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수놓은 노란 리본,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들

광화문과 서촌 음식점들 세월호 리본 비치, "세월호 잊지 않을 것"

등록 2017.04.15 15:38수정 2017.04.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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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가방과 옷 등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이 모여있다. ⓒ 신상호


15일 오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 있는 '아름다운커피', 커피점 입구에 세월호 리본이 그려진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이 커피전문점 주문대 한 켠에는 조그만 흰색 그릇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있었다. 이곳은 이달 초부터 세월호 리본을 비치해, 방문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 가게가 세월호 리본 비치를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참여연대 쪽에서 세월호 리본 비치를 제안해 왔고,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리본은 4월 초부터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날인 4월16일까지 비치된다.

광화문과 서촌 일대 가게 60여개, 세월호 리본 비치

가게를 운영하는 권순용 간사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껴왔고, 그것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리본을 비치하고 있다"면서 "사실 세월호 리본이 정치적 성향으로 비칠 수 있는 등 영업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감안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리본은 방문객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4월초 리본 200여 개를 가져왔는데, 2주만에 50여 개밖에 남지 않았다. 방문객들도 대부분 "좋은 일을 한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가끔씩 고령의 방문객들로부터 "이걸 왜 놔두냐"고 지적을 받을 때도 있다. 

권 간사는 "지난주쯤 한 노인분이 와서, 이런 걸 놔두면 정치세력에게 선동 당하는 거다라고 지적을 한 적이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대응을 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커피전문점을 포함해 광화문과 서촌 일대에는 모두 66개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이 세월호 리본 비치에 동참하고 있다. 리본 비치에 후원한 가게도 16개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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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역 아름다운커피를 비롯해 광화문과 서촌 일대에는 60여개 가게들이 세월호 리본을 비치하고 있다. ⓒ 신상호


세월호 참사 3년 기억문화제가 열릴 예정인 광화문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종문화회관 인근에는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가 셔츠 가운데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달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올해로 84살을 맞았다는 김귀식씨는 세월호 참사가 난 이후 매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해 왔다고 한다.

김씨는 "꽃다운 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추모하는 리본의 뜻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아무런 일도 못했던 정부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주 열리는 세월호 집회에 참석하는 이유도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 때문이다.

그가 나가는 동네 모임에서는 소위 '태극기 집회 세력'이 많다. 그래서 집회 때만 세월호 리본을 단다. 김씨는 "앞으로 국민들을 진정으로 받들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세월호 집회 참석한 할아버지, 아이와 손잡고 나온 엄마도 "세월호 잊지 않아"

문화제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광화문광장에는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사람들 가방마다 달린 노란 리본이 밝게 빛났다. 개중에는 노란 보자기를 목에 두르거나,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세종대왕 동상 인근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세월호 추모 리본과 피켓을 나눠주면서,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외치고 있었다. 

6살짜리 아이와 함께 이곳에서 노란리본을 받아든 이주연씨는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 같아서 상당히 안타깝다"면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에게도 저런 일들 생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돼 남일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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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는 세월호 리본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피켓을 나눠주고 있었다. ⓒ 신상호


요즘에는 아이도 세월호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고 노란리본이 갖고 싶다고 하는 등 관심을 보인단다. 이씨는 "아이들이 뉴스를 보면서, 정유라는 어디 갔냐 하면서 관심을 보인다"며 "시간이 되면 조금 있을 문화제에도 아이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에 나들이를 왔다가 세월호 리본을 받았다는 장모씨는 "참사가 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것도 없고, 실종된 사람들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명백히 밝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국내 91개 지역, 해외 40개 도시에서는 '세월호참사 3년 기억문화제'가 동시에 열린다.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리는 광화문광장 문화제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편지낭독과 미수습자 수습 호소 영상 상영, 노란풍선 점등 등이 있을 예정이다.
#세월호 #노란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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