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리 전환' 알맹이가 없었던 벵거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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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포츠()등록 2017.04.19 10:18

백스리의 중심인 코시엘니와 벵거 ⓒ 아스날 FC


아르센 벵거가 변화를 시도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아스날은 18일 오전(한국 시간) 영국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33라운드에서 후반 71분 터진 메수트 외질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의 결과로 리그 원정 4연패에서 탈출한 아스날은 승점 57점으로 에버튼을 골득실차로 누르고 6위 자리를 되찾았다.

미들즈브러전을 앞두고, 아스날은 벵거의 거취 문제와 선수들의 불화설 속에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최근 리그 8경기에서 승점 7점(2승 1무 5패)만을 거두고 있었다. 시즌 중반까지 2위에 위치해 있던 그들은 어느새 우승은 고사하고 '과학'이라 불리며 보장받아 왔던 챔피언스리그 티켓마저 놓칠 위기에 놓여 있다.

아스날이 4위 안으로 다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전이 필요했고, 벵거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상대의 전술과는 상관없이 항상 4-2-3-1 만을 고집해오던 그가 부임 후 처음으로 백스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답답한 경기력은 그대로였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외질의 개인 능력으로 미들즈브러를 잡고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최소한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아스날만의 색이 있는 축구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벵거가 준비한 백스리는 말 그대로 수비 3명을 세워놓은 것뿐이었다.

우선 백스리를 이룬 로랑 코시엘니,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롭 홀딩부터 문제점을 보였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백스리를 선택한 벵거의 의중과는 다르게 미들즈브러 공격진들에게 공간을 열어줬고 결국 실점을 했다. 미들즈브러가 올 시즌 EPL 20개 팀 중 가장 적은 골을 넣은 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결과다.

전술의 핵심인 윙백 옥슬레이드 체임벌린과 나초 몬레알도 아쉬웠다. 몬레알은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을 보이며 후스코어드 기준 팀 내 최하 평점(6.8)을 받았고 체임벌린은 공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미들즈브러의 파비우가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준비가 덜 된 다른 선수들도 새로운 포메이션에 어려움을 느끼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벵거는 승점 3점을 따낸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스리백을 사용했다. 내 나이에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생각한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20년간 지켜왔던 신념을 버리고 새로운 전술을 시도했다는 것은 박수받을 일이다. 하지만 그 시도가 본인이 원해서가 아닌 다른 이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벵거가 험난한 잔여 일정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김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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