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한계 뛰어넘는 기술의 혼다를 증명하다

[오마이뷰] 41년 역사의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말하다

등록 2017.03.30 21:45수정 2017.03.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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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혼다코리아


불혹(不惑). 

사람 나이로 치면 40. 공자는 '위정편'에서 '마흔살에 미혹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어떤 일에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되었을 때 쓰기도 한다. 사람과는 사뭇 다르지만 자동차에게도 나이가 있다. 그것도 40년을 넘게 하나의 이름으로 지켜오기란 쉽지 않다.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을 견디면서,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아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 중엔 아직 40살을 넘은 차는 없다.

일본 혼다 어코드는 올해로 41살이다. 그가 세상에 나온 것이 1976년이다. 그동안 전 세계에 2121만 대에 달하는 혼다 어코드가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전형적인 중형 패밀리 세단으로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인정을 받아온 것이다. 국내에선 7세대 모델부터 선보이기 시작했고,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차이기도 하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이미 전세계 160여 개 나라에서 수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오래동안 인정받은 월드 스테디 셀링차"라며 "국내에서도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끈 모델로, 역사적인 가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어코드'는 혼다의 역사를 상징하는 이름이 됐다. 이제 40살을 훌쩍 넘은 어코드가 또 다시 변신을 시도했다. 어코드에 전기모터와 가솔린 내연기관을 합한 하이브리드다.

혼다의 대표 간판, 어코드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입히다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물론 여전히 가솔린과 디젤 등의 연료를 기반으로 한 차량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몇년새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각종 환경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전기, 수소차 등 친환경차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친환경차 시장도 날로 커지면서, 자동차 메이커들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일본 도요타 프리우스 등 일부 수입차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이미 오래다. 소형차를 넘어 중대형 세단에서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보편화되고 있다. 어찌보면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이제야 소비자들에게 얼굴을 비친 것 자체가 때늦은 감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 늙깍이 하이브리드는 무엇이 다를까. '기술의 혼다'가 아닌가.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혼다의 세키구치 타카시 본부장의 말이 여전히 귓가에 남는다. 그는 "단순한 친환경 모델이 아니다"라고 했다. 친환경은 기본이고, 혼다만이 갖는 고유한 운전의 즐거움을 기술로 구현해냈다는 것이다. 연료 효율과 함께 운전의 즐거움까지,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것. 실제로 그럴수 있을까.

기자는 직접 타보기로 했다. 아침 출근길 교통 체증부터, 시내 주행과 강변북로와 자유로 등 고속 구간까지... 지난 27일 기자가 마주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눈에 띄는 파란색이었다. 시내 음식점 앞에서 대기하고 있을때, 옆을 지나던 시민이 "무슨 차이길래 색깔이 이쁘냐"라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차량의 색 이름음 '코발트 블루', 일반적인 파란색보다 좀더 진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하이브리드와도 어울린다.

친환경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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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실내공간. ⓒ 오토다이어리


실내 운전석에 앉으면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판이 눈에 들어온다. 겉모습은 일반적인 계기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따져보면 사뭇 다르다. 시스템 출력, 에너지 회생 등 용어와 함께 그래픽으로 현재의 차량 상태를 보여준다. 잼있는 것은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계기판에서 볼수 있도록 해놨다.

'에코 드라이브 디스플레이', 우리말로 표현하면 '경제운전 보기' 정도다. 계기판에 조그마한 자동차가 나타나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움직인다. 또 정지페달을 밟으면 뒤로 움직이는데, 결국 이 자동차 그림이 앞뒤로 자주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만큼 급가속이나 정지를 하지 않는 경제적인 운전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 같았다.

시동을 걸면 여느 하이브리드 차와 마찬가지로 조용하다. 서울 도심 출퇴근이나 시내에선 아예 전기 모터만으로도 주행이 충분할 정도였다. 도심구간의 경우 약 30킬로미터를 주행했는데, 연비는 1리터당 19.2킬로미터였다. 평상시 운전하던대로 급가속이나 급제동 등을 하지 않았고, 내리막 도로 등에선 탄력 운전을 하기도 했다.

특히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변속기에는 비(B) 모드가 있다. 다른 하이브리드 차에선 볼 수 없는 모드다. 운전할 때 대개 속도를 줄이거나 내리막길 등에서 변속기 레버를 B에 놓으면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회생제동 에너지를 늘린다. 가솔린 차의 엔진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생각하면 된다.

도심을 나와 자유로 등 일부 구간에선 가속페달을 힘껏 밟기도 했다. 이 차에는 스포트 모드(SPORT MODE)도 있다. 이 스위치를 켜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어느새 스포츠카로 변신해 있다. 가속 페달로 전해오는 차량의 반응과 움직임은 '운전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타카시 본부장이 말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차별화된 기술이 이 곳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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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오토다이어리


새롭게 개발된 리튬 이온 베터리는 크기와 무게를 각각 33%, 12.8% 줄였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둘러싼 각종 장치들도 소형화, 경령화했다. 전기모터 크기 역시 23% 줄어들었다. 몸무게를 그만큼 줄였으니, 연료 효율성이 높아지고 주행성능은 좋아질수 밖에 없다. 혼다의 타카시 본부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다운사이징된 터보 브이텍(VTEC)엔진과 함께 한개부터 최대 세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할 수 있는 차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어코드의 역사를 다시 쓸까

기자가 탄 차량은 2개의 전기모터와 함께 2.0리터급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들어가 잇다. 이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워즈오토에서 '2017 10대 엔진'에 선정될 정도로 검증된 엔진이다. 회사쪽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총 출력은 215마력이다. 복합연비는 1리터당 19.3킬로미터였다.

기자는 도심구간에서 19.2킬로미터였고, 1박2일 시승기간동안 리터당 21.2킬로미터를 기록했다.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약간씩 다를수 있지만,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훌륭했다. 비슷한 중형세단 하이브리드 공인 연비를 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17.7km/ℓ(17인치)나 캠리 하이브리드 16.4km/ℓ보다 높다.

디자인은 앞선 어코드의 무난함이 뭍어나 있다. 그럼에도 앞쪽 그릴이나 램프 등에서 세련됨을 살렸고, 하이브리드의 직관성도 살려냈다. 실내공간도 여유롭다.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으로서 갖출 것은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차값은 4320만원. 만만치 않은 가격이긴 하다. 하지만 국산 준대형차와 비교해도 그리 높다고만 볼수도 없다. 친환경차에 대한 지원금이나 세금감면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배터리는 기간 10년, 주행거리 무제한으로 보증해 준다. 적어도 이 차를 갖고 있는동안 배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래저래 따지면 충분히 살만한 가치와 경제성도 있다. 소비자들은 다시 혼다 어코드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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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혼다코리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드 #정우영 사장 #혼다 #친환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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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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