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아빠는 농사선생님

[유기농민 농사일기] 유기농 벼농사 시작, 볍씨 소금물 가리기와 키다리병 소독

등록 2017.04.21 10:51수정 2017.04.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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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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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싫어 게으름을 아무리 피워도 때가 되니 또 일한다. 농사 중에 으뜸 농사인 쌀농사를 시작한다. 기계화가 거의 완벽한 요즘은 벼농사가 가장 쉽다지만 이앙법 벼농사는 사실 무척 수고로운 농사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하얀 쌀밥은 가난한 민중에게는 귀한 음식이었다. 요즘은 흔해빠지다 못해 처치 곤란인 천덕꾸러기지만. 격세지감이다.


올해 벼농사는 예년과 좀 다르다. 올해는 한결이와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대가리 성용이네 아빠와 공동 육묘를 한다. 모내기도 같은 날짜에 하기로 했다. 벼농사 면적도 천 평씩 똑같다. 농민회와 협동조합 일도 함께하고 있다.

무엇보다 둘 다 학교 운영위원이다. 올해 대가초등학교 어린이들과 벼농사를 함께 한다. 성용이 아빠와 내가 벼 선생님이다. 농사꾼 아빠가 학교에서 농사 선생님으로 참여한다. 농사꾼이 등외국민, 비국민인 시절에 농사 선생님이 되었으니 자랑스럽기도 하고 보람이 생긴다.

못자리 일주일 전인 오늘 좋은 볍씨를 고르기 위해 소금물로 가려낸다. 유기농 살균제인 자닮유황으로 벼농사에 치명타인 키다리병 소독도 한다. 10살 한결이가 하고 나는 옆에서 돕는다. 다음 주 대가초등학교에서 첫 수업 때 오늘 아빠와 함께한 첫 벼농사 작업을 한결이가 직접 발표할 거다.

한결이는 걷기 시작한 후로 논밭을 따라 다니고 농사일도 함께 했다. 감자와 고구마 심고 캐기, 옥수수와 고추 따기, 볍씨 파종부터 수확 후 도정까지, 갖가지 텃밭 농사 등 농사꾼 아빠와 많은 일을 해왔다. 아 참, 엄마 뱃속에서부터 논밭일을 함께 했으니 모태 농사꾼이다.

올해는 볍씨 고르기부터 벼농사 모든 과정을 한결이에게 전수할 생각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 오늘 한결이가 한 일

1. 소금물 농도 맞추기, 달걀 뜬 면적이 500원 동전 크기 정도 될 때까지
2. 볍씨 넣고 뜬 볍씨 걸러내기
3. 볍씨 소금물 씻어내기
4. 자닮유황 100배 액에 볍씨 48시간 담그기


토요일에 건져서 물에 며칠 담가놓으면 쌀눈이 하얗게 부풀어 오른다. 물에서 꺼내어 따뜻한 곳에 두면 촉이 튼다. 다음 주 볍씨 파종 때까지 알맞게 촉이 트게 하는 것이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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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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