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논란 홍준표 이번엔 "이 여자가 밥을 안 준다"

'공처가' 강조하며 아내와 싸운 일화 언급... '성 역할 고정 발언' 여전

등록 2017.04.20 20:06수정 2017.04.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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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두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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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유세차량 너머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보이고 있다. ⓒ 이희훈


"하도 방송에서 스트롱맨이라고 해서, 내가 센 척 해보려고 큰소리친 건데. 각시한테는 공처가처럼 삽니다. 각시를 하늘처럼 알고 사는 사람입니다."

'설거지'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전날(19일) KBS 토론회에서 여성에게 사과한 배경을 설명하며 다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그 해명조차도 여성의 역할을 고정한 성차별적 발언에 가까웠다.

홍 후보는 20일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 유세에서 자신을 '공처가'라고 소개하며 그 이유로 "왜 각시 말을 잘 들었냐면, 제가 하도 굶어봐 가지고 그렇다"면서 "결혼해서 부부 싸움한 뒤 이튿날이면, 이 여자가 밥을 안 준다"라고 말했다. '설거지는 여자의 몫'이라는 발언으로 지탄받았음에도, '여자가 밥을 안 준다'는 식의 성 역할 고정 관념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밥 주는 여자, 라면 끓이는 '여직원'...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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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상인,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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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 음식을 맛보고 있다. ⓒ 이희훈


그는 이어 "(아내가 밥을 안 주면) 사무실에 나가서 여직원에게 라면 끓여 오라고 해서 라면을 먹었다"면서 "집에서 제일 무서운 게 아침에 일어나면 밥 안 주는 게 무섭다"고 말했다.

'여직원'에게 식사 심부름을 시켰다고 발언한 것 또한 성 역할을 고정한 차별 발언에 해당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30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성차별 금지 관련 법률은 성 역할에 근거한 차별적인 업무 분장을 금지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같은 보고서가 지난 2015년 서비스산업 남녀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성차별 괴롭힘' 실태 설문 조사에서는 '탕비실 정리, 손님 응대 등의 업무를 '여성이니까' 하라고 강요하는 등 성 역할을 요구한 경우가 6개월간 평균 13.8회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홍 후보는 지난 17일 YTN <대선 안드로메다> 인터뷰에서 '설거지를 하느냐'는 질문에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고 말해 성 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논할 가치가 없는 말이다"라면서 "(홍 후보에게) 여성은 아예 국민에도 속하지 않는, 그저 밥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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