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박근혜 마시는 주스, 잠옷까지 '배달'

[이재용 6차 공판] 청와대는 '의문의 쇼핑백' 운전기사 통해 전달

등록 2017.04.21 21:13수정 2017.04.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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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2017년 4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상, 화장품을 비롯해 잠옷과 주스까지 챙기며 수발을 들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은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차 공판에서(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최씨의 운전기사 방아무개씨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최순실, 박 전 대통령 화장품까지 챙겨... 이영선 만나 쇼핑백 전달

방씨는 최씨가 개인 신용카드나 얀슨(최씨의 운영 회사)의 법인카드로 박 전 대통령의 주스, 잠옷 등을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씨에게 받은 물품을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나 윤전추 행정관에게 차명폰으로 연락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방씨는 특검 조사에서 "주로 의상을 되돌려주거나 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 외 쇼핑백 등을 주면서 가져다 주라 하기도 했고, 화장품 등 개인 물품도 많았다"고 말했다.

최씨와 정유라씨의 운전기사인 방씨는 이 경호관에게 받은 쇼핑백을 최씨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았다. 최씨가 '이영선에게 연락해 쇼핑백을 받아오라'하면 그는 이 경호관에게 연락해 쇼핑백을 받아왔다.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최씨의 복층 자택이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이나 압구정동 현대고 근처에서 만났다. 방씨는 "일주일에 2∼3회 이영선 행정관으로부터 쇼핑백을 받아 최씨 집에 가져다줬다"라며 "이 쇼핑백들은 항상 상단이 접혀있고 스테이플러로 여러 차례 박음질된 뒤 그 부분이 다시 테이프로 밀봉됐다"고 진술했다. 이어 "서류와 물품은 무게가 다른데 이 쇼핑백에는 서류가 들어있는 것처럼 어느 정도 무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삼성 "최순실-박근혜 친한 것 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은 "방씨의 진술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단순 친분관계를 나타낼 뿐"이라며 발끈했다. 이들은 "특검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경제공동체'설을 주장하고 싶은 것 같은데, 이 정도 사실로는 (경제공동체설을)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은 꾸준히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서로 이익을 공유한 '경제 공동체'라는 것을 반박해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몰랐다'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뇌물공여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둘의 경제 공동체가 성립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최씨에게 건너간 돈을 박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보면, 삼성의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은 부정한 청탁 때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기 때문이다.

변호인은 또 "경제적 동일체는 판례상 비공무원이 받은 뇌물이 공무원이 받은 것과 동일할 정도여야 한다"며 "특검팀 증거로는 이 부분을 입증할 수 없고, 더군다나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그런 내용을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검 "법대로 해석할 뿐"

특검팀도 반격에 나섰다. 특검은 "경제적 공동체를 입증하려는 게 아니라 법리에 비춰 봤을 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죄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변호인은 마치 둘의 경제적 공동체가 성립돼 공모 관계가 입증된다고 특검이 주장한 것처럼 말한다"며 "특검팀은 그런 용어를 먼저 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삼성에 지원을 요구했다는 것은 변호인들도 인정하는 것으로, 이는 공무원이 뇌물을 요구한 것이다"라며 "최씨 또한 삼성 측에게 같은 지원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특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죄를, 최씨에게는 뇌물공동정범이 성립된다고 주장해왔다.

특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물품 비용을 댔다는 사실을 재판에서 공개한 이유를 "뇌물공여에 있어 최씨와 이 부회장과의 관계, 공모관계에 대한 중요한 사실"이라며 "삼성 측과 관련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뇌물수수자들과 재판받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중요한 쟁점으로 입증 공방이 이뤄질 사안"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박근혜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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