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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한 진주솟대놀이

등록 2017.04.20 10:32수정 2017.04.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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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진주성은 봄빛으로 농익어가는 4월 16일 진주 솟대놀이 공연이 국립진주박물관 앞 야외 공연장에서 열렸다. ⓒ 김종신


나뭇가지 위에 포근포근 봄이 내렸다. 푸른 남강과 더불어 경남 진주시 진주성은 봄빛으로 농익어 간다. 4월 16일 오후 2시가 가까워지지 영남포정사 아래에서 풍악소리가 들린다. 공북문에서 한바탕 흥겨움을 더하니 다시금 돌아간다. 풍물잡이 맨 끄트머리에는 어른 어깨 위로 무동을 탄 아이도 어깨춤을 덩실덩실 춘다. 이들을 따라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가족들이 호기심 어른 눈으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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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에서 열린 진주 솟대놀이 공연에 앞서 길놀이가 한창이다. ⓒ 김종신


50cm가량의 죽마를 타고 걷는 개우다리타기를 비롯해 풍물잡이들이 진주성을 돌아 이른 곳은 국립진주박물관 앞 야외 공연장이다. 진주 솟대쟁이 놀이 공연에 앞서 길놀이가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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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에서 열린 진주 솟대놀이패가 공연에 앞서 당산제를 지낸다. ⓒ 김종신


옛 유랑 연예인 집단이었던 솟대쟁이패는 조선 시대 남사당패와 쌍벽을 이뤘다. 놀이판 한가운데에 솟대와 같은 큰 장대를 세우고 꼭대기에서 양편으로 4가닥의 줄을 늘여놓고 그 위에서 갖가지 재주를 부린 것에서 비롯한다. 솟대쟁이패의 본고장은 진주다. 1936년 황해도 원산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되었다.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에 조선 민속을 탄압하고 일본의 신파와 곡마단이 들여와 우리 전통 민속을 말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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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솟대쟁이 공연 ⓒ 김종신


2014년 복원한 솟대쟁이놀이는 풍물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1호인 '진주 삼천포 농악12차'로 남았고, 탈놀음은 경남도무형문화재 제27호인 '진주오광대' 등으로 이어져 왔다.

육각의 야외 공연장에는 한가운데에는 솟대가 박혀 있다. 솟대에 두 줄이 팽팽하게 이어져 있다. 주위 초록 나무를 그늘막 삼아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다. 풍물패는 근처 느티나무 아래에서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제를 지내고 내려온 풍물패는 공연장에서 한바탕 풍악을 울린다. 개우다리 타기한 사람이 관중 가까이 다가와 나발을 장난스럽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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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에서 열린 진주 솟대놀이패가 공연 중 넋전춤 ⓒ 김종신


흥겨움이 더해가는 중에 종이각시(인형)를 든 사람들이 들어와 춤을 춘다. 불가의 전춤과 무가의 넋춤을 합친 '넋전춤'이다. 솟대 위로 올라가 선대 예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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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솟대놀이패가 진주성 야외 공연장 솟대에 올라가 선대 예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내려온다. ⓒ 김종신


이렇게 들머리판인 당산굿-길놀이-넋전춤이 끝났다. 진주삼천포농악에서 뜬쇠라고 부르는 어릿광대 매호씨가 나와 관객과 주거니 받거니 재담을 늘어놓는다. 매호씨의 입담을 시작으로 본과장인 가온누리판은 풍물판굿과 죽방울놀이, 풍물 개인놀이, 버나놀이, 살판, 얼른, 솟대타기, 쌍줄백이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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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삼천포농악에서 뜬쇠라고 부르는 어릿광대 매호씨가 나와 관객과 주거니 받거니 재담을 늘어놓는다. ⓒ 김종신


나무를 장구 모양으로 10cm 가량 깎아 가운데를 실로 팽이처럼 돌리는 죽방울놀이에서는 관중들이 긴장 속에서 웃었다. 죽방울을 다리 사이로, 어깨 뒤로 넘겨돌리는 재주에 가슴 졸이면서도 신기한 재주에 손뼉 소리는 멈춤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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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진주 솟대쟁이 공연 중 죽방울놀이에서는 관중들이 죽방울을 다리 사이로, 어깨 뒤로 넘겨돌리는 재주에 가슴 졸이면서도 신기한 재주에 손뼉 소리는 멈춤이 없었다. ⓒ 김종신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정이 진행되면서 뜻을 알았다. 서양 마술을 일컫는 말인 모양이다. 매호씨 엉덩이에서 달걀을 얻고 여자 관중의 도움을 받아 부화를 시켜 병아리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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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진주 솟대쟁이 공연 중 풍물 개인놀이 ⓒ 김종신


풍물 개인놀이가 한창인 뒤편으로 하수구에 빠진 옷걸이를 구부려가며 장구채를 구하는 일행의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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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줄에 의지에 한바탕 제비 돌기 하는 쌍백줄 놀이의 기예에 바라보는 관중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 김종신


두 줄에 의지에 한바탕 제비 돌기 하는 쌍백줄 놀이의 기예에 바라보는 관중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지름 30~35㎝ 정도의 쳇바퀴에 가죽을 둥글게 오려붙인 버나를 돌리는 버나잡이들은 대접도, 대야도, 밥상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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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진주 솟대쟁이 공연 ⓒ 김종신


끝으로 회두리판에서는 바래굿으로 마무리한다. 흥겨운 농악에 맞춰 관중과 하나 되어 모두가 덩실덩실 춤을 춘다. 초록빛과 함께 불어온 바람은 시원한 동치미 국물처럼 스트레스에 찌든 묵은 때를 깨끗하게 씻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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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진주 솟대쟁이 공연은 흥겨운 농악에 맞춰 관중과 하나 되어 모두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막을 내렸다. ⓒ 김종신


한편, 4월 1일, 2일 진주시 금산면 공군교육사령부 부대개방 행사 공연을 시작으로 열린 상설공연은 5월 3일 오후 2시 진주성 야외공연장, 5월 27일 진주시 칠암동 남강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경상남도 인터넷뉴스 <경남이야기>, <해찬솔일기> 중복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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