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성폭행 모의' 논란에 "난 관여 안 해" 발뺌

에세이에는 '가담' 명시... "관련자는 하숙 동기들, 내가 유력후보인 모양"

등록 2017.04.21 10:33수정 2017.04.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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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팔달문 옆 지동시장을 방문해 유세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 이희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21일 자신을 둘러싼 과거 '성폭행 모의' 논란을 황급히 진화하고 나섰다.

자신이 엿들은 이야기를 옮겼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홍 후보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흥분제'를 활용해 강간을 모의했다는 12년 전 출간한 자전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의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선 후보와 무역인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책 내용을 보면) 내가 관여된 게 아니라, (하숙을 같이 하던) S대 학생끼리 자기들끼리 한 이야기를 (내가) 관여한 듯 해놓고 후회하는 것으로 정리되는 형식"이라면서 "10년 전 책이 나올 때 해명을 했고, 당시 언론에도 문제가 안 됐다"고 해명했다.

자신은 당시 동기 하숙생들로부터 엿들은 '성폭행 모의'를 책에 옮겼을 뿐,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그는 이어 "45년 전 이야기 아닌가"라면서 "(그 사건 관련자들은) S대 상대생들로,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근데 요즘 문제 삼는 걸 보니까 이제 (내가) 유력후보 되가는 모양이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후보의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의 에세이를 살펴보면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장난 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며 자신의 가담을 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나경원 선대위원장이 '홍준표 자격 박탈'에 나서라"


또 이 에세이는 가담 행위를 묘사한 문장의 주어를 '우리'라고 표현하며 홍 후보와 하숙 동기들이 직접 관여했음을 서술하고 있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성폭행 모의에 실패한 동기에게 "우리는 그럴 리가 없다, 그것은 시골에서 돼지 교배를 시킬 때 먹이는 흥분제인데 사람에게도 듣는다고 하더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홍 후보는 취재진과의 대화 말미에 "내가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며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대학교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약물을 몰래 먹인 성폭력의 공범임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그를 대선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그를 규탄하는 논평을 냈다.

선대위 김경록 대변인은 "당장 자유한국당 당원들, 특히 18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유일한 여성인 나경원 의원이 나서서 홍 후보의 자격을 박탈할 것을 촉구한다"며 "만일 홍 후보가 직을 억지로 유지할 경우 우리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설거지 발언'으로 한 차례 '성 역할 고정 관념' 등 그릇된 '성 인식'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는 홍 후보는 '성폭행 모의' 논란으로 다시 한 번 홍역을 치르게 됐다.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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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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