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대구여성의전화 "젠더폭력 근절 활동 지속"

기념식과 함께 후원금 마련 전시회 개최... "가정폭력특별법 개정"

등록 2017.04.21 14:39수정 2017.04.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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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의전화 차우미 대표. ⓒ 조정훈


대구지역 여성단체의 대표격인 '대구여성의전화'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활동을 모은 자료전과 후원을 위한 작품전을 열고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구지역 여성단체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대구여성의전화는 초대회장인 이옥분 경북대 명예교수 등 3명의 교수가 지난 1986년 '매 맞는 여성'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출발했다.

이후 1987년 대구경북 5개 대학 여교수 40여 명이 '애린회(이웃사랑 실천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지역 최초로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상담과 지역여성들의 의식향상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운영하다 1992년 사단법인 대구여성의전화로 발전했다. 

대구여성의전화는 그동안 가정폭력이 사소한 가정사로 여겨지던 가부장적 풍토에 문제를 제기하고 가정폭력이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이자 사회적 범죄임을 세상에 알려왔다. 또 지역 최초로 가정폭력피해 생존자를 위한 쉼터를 열어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주체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대구여성의전화는 부설로 가정폭력상담소와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가정폭력상담소에서는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폭언과 멸시 등 직접적인 가정폭력 550건과 일반상담 271건 등 모두 821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성폭력상담소에서는 성폭력상담 972건을 포함해 성상담을 포함하는 기타 상담 65건 등 모두 1037건을 상담했다. 상담 유형으로는 강간과 성추행, 스토킹, 사이버 성폭력, 음란전화, 데이트폭력, 성희롱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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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의전화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대구시 남구 봉덕동 대구팔레스호텔에서 자료전을 열었다. ⓒ 조정훈


차우미 대표는 "대구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집단 프로그램과 심리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심신을 치유하고 주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해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사회에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또 "일상적으로는 상담활동과 성폭력피해여성을 위한 인권지원활동, 쉼터인 '이다음' 입소자 지원 활동, 회원들에 대한 교육활동 등을 하고 있다"며 "여성을 위한 의료와 법률지원도 대구여성의전화가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존엄성을 회복하고 자기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입소시설인 '이다음'을 회원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지난 2014년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다음 매입에는 이곳에 입소했던 여성들의 도움도 컸다. 차우미 대표는 "입소했던 당사자가 '쉼터에서 내 삶을 찾았기 때문에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며 성금을 내고도 형편이 이것밖에 안 된다며 미안해 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이다음은 단순히 피해여성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여성들의 인권의식이 녹아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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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의전화는 대구팔레스호텔에서 후원금 마련을 위한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 ⓒ 조정훈


차 대표는 "요즘은 데이트폭력이 상당히 많다"며 "지난해에는 대구 평리동에서 스토킹을 당하던 여성이 살해당하는 일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토킹 처벌법이 없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도 하고 실제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며 "스토킹 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국회에도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폭력특별법의 개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가정폭력특별법도 여성인권 보다는 가정보호가 우선으로 돼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며 "가정폭력특별법의 목적조항을 개정해 가족보호가 아닌 여성인권 보호를 우선으로 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성차별, 가정폭력, 성폭력을 포함하는 젠더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관련법들을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에서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를 바꾸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여성의전화는 21일 오후 대구팔레스호텔에서 기념식을 갖고 그동안 노력해 온 회원들에게 공로패를 전달한다. 또 축하공연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대구여성의전화(www.dwhotline.or.kr)에 상담을 받고자 할 경우 또는 회원에 가입해 활동을 하고자 할 때에는 전화(053-471-6484) 또는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대구여성의전화 #차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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