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 글쓰기의 세계로

봄철 전국 백일장

등록 2017.04.20 11:15수정 2017.04.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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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러스킨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읊는다.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다.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런 재능이 있건 없건 글로써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광경에 대한 소유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감상에 젖기 좋은 계절, 내가 소유한 아름다움을 뽐낼 백일장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소설가 한수산, 김별아가 함께하는 세명대 '민송 백일장'


백일장은 원래 어린 학동이나 젊은 유생들의 시적 재능을 겨루는 대회다. 그럼에도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민송 백일장'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과 일반인도 참가하는 몇 안 되는 백일장 중 하나다. 민송(民松) 권영우 박사를 기리기 위해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가 주최하는 '민송 백일장'에서는 산문과 운문 부문으로 나뉘어 글쓰기 실력을 겨룬다. 민송 백일장의 장점은 백일장으로만 끝나지 않는 점이다.

글쓰기를 마치고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초청 작가들과 펼치는 '북 콘서트'가 민송 백일장의 묘미다. 올해는 <부초>와 <군함도>의 소설가 한수산, <미실>과 <탄실>의 소설가 김별아가 세명대 문예창작과 김기태 교수의 사회로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과 자리를 빛낸다. 각종 꽃이 만발한 세명대 캠퍼스와 푸른 잔디밭, 병풍처럼 둘러선 산봉우리는 덤으로 얻는 선물이다.

각종 꽃이 만발한 세명대 캠퍼스와 푸른 잔디밭, 병풍처럼 둘러선 산봉우리는 '민송 백일장'에서 덤으로 얻는 선물이다. ⓒ 세명대학교


행사는 5월 10일(수)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에서 열린다. 참가자격은 전국 중·고등학생 및 대학교 재학생과 일반 시민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참가부문은 운문과 산문으로 시상은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일반 시민으로 나뉘며, 부문별로 장원·금상·은상·동상으로 이뤄진다.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이 수여된다. 참가방법은 세명대 홈페이지(www.semyung.ac.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은 뒤, 온라인(이메일) smumedia@naver.com로 학교별·단체별·개인별로 접수하면 된다. 신청서 접수 기간은 4월 30일(일) 오후 6시 까지다.

저항 시인을 기리는 연세대 '윤동주 기념 백일장'

'윤동주'라는 이름은 아련함이다. 굴곡진 시대의 아픔과 지식인의 고뇌를 읊은 윤동주의 시구는 지금도 많은 이의 가슴에 울려 퍼진다. 연희전문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문학의 길을 걷기 시작한 윤동주의 시에는 저항 의식이 꿈틀거린다. 비록 소극적 저항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민족혼이 살아 숨쉬기에 무궁한 생명력을 갖는다. 일제의 손에 비극적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의 시는 친구들에 의해 1948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時>로 세상에 나왔다. 후손들은 2012년 그의 육필 원고를 모교 연세대학교에 기증했다.


연세대는 이미 그 전 2001년부터 그를 기리는 '윤동주 기념 백일장'을 개최해왔다. "우물 속에는 닭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기념 백일장이 그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행사는 예비심사(4~5월 접수)와 본선(8월)으로 펼쳐진다. 참가자격은 전국 고등학교 재학생 및 같은 연령의 청소년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예비 심사 응모 주제는 '자유'이며, 응모 분야는 운문 3편 또는 산문 1편이다. 이를 예비심사 접수가 이뤄지는 4~5월 중으로 우편 혹은 방문접수로 제출하면 된다. 예비심사 결과 발표는 6월 중순, 예비심사를 통과한 학생들은 8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 열리는 본선에 운문과 산문 중을 택해 글쓰기 실력을 겨룬다. 자세한 사항은 http://web.yonsei.ac.kr/ydj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로 봉사하는 전라북도 '마음울림, 어울림 백일장'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진다. 앞날에 대한 불안감,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에 '힐링' 열풍도 분다. 힐링의 방편으로 봉사가 주목받는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이들도 늘어날 정도다. 반면, 봉사는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도 많다. 특히, 학업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봉사는 사치일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힐링'이 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쉽고, 좋은 봉사는 없을 것이다. '전라북도 정신건강검진센터'는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에게 시로서 마음을 전하는 '마음울림, 어울림 백일장'을 연다. 내 마음을 담은 시를 친구에게 전해보자. 이보다 손쉽고, 속 깊은 봉사 활동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내 마음을 담은 시를 친구에게 전하는 '마음울림, 어울림 백일장', 이보다 손쉽고 속깊은 봉사 활동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 전라북도 광역시 정신건강 검진센터


공모주제는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친구에게 전하는 시'이며, 참가자격은 전라북도 모든 중·고교생 및 같은 연령대의 청소년이다. 응모 분야는 '시'이며, 분량은 A4 1매다. 응모방법은 '전라북도 광역시 정신건강 증진센터' 이메일 혹은 우편으로만 접수 가능하다. 응모 기간은 5월 31일(수) 18시까지다. 결과는 7월 3일(월) 발표된다. ▲중등부 ▲고등부 ▲특별부(전북도 내 청소년 장애인)로 나눠 최우수·우수·장려상을 준다. 자세한 사항은 전라북도 광역시 정신건강 검진센터 마음행복팀(063-270-9703~6)으로 문의하면 된다.

예비 문예창작 학도들 모여라 '광주대학 문예 백일장'

내가 경험치 못한 세상에 문학이라는 필터를 드리우면 삶이 풍부해진다. 시대가 지나도 우리 삶에서 문학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인생이 '문학 그 자체'이기 때문이 아닐까. 만화 <검정고무신>에 '기철'은 낭만 소년으로 그려진다. 학교 공부 대신 시를 외우고, 머리를 깎다가 본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 빠져 눈물을 흘린다. 연애편지에 시도 담아 보낸다. '기철'처럼 어쩌면 사춘기를 겪으며 세상을 고민하는 학창시절에 가장 어울리는 학문은 '문학'일지도 모른다. 문인의 꿈을 꾸고 있는 예비 문예창작 학도들에게 '광주대학교 문예 백일장'은 자신의 실력을 미리 가늠해볼 기회다.

문인의 꿈을 꾸고 있는 예비 문예창작학도들에게 ‘광주대학교 문예백일장’은 자신의 실력을 미리 가늠해볼 기회다. ⓒ 광주대학교


행사는 예비심사와 본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참가자격은 전국 고등학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예비 심사 응모 주제는 '자유'이며, 응모 분야인 운문 또는 산문 중 1편을 5월 8일까지 이메일, 우편으로 접수해야 한다. 예비심사 통과자 발표는 5월 17일(수)이며, 본선 참가자들은 5월 27일(토) 광주대학에서 글쓰기 실력을 겨룬다. 시상내역은 장원·차상·차하·장려로 이뤄지며, 입상 학생이 광주대학 문예창작학과에 지원하면 장원의 경우 2년간 등록금 면제, 차상의 경우 1년간 등록금 면제 해택을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http://muncre.gwangju.ac.kr/로 확인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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