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야외수업 자제? 실내도 믿을 수 없다

[주장] 학교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 강화 절실... 환기시설 우선 도입부터

등록 2017.04.17 11:57수정 2017.04.1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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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월의 대기오염 측정 결과 서울,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가 심각한 공기오염 3대 지역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은 세계보건기구(WHO)기준으로 올해 100일 중 48일이 미세먼지 기준 초과이다. 이렇듯 하루걸러 '나쁨' 상태인데도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 매뉴얼은 '매우 나쁨' 수준이다.

교육부는 지난 2월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실무매뉴얼'을 교육청, 학교, 유치원에 발송했다. 매뉴얼을 확인한 결과 각급학교의 미세먼지 대응 여부는 7일 이내에 교육청에 보고하게 되어 있지만 콘트롤 타워인 환경부에 전달되기 까지는 6개월이 걸려 호흡기 면역체계가 약한 학생들에게 매우 미흡한 대책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미세먼지 조치결과 보고체계학교는 7일 이내에 교육청에 보고를 해도 환경부에 전달되기 까지 6개월이 걸린다. ⓒ 교육부


WHO는 2013년에 미세먼지(PM10, PM2.5)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였고, 흡입 시 폐포, 뇌까지 직접 침투, 천식과 폐질환을 유발하고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미세하여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는다. PM2.5의 경우에는 머리카락 굵기의 1/30보다 작다. 현재 한국의 대기환경 기준은 2007년에 만들어졌고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2012년부터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대응에 환경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현재 학교는 미세먼지 측정기조차 없다.

지난 5일 녹색연합이 발표한 '2016년 고농도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에 따른 조치 현황'을 보면 전국 17개 교육청의 문자 통보는 연간 평균 두 차례 뿐이었다. 교육청은 교육부 매뉴얼에 따라 주의보·경보일 때에만 문자 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은 "2월 발표된 교육부의 매뉴얼 역시 주의보·경보에만 대응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보호할 다각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이다.

'야외수업 자제' '마스크 착용'...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13일 오후 4시 서울 A지역의 미세먼지(PM10)가 52㎍/㎥로 측정된 시간에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교하고 있다. ⓒ 신경준


이에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의 매뉴얼 대신 WHO 기준을 따르는 '학교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서울교육청은 "정부의 권고에서 한 단계씩 상향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준과 WHO 기준의 차이가 워낙 크다는 것이 서울교육청의 입장이다.

서울교육청의 변경된 대책은 WHO 기준(PM10 50㎍/㎥, PM2.5 25㎍/㎥) 이상이면 야외수업 자제 요청과 마스크 착용을 지도해야 한다. 전날 오후 5시 '나쁨' 예보가 되면 다음날 예정된 야외수업을 실내로 대체해야 한다. 또한 모든 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에 일회용 마스크(KF80)를 유·초등생 54만 명에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교육청은 예보·주의보·경보 발령 시 교장, 교감, 담당자 3인에게 문자로 통보한다. 수업 여부는 학교가 결정한다. 그러나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불이익은 사실상 없는 상태이다.

한국환경교사모임은 이렇게 지적했다.

"서울의 긴급 대책을 반기면서도 수업 결정권자인 학교장이 미세먼지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정확하게 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울 교장단 2260명에 대한 교육이 5월 22일부터 이뤄지는 것은 너무 늦다. 또한 학원이 제외된 점도 큰 문제이다. 마스크의 보급은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해야 한다."

또한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교실에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 실내 수업으로 대체해도 실내 공기 질 관리와 실내체육관 강제환기 역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 A학교 교실의 미세먼지 측정값실제 A학교 교실에서 분무기, 물걸레 청소, 10분 환기를 통해 미세먼지 절감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환경교사모임


한국환경교사모임의 측정 자료에 의하면 아침에 교실에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물걸레 청소를 하면 미세먼지가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보인다. 실외보다 교실의 미세먼지가 더 높은 경우도 있다. 수업 초기 10분 내 환기로도 낮아진다. 환기가 적은 교무실, 교과실이나 실내체육관부터 우선 강제 환기시설이 필요하다. 강제 환기만으로도 미세먼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환경부는 전국 환경교사 현황 조사를 오늘(14일) 마칠 예정이다. 사실상 환경문제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삶을 교육하는 환경교사가 매우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환경교사의 임용은 2009년부터 중단되었고 지난해 기준 49만 명의 교원 중에서 환경교육 전공교사는 전국에서 28명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한편, 미세먼지 알림 문자 서비스는 지자체(세종·전남은 미제공)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와 '우리동네 대기질'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정책뉴스>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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