 등을 통해서 물꼬를 유출 쪽으로 틀어버렸잖아요. 그래서 그 이후에 최순실이 더 많은 국정 농단을 할 기회를 줘버렸거든요. 그때 정윤회 문건 파동이 왜 생겼냐면,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암투에서 생긴 거거든요. 그러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한 번 조사해 보라고 한 거예요."

-조응천 비서관 통해서?
"그렇죠. 조사하라고 했는데, 이게 보니까 문고리 3인방이 만만치 않다. 이래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물러나 버린 거예요."

-당시 기자들 사이에 이런 소문이 있었어요. 누가 세계일보에 이 문건을 흘렸을까. 이 문건을 흘린 핵심 관계자가 김기춘일 수 있다. 이걸 취재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김기춘과 우병우는 다르다는 거죠. 김기춘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상대하려고 하지. 문고리 3인방하고 상대할 급이 아니라고 생각한 건데, 우병우는 문고리 3인방에 의해서 간택된 사람이란 말이에요. 동지적 관계예요. 그래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문고리 3인방과 싸우느니 타협을 해버린 거고요. 그러면서 점점 멀어지고 떠난 거고. 우병우는 같은 동지적 관계에서 움직여서 죽이 잘 맞았던 거죠. 그리고 문고리 3인방은 최순실과도 아주 수직적 관계잖아요."

-국정 농단의 시초로 돌아가면 결국 자신들의 내부 권력 암투에서 출발한 거고요. 문제가 생기니까 본인이 조응천 비서관한테 지시해놓고도 문건을 덮고 조응천을 잘라버린 게 김기춘인 거예요. 대단합니다. 사실상 드라마인데요. 이 극적인 권력 내분, 암투 이런 것이 얼마나 많은 드라마, 영화, 소설로 나오게 될지 그것도 주목해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각 11시 42분 지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계속 진행 중일 텐데요. 구속 영장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도주 우려, 증거인멸, 사안의 중대성 아니겠습니까?
"사안의 중대성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고 봐요. 공범자 십여 명이 이미 동일한 사안으로 구속돼 있잖아요. 삼성 뇌물 부분도 공여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일단 구속돼 있잖아요. 그것도 같은 부분에서 구속했기 때문에 그건 더 이상 고려할 문제가 아닐 텐데.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의 우려는 반비례해요. 사회적 신분이 있는 사람은 도주 우려가 비교적 적죠."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도망가기 어렵죠.
"그렇죠. 지금은 출국 금지만 해 놓으면 국내에 있을 테고, 어딜 가든지 사람들이 알아보기 때문에 도주 우려는 없다고 봐요. 사회적 신분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관련자 진술을 번복시킬 가능성과 말 맞출 가능성이 크거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탄핵 됐지만, 청와대에는 자기 수하에 있던 사람들이 다 포진해 있잖아요. 한마디 명령만 내리면 증거인멸을 시도할 수 있을 거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바깥에 있으면 변호인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말맞추기를 시도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는 거죠."

-이 변호사님은 구속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한 마디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안 하면, 공범자들을 다 구속 취소해서 석방해야죠. 우리가 조폭에 비유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두목이고, 부두목 정도가 최순실이에요. 그리고 행동대장들이 줄줄이 구속돼 있잖아요. 정호성, 문형표, 김기춘, 조윤선 등."

-김종까지 다.
"김종 이 정도는 행동대원들까지 다 구속돼 있는데. 두목을 구속하지 않으면 그 밑의 졸개들은 다 구속 취소해야죠. 그리고 서울 구치소는 다 공원으로 만들어야 해요. 다 석방하고. 해방 이후 가장 큰 범죄고 중대 범죄인데. 뇌물 액수만 해도 그렇고요."

-이런 뇌물 액수가 없었죠?
"없었고요. 이렇게 깨알 같은 그러니까 형법에 정해진 범죄를 다 저지른 거 아니에요. 형법의 백과사전이 되는 거예요. 이 사건만으로 형법 교과서를 하나 쓸 수 있는 겁니다."

-정말 오늘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1차 영장 때 조의연 판사가 영장 기각했잖아요. 피의자의 주거와 생활환경을 고려해서. 그때는 장차 재벌 회장이 될 사람이 이 누추한 구치소에서 어떻게 있겠냐. 화장실도 지저분하고, 잠자리도 불편할 텐데. 박근혜 전 대통령도 불편함이 있겠죠. 일단 올림머리를 못할 거고요. 변기에 불편이 있다는 건 다 알잖아요."

-아침에 안민석 의원 인터뷰했는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서울 구치소는 즉각 변기 교체를 하라고 했어요. (웃음)
"그건 말이 안 되는 거고요. 변기도 평등해야 돼요. 법 앞에 변기도 평등해야 돼요. 다른 사람들은 그 변기 다 사용해요. 다른 사람이 사용했다면 물 좀 뿌리고, 휴지로 닦고 거기서 용변을 보면 돼요. 특수한 계급은 인정하면 안 돼요. 구치소 내에 특수한 계급을 인정하면 안 돼요. 그리고 지금 오늘 아침에 이야기 들으니까 보통 독방 1.5평 정도 되는데, 서울 구치소에서 3평 넘는 일반인 여러 명이 수감하는 곳을 독방으로 교체한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그것도 문제가 있는 거죠."

-왜 자꾸 특수계층을 알아서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이걸 요구하는지. 재소자의 요구가 있을 때 인권적 차원에서 구치소 내부에서 논의해서 고려해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서울 구치소장이 나서서 확장하고, 변기도 바꿔주고 이런 자꾸 특권층을 인정하는 문화가 너무 많아요.
"그 문제도 아무 법적 근거가 없거든요. 만약 서울 구치소장이 본인이 알아서 했든, 법무부에서 교정국장의 지시를 받아서. 교정국장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시가 있었다면, 이거 다 징계 대상이에요. 합리적인 차별이 아니잖아요.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거죠. 그런 것들을 시범적으로 징계로 삼았을 때 앞으로 이런 일들이 없어진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서울중앙지법(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어제(29일) 변호인들이 포토라인에 서지 않게끔, 지하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영장실질심사 받는 법정을 가게 해달라고 했는데요. 법원이 거부하고, 그렇게 할 근거도 없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처럼 서울중앙지법 뒤에 주차장에서 내리면 뒤에 통로가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4번 게이트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321호로 갔거든요.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죠."

-앞서 나가서 그래도 전직 대통령인데, 그래도 재벌 총수인데 이렇게 해줘야 하는 거 아냐? 라는 인식부터가 잘못되어 있는 거죠.
"잘못된 거죠. 똑같은 피의자이고요. 아주 중범죄입니다. 전직 대통령은 법률에 정한 대로만 예우해 주면 돼요. 전직 대통령 예우에 대한 법률, 파면당한 대통령이라더라도 경호만 해주게 되어 있잖아요."

-구속되면 변호를 해줘야 해요?
"교도관들이 해주죠. (함께 웃음) 교도관들이 법적 절차에 의해서 해줍니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구속 상정해 놓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가 있어요. 조국 교수가 오늘(30일) 아침에 페이스북에 올렸던데, 박근혜의 딜레마라는 정확한 지적인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법에 따라 처벌받겠다고 판단하면, 사실 혐의를 인정한다는 건 증거인멸의 우려가 그만큼 없다는 거잖아요. 그렇게 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가능성이 조금은 열려 있어요. 오늘 아침에 포토라인에서 침묵으로 일관했잖아요. 이 사건이 오는 몇 개월 동안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친박 지지자들에게 메시지 정치만 했잖아요. 얼마 전에도 열심히 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 형량을 낮추고, 죄를 시인하는 쪽보다는 향후 친박 지지자들 통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온전함을 확인하고, 나중에 정치적 명예회복을 꿈꾸는 쪽이에요. 이렇게 되면 구속을 피할 수가 없는 거죠. 변호인들이 이 두 가지 중에 제대로 된 조언을 해야 되는데, 변호인 구성은 대등한 입장에서 법률적 조언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라, 여전히 수직적 관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씀을 받드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자를 선택할 길은 없다. 변호인들의 조언은 구속을 재촉하는 조언일 수밖에 없다. 빨리 감옥 가십쇼 하는 조언에 불과해요."

-변호인을 잘못 썼네요.
"당연히 그렇죠. 변호인들은 친박에 같이 협력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보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파악하고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을 구성해야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람을 두루 모시는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항상 수첩에 있는 사람, 예전에 충성했던 사람들만 보이는 거죠. 다른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잖아요."

-저희 지금 사람으로 안 보이는 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나리가 활짝 못 핀 걸 보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돼야 개나리가 활짝 필 것 같아요. 진정한 봄이 올 것 같아요."

-강부영 판사가 서향희 변호사와 엄청 친하다면서요.
"강부영 판사가 고려대 법대 93학번, 제 11년 후배인데요. 송현경 판사와 부부죠. 송현경 판사가 연수원 기수는 좀 빠르고. 서향희 변호사도 고대 법대 93학번이에요. 서향희 변호사와 송현경 판사와 학교에서도 절친한 친구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서향희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올케인데, 서향희 부부가 사실 국정 농단 게이트가 터졌을 때 만나고 이랬다는 보도는 못 봤는데요. 오늘 이례적으로 9시 32분인가.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서 담소를 나눴다고 하더라고요."

-4년 만에 만난 거라고 해요.
"하여튼 관계가 그렇게 좋은 건 아니라고 보이는데요. 우선 박지만, 서향희 부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상태에서 인간적인 도리로서 인사했다고 봐요. 그럼에도 서향희 변호사와 강부영 판사의 부인인 송현경 판사와 특수한 관계 때문인데요. 이게 사적인 교감을 해달라고 했을 수도 있고, 인간적 도리로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는데요. 강부영 판사가 일반 개인적 사건도 아니고, 모든 국민이 보는 역사적 사건인데요."

-만약에 사적 인연에 의해서 판단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판사 인생 끝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그렇게 하면 기본적인 판사 자격이 안 된다고 봐야죠."

-그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강부영 판사 사진을 보니까 반듯해 보이더라고요."

-우병우 수석도 반듯하게 생겼습니다.
"우병우 검사와 차이는 눈빛이죠. 우병우 검사의 눈빛은 살기가 있잖아요. 강부영 판사는 사슴의 눈 같은데요. 선한 눈인데, 그리고 영장 전담 판사라는 것이 법적인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정치적 균형 감각을 가진 사람들만 그 자리에 두거든요. 법원 내에서 엘리트를 그 자리에 두는데."

-영장 전담부가 그렇게 아무나 가는 자리가 아니다. 균형 감각도 있어야 하고, 정치적 판단도 있어야 하고, 두루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되는데. 조의연 판사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거예요?
"대체적으로는 그런데요. 그 사람들이 다 잘한다는 건 아니고요. 지금 문제는 재벌에 대한 국민 인식과 판사들 생각은 좀 달라요. 판사들은 대체적으로..."

-여전히 재벌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렇죠. 기본적으로 그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운이 나빴다는 생각이 법조인 사이에서 지배적인데요. 국민감정과 좀 다르죠. 그래서 수십 년 동안 재벌 총수가 천문학적인 배임·횡령 사건이 발생해도 여론 눈치를 보면서 정찰제 판결을 했잖아요. 결국,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정찰제 판결을 해왔잖아요. 이게 그동안 재벌에 대한 시민단체나 각 언론에서 비판적인 여론 때문에 이제는 심적 부담을 좀 갖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조의연 판사는 여러 가지 국민 힘 등을 고려 못 하고 영장 기각해서 혼쭐이 났죠. 그 덕분에 제가 또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6일간 노숙 농성할 기회를 가졌던 거죠."

-지금 속보들이 들어오는데요. 오늘(30일) 아침 9시 34분경에 박지만, 서향희 내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 왔는데요. '박 전 대통령이 집 문을 나설 때, 박지만 씨 부부가 눈시울을 붉혔고, 박 전 대통령 눈가도 젖어 있었다고 기다리던 의원들이 전했다.' 이렇게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러 가지로 바쁜데 다들 오셨냐. 나 때문에 미안하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고요. 의원들은 '건강을 지키시라. 힘내시라. 이겨 내시라.' 이런 얘기를 했고, 박 전 대통령은 고맙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만 보면 아름다워요.
"뭐 그렇죠. 오랜만에 사람 냄새를 조금. 그래도 하여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람은 사람인 모양입니다. (함께 웃음) 얼마 전에 최경환 의원이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할 때 부관참시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약 발언도 나왔어요. 궁을 나온 여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춘천의 김진태 의원.
"최경환 부관참시라고 했는데, 부관참시는 무덤에서 시체를 다시 꺼내는 거잖아요. 근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덤에 들어간 적이 없고요. 감옥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이중 처벌이 아니에요. 파면은 징계 절차예요. 공무원이 죄를 지으면 징계 절차 따로, 형사처벌 따로입니다. 이중처벌이 아니에요. 모든 공무원은 다 그렇게 돼요. 죄를 지으면 파면되고, 또 형사적인 처벌을 받게 되어 있어요. 모든 국민이 그러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만 예외로 하라는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김진태 의원 이 양반은 지금 15세기 사람인가. 15세기에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잖아요? 15세기 사람이 21세기에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는 게. 이런 전근대적인 사람이 지금 대통령 후보로..."

-저는 춘천 시민께 여쭙고 싶어요. 궁궐에 사시느냐고.
"제가 처가가 춘천인데요. 작년, 재작년에 친척 결혼식 때 김진태를 만났잖아요. 그래서 '이 자리에 왜 왔냐.' 근데 결혼 시작하기 전에 거기서 마이크를 잡고 일장연설을 하더라고요. 그니까 그 양반은 시도 때도 모르고, 어디인지도 모르고, 자아 도취한 사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런 사람이 전직 검사로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옥에 보냈을까요?
"검사 때는 그 정도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요."

-공안부에 있었잖아요?
"그렇게 비합리적인 건 아닌데, 국회의원 되고, 극우단체 들어가서 연설하고 하면서 문자나 SNS에서 답글이 오잖아요. 그러면서 점점 빠져서."

-본인 스스로를 영웅화하는 소영웅주의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아무튼, 김진태 의원 중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하고요. 지금부터 살펴봐야 하는 점이요. 구속 결정 이후에 서울 구치소로 가야 하잖아요. 근데 서울 구치소에 최순실, 조윤선 공범이 있어요. 공범이 모의할 수 있기 때문에 재소자들을 분리 수용하지 않습니까?
"각종 게이트 사건들 있잖아요."

-게이트뿐 아니라 조직 사건들 있어요. 다 분리시켜요.
"두목이 서울 구치소에 있으면, 부두목이나 행동대장의 경우는 영등포 구치소 이렇게 분리 수용하는데요. 더구나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두 사람이 실질적인 주범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밑의 공범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서울 구치소에 변호인 접견이 남자 피의자들하고."

-서울 구치소 변호인 접견이 어떻게 돼 있어요?
"1층에는 여자 재소자 변호인 접견실이 있고, 2층에는 남자 재소자 접견실이 있어요. 여자는 피의자들이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거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의 경우는 구속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호인 접견을 할 텐데."

-접견실이 몇 개 칸으로 나뉘어 있습니까?
"대기실이 있죠. 대기실에 있다가 변호인이 오면 몇 호, 몇 호에 들어가는데요. 오가면서 눈짓, 발짓 다 할 수 있는 거고요. 돈이 있다면 교도관들을 매수할 가능성도 상당히 많거든요. 교도관을 비둘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비둘기가 메신저입니까?
"그렇죠. 저는 유경험자라 가능한 거예요."

-재소자 신분으로 살아보셔서 알아요.
"옛날에는 시국 사범을 존경하는 교도관들이 자청해서 비둘기 역할을 해주기도 했어요. 그런 사람이 꽤 많았어요."

-교도관을 비둘기로 삼아서 최순실이나 조윤선 측에 전달해서 범죄를 모의할 수도 있다. 그러면 재판 과정이 왜곡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렇고 사실 변호인 접견은 녹음도 안 되고, 교도관 입회가 안 되거든요. 또 하나는 변호인들이 형식상으로는 분리되어 있을 텐데, 밖에서 만나 간접적으로 모의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을 나중에 검찰도 눈여겨 봐야 하고, 필요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재판에서 통화 기록 등이 있으면 제출해야 될 걸로 봐요."

-지금 분리 수용을 반드시 해야 한다. 여성 재소자들은 전체 서울 구치소 재소자 가운데 소수이기 때문에 밀착도가 높을 거 아니에요. 이렇게 되면 최순실과 조윤선을 이감해야 합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등포로 가야 합니까?
"원래 모든 것이 법에 없으면 선착순이잖아요. 최순실이 먼저 들어갔으니까 기득권을 인정해야 하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등포 구치소나 성동 구치소로 보내거나, 안양 교도소로 보낼 수 있는데요. 좀 양보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언니니까. 비교적 서울 구치소가 시설이 좋아요."

-어떤 정도예요?
"규모가 일단 크고, 거기는 예전에 재벌 총수들도 와서 개조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도 구속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른바 범털(거물급 재소자)들이 머물 수 있는 방들이 좀 마련되어 있어요. 영등포 구치소나 안양 교도소는 작아서 그런 게 없어요. 언니 좋은데 하려면 최순실이 영등포 구치소로 이감 가겠죠. 근데 이감 가면 최순실은 이미 몇 개월 됐기 때문에 적응을 잘해요. 우리 외국 멀리 갔다 오면 시차 적응이 안 되잖아요. 현실과 감옥에 적응하려면 일주일이 걸려요. 일주일 사이에는 잠도 잘 안 오고 불편하거든요. 저도 변기에 아주 자유로운 사람인데요. 85년도에 서대문 형무소에 구속됐는데요."

-되게 낙후한. 지금 완전 박물관.
"변기 뚜껑도 없었던 상태였고요. 변기에 뭔가 하면 20m 아래로 떨어지고. 비닐로 변기 뚜껑을 막아 놓은 상태이고요. 백열등이 있어요.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됐던 그 자리에 있던 건데요. 처음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어요."

-서대문 형무소는 난방 시설도 없지 않습니까?
"없죠."

-여긴 있죠?
"지금은 이제 다 돼 있습니다. 그리고 TV도 있고, 신문도 자기 돈으로 구독할 수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한마디 하면 살 만합니다. 그리고 밥도 저희 때는 일본 말로 가다밥(징역밥)이라고 해서 형틀로 찍은 밥. 영양 보충하라고 콩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콩밥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콩밥이 없어졌고요. 형틀로 찍은 것이 아니라 주걱으로 퍼줍니다. 재소자의 인권을 위해서 저희가 옥중 투쟁도 많이 해놨기 때문에 지금은 무상 급식도 꽤 잘 나와서 신경 안 써도 되고요. 단지 올림머리를 못 해서 불편한데, 그건 참아야죠."

-과거 인권운동가들이 재소자 인권 투쟁을 많이 했고. 우원식 의원은 옥중에서 돼지고기를 똑바로 주라는 투쟁도 했다고 해요. 그때보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요. 1식 3찬으로 이재용 부회장 때 논란이 됐잖아요. 재벌 총수가 어떻게 1식에 3찬밖에 안 먹냐.
"아 그러면 사식을 청구할 수 있어요. 자기 돈으로."

-얼마까지 쓸 수 있습니까?
"사식이란 건 메뉴가 하나밖에 없어요. 식사 외에 구매할 수 있는 게 있어요. 닭 파우치나 컵라면 이런 거 다 시켜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교도관한테 뜨거운 물 달라고 하면 다 줘요. 조금 더 적응되면 소지라고 있어요. 수형자 중에 실형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배식이라든지, 교도관을 도와서 행정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소지들한테 잘 보이면 난로에 라면도 끓여주고 그래요. 오징어도 구워 먹고 그래요. 살 만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떡볶이도 잘 못 먹어요. 햄버거도 포크와 나이프가 있어야만 먹고. 왜냐면 사실상 18년간 청와대에서 궁궐 생활을 했거든요. 저희가 영상을 봤더니,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간 거예요. 전여옥 당시 비서실장은 너무 잘 먹는 거예요. 근데 이 사람은 이게 뭐야 하는 표정으로 거의 못 먹더라고요. 서민의 삶을 전혀 모르는데, 감옥 생활을.
"더불어 사는 사회가 인간 사회잖아요. 아마 내일(31일) 새벽 5시에 영장이 발부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간 사회의 나이로는 이제 시작하는 0세에서 시작하는 나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것을 이제는 체험하고 받아들여야 할 나이죠. 이제는 더 이상 공주와 여왕이 아니죠. 지금부터 사회라는 걸 알아야 하고 적응해 가야죠."

-내일 새벽 5시가 되면 0세로 다시 태어나는 거다.
"저는 또 내일 서울 구치소 새벽 풍경을 상상해봤는데요. 비선들이 다 모여 있는 데잖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 입소 환영 대회를 하지 않을까.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좀 그럴 것 같아요. 이 상황에서 정무적 판단을 못 한 게 40년 동안 최순실에게 의존했다가 판단 능력을 상실한 거죠. 사실 최순실이 굉장히 그리웠을 텐데요. '언니 잘 왔어. 보고 싶었어.'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까 이화여대 총장, 교수 등 여사동이 북적북적할 것 같아요.
"거기는 이대 교무회의를 하고, 수석비서관 회의는 여기서 하는 거예요. 거의 사실 청와대 출장소가 된 거죠."

-많은 분이 감자를 코로 냄새를 맡는 수준이다 이럽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런 적 있었죠.
"고춧가루도 고추나무에서 나온 가루냐고 그랬고. 저는 독방이 아니라 적응을 위해서도 혼거방에서 징역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하나씩 가르쳐 줘야 해요. 설거지부터 가르치면서. 보통 6명 정도면 설거지를 서열에 따라서 한 번씩 돌리면서 다 하거든요. 설거지부터 가르쳐야 할 것 같아요."

-식구통을 통해서 소지가 밥을 넣어주면.
"설거지는 본인이 해야 합니다. 그릇이 있잖아요. 플라스틱 그릇인데, 누가 씻어주지를 않아요. 밥 먹고 본인이 물로 다 헹구고 해야 돼요."

-안 닦으면 어떻게 해요?
"그럼 곰팡이 피고 그런 데다가 밥 먹어야 하는 거죠. 혼거방에 있을 때는 방장 외에 설거지를 다 분담해서 합니다."

-설거지를 못 해서 곰팡이 피고 그러면.
"그럼 굶어야죠. 변기가 불편해서 소대변을 못 보면 그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서울 구치소 들어가면 그 안에 있는 분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만나고 그러겠어요.
"거기 재소자들이 기분이 좋을 겁니다. 자기 신분이 상승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나중에 출소해서도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학번이다.' 길이길이 자랑할 수도 있겠죠."

-구속 이후에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하는데요. 다시는 이런 범죄 행위가 판치는 대한민국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지난 1700만 촛불의 맹세이기도 한데요. 박 전 대통령이 감옥으로 간 뒤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간다고 보십니까?
"사회의 전면적 변화는 법률과 제도를 통해서 해야 하는데요.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되는 것에 문화적 충격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이제 청와대로 갈 사람들, 고위공직자들의 태도가 위법한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면 자기도 인생 말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거고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기업 프렌들리'라고 이야기하고 그랬는데요. 사실 재벌한테는 혹독한 9년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친하다고 하면서 맨날 돈 뜯어가고 괴롭혔다는 건데요. 재벌이나 기업들도 이제 청와대 지시 등을 무조건 따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법치주의를 국민이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잘못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감옥행이구나. 이런 인식을 줬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지른 적폐의 해소는 제도로 해야 될 텐데요. 저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봐요. 법률로 바꾸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국회 협력이 있어야 할 거고요. 그리고 행정 조치로 해결할 방법이 있어요. 예컨대 개성공단을 부활한다든지 하는 건 차기 대통령의 의지로 가능한 거거든요. 각종 노동 정책 이런 부분들도 가능하다고 보고요. 법률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어쨌든 차기 권력자들이 국회를 설득하고, 국민에게 호소해서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봐요. 그렇게 해야 진정한 박근혜 없는 봄이 오는 거죠."

-세월호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돼지 뼈 소동으로 정말 더 이상 상처가 많아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분들한테 해수부가 또 상처를 줬어요. 근데 여전히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는 미궁이거든요. 감옥에 가는 이 마당에도 그건 얘기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검찰 특수본에서도 수사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대선 끝난 이후에 집중해서 조사위든 특조위든 특별 검사든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그걸 못 했잖아요. 구속되면 수사권과 조사권을 함께 가지는 특조위가 만들어져서 범죄를 떠나 도대체 그 7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밝혀져야 할 것 같아요. 그건 전 사람의 도리라고 봐요."

-특검이나 세월호 특조위 2기가 출범된다면, 감옥으로 특별 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할 수 있죠?
"그렇죠.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백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요. 아버지한테 배운 게 그런 깡다구만 배운 거 같아요. 형식만 배운 것 같아요. 본인이 말을 하면 권위만 떨어진다고 배운 것 같은데요. 저는 재판을 하면서 검사나 다른 사람들이 계속 은폐하려고 들어도 의지를 갖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진실은 어느 한 곳에 있어요. 찾아낼 의지가 있으면 다 찾을 수 있어요. 저는 청와대가 아무리 증거를 은닉하고 은폐했다고 하더라도, 청와대 어느 한 곳에 기록이 있을 거라고 봐요. 지금 구속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혼자서 밥 먹고 생활했던 것이 아니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제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어요. 밥 해주는 사람이나 머리 해주는 사람. 사람 손을 다 탔잖아요. 그 사람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력이 실질적으로 끝나면 진실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정말 관저에 있었던 거냐 하는 의혹도 있잖아요. 하나는 점심에 밥을 먹었고, 오후에 머리를 했다는 거잖아요. 오늘도 봤더니 7시 11분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게 정송주, 정매주 자매예요. 머리하고 화장하는데, 한 시간 반 있다가 자매가 떠나거든요. 그러고 난 다음에 친박 의원들이 오늘도 왔어요. 그런 순서로 진행이 됐는데요. 2014년 4월 16일에도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실의 문이 아직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2기 특조위가 출범해서 관련된 내용을 주변의 입을 통해서라도 확인해야 한다.
"두 가지라고 봐요. 사고의 객관적인 진상. 이것은 지금 선체 조사 위원회가 꾸려졌잖아요. 거기서 밝혀내 주고. 그 부분도 아마 추론일 텐데, 그와 관련해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필요한 경우는 선체 조사위에서는 할 수 없을 거예요. 강제 수사권이 있어야 가능할 텐데. 그리고 세월호 7시간에서 대통령은 과연 무엇 때문에 구조할 수 있는 희생자들을 구조를 못 했는가. 이 두 가지 축으로 구성돼야 할 거고요. 그건 단지 누구를 처벌한다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인간이 사는 사회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되는 거예요. 우리 동시대 사람들이 평생 가슴 속에 묻고 있어야 되잖아요. 우리도 그렇게 평생 살아가야 되는 거거든요. 우리 시대 사람들의 책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세월호와 촛불이 남긴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는 한 세대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지금의 초·중·고 학생들이 30년 뒤에는 어른이 되고, 대한민국의 중추 세력이 될 텐데요. 그분들이 한 세대를 세월호의 진상 규명, 촛불이 가졌던 민주주의의 기억을 갖고 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끝으로 반 전 대통령 구속 이후에 민변에서 논평도 내고 합니까?
"그렇죠. 퇴진행동(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서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논평은 퇴진행동 뿐만 아니라 민변에서도 내죠. 당연히 내야 하고요. 법 앞에는 평등하고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이 되어야 법치주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거니까요.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죄지은 만큼 처벌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고, 한 걸음 더 진전된 사회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을 지키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는 첫날이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신호탄이 오른다.
"제가 접견을 한 번 갈까. 구속되면 변호인이 되려는 자도 접견할 수 있거든요. 물론 거부하면 못 가지만, 교도관들이 방해는 못 하거든요. 본인이 '이재화 변호사가 접견 왔습니다. 가실래요?' 해서 가겠다고 하면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접견 가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세요? 박근혜 씨를 접견하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세요?
"주변 친박 이런 사람들의 변호인들 의견 듣지 말고, 제 이야기를 좀 들어 봐라. 그래도 당신은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원수이고, 선장 아니었느냐. 이제 사람의 도리를 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 이야기 들으십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무엇을 잘못했는지 국민께 용서 구하고. 처벌받지 않을 생각 말고, 당당하게 처벌받아라. 이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기회다. 아직 여생이 많이 남았는데, 길게 보고, 멀리 봐라. 이렇게 조언하고 싶어요. 필요하면 법적 조력도 하겠다. 이런 얘기도 하고 싶고요."

-안 만날 것 같은데요. 통합진보당 해산 때 피청구인 측 변론도 하고, 민변 사법위원장도 하는 사람인데.
"그러니까 세상을 좀 가르쳐 줘야. 세상은 본인에게 충성하는 사람으로만 구성된 게 아니라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이재화 변호사도 겁나는 사람이 아니고, 사람 냄새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가르쳐야죠."

-서대문 형무소 감옥 경험도 있는 인권 변호사라는 얘기도 하면서. (함께 웃음)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

[핵심영상] 이재화 "내일 새벽 서울 구치소에서 박근혜 입소 환영회 할 것" ⓒ 이승열


#이재화 #장윤선 #팟짱 #박근혜 더불어삶 #법 앞에 변기도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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