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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조정래 "박근혜가 파면됐듯 재벌도 엄벌 받아야"

[제정임의 문답쇼, 힘] 소설가 조정래, 박근혜 탄핵 이후 과제 제시해

17.03.31 17:59최종업데이트17.03.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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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의하여 대통령 박근혜가 파면됐듯, 법에 의하여 정경유착한 재벌들이 엄벌을 받아야 합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현대사를 관통하는 대하소설을 쓴 조정래(74) 작가가 30일 SBS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 이후의 사회적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정경유착 행위로 대통령이 탄핵된 지금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기"라며 "정치권과 사법부가 (집행유예나 사면복권 등으로) 국민에게 사기 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꼭 해결해야할 문제로 정경유착을 꼽은 조정래 작가. ⓒ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조 작가는 "지난 40여 년 동안 (국민이) 계속 최면에 걸려왔던 게 경제인을 압박하거나 엄벌하면 국가경제가 나빠진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오늘의 한국 경제는 오천만 국민이 하루에 14시간씩 일하면서 다 같이 만든 것"이라며 "그 혜택을 절대적으로 입은 재벌이 정치와 결탁해서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정경유착은 다음 정권에서 또 일어날 수 있다"며 "국민이 철저히 감시하지 않으면 또다시 (관료, 재벌로부터) 개돼지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과정에 대해 조 작가는 "백성은 바다요, 권세는 그 위에 뜬 일엽편주(一葉片舟)다.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고 엎을 수도 있다"는 당나라 고사를 인용하며 "대한민국은 건전하고 완벽한 민주주의를 향해 닻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한중관계 망치지 않을 사드 해법 있었다"

정부가 성급하게 사드배치를 결정함으로써 한중관계를 망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조정래 작가.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지난 2013년 중국을 무대로 한 소설 <정글만리>를 발표해 190만부 판매기록을 세운 조 작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악화일로인 한중관계에 대해 "현재로선 해법이 없다"고 탄식했다. 그는 "4, 5년 전부터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중 등거리 외교' 전략을 제시했지만 정치하는 자들이 듣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조 작가는 "미국이 사드 배치를 요구할 때 전국적으로 공청회를 열면서 시간을 끌고 중국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밟았다면 경제보복 등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꽃도 꽃이다’를 통해 성적비관 자살과 학교폭력 등 교육현장의 문제를 고발한 조 작가는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울 국가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지난해 교육현장의 문제를 다룬 소설 <풀꽃도 꽃이다>를 발표한 조 작가는 "창조적 발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수십 년 전 일본식 암기교육을 시키면서 점수 0.1점을 가지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나라는 야만"이라고 비판했다. 한 해 사교육비가 40조원 이상(현대경제연구원 추정)이며, 공교육은 무너진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탄식한 그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공교육을 되살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10월 유신'으로 쫓겨나 전업작가가 됐다는 그는 소설 속 주인공인 강교민 선생이 자신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장미만 꽃이냐, 풀꽃도 꽃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만 학생이냐, 공부 못하는 학생도 학생이다 하는 뜻에서 소설의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한 뒤 강교민 선생이 칠판에 적었던 글귀가 자신의 교육철학이라며 해당 부분을 낭송했다.

"인간의 가장 큰 어리석음 중의 하나는 나와 남을 비교해가며 불행을 키우는 것이다. 공부하는 능력은 인간의 수많은 능력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은 그 누구에게나 한 가지 이상의 능력을 부여했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듯이 인간의 모든 노력도 평등하고 공평하다. 학교 교육의 가장 큰 잘못은 시험 점수만으로 학생의 능력을 규정하고 속단하는 것이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지식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한 평생 신명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내기 위해서다."

30일에 방송된 <제정임의 문답쇼, 힘>은 <단비뉴스>와 SBS CNBC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조정래 제정임 문답쇼 단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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