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천천히 와도 되니까, 안전하게 오세요

[체험기] 음식도 배달원도 안전한 배달문화 만들자

등록 2017.04.24 13:09수정 2017.04.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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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는 분들에게 조심히 오라는 말 한마디만 덧붙여도 서로 기분 좋은 배달문화를 만들 수 있다. ⓒ 김학용


쉽게 배달음식을 고르고 주문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한 프랜차이즈 치킨 메뉴를 주문했다. 몇 분 후, 바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주문접수가 완료되었으며 30~40분 이내에 배달해준다는 내용이었다. 문득 이달 초부터 라디오에서 지속해서 흘러나오는 '안전 배달문화 캠페인' 공익광고가 떠올랐다. 그래서 이렇게 답장했다.

"치킨도 배달 아저씨도 모두, 안전하게 천천히 조심히 오세요!^^"

배달예정시간보다 오히려 더 빠른 20여 분 만에 도착한 배달원 아저씨의 환한 웃음을 '덤'으로 받았음은 물론이다.

최근 배달 앱을 통한 배달 수요가 폭풍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과 그늘도 만만치 않다. 배달 위탁업체 난립으로 인한 배달원들의 저임금, 빨리 보내달라는 배달 독촉으로 배달원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고용노동부에 집계에 따르면 요식업의 이륜차 배달 사고로 다친 사람만 지난해만 1600여 명이며, 사망자는 2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간단한 사고는 사고처리나 보험을 통하지 않고 업주 입장에서 직접 처리하는 것을 참작한다면 집계되지 않은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몇 분 만에 따끈하고 맛있는 음식이 '짠'하고 나타나는 세상이다. 수많은 배달음식 업소가 총알 배달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배달은 주로 위탁업체에서 대신한다. '빨리 빨리'를 강조하는 이 배달 방식은 곧 배달종사자와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혹시 배달이 늦다는 이유로 주문자가 취소라도 하는 날에는, 문전박대에 돌아가도 수수료도 못 받는다.

배는 고픈데 오지 않는 배달음식. 보통 배달이 지체되면 독촉 전화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십중팔구 돌아오는 대답은 방금 출발했다는 대답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정말로 출발했는지 이렇게 확인한다고 한다.

"저기요, 출발했나요? 했다고요? 아, 조금 빨리 전화할 걸 그랬네요. 메뉴 하나 추가하려고 했는데…."
"아, 그게….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막 출발하려고 준비 중이었네요~"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둘러대야 하는지 처지를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이제는 독촉보다는 안전부터 먼저 생각하자. 누군가의 목숨을 건 질주로 배달된 음식보다 안전하게 배달된 한 그릇이 더 맛있으리라.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은 특히 위험하단다.

이럴 땐 주문하면서 조심히 오라는 말 한마디만 덧붙여도 서로 기분 좋은 진정한 '배달(倍達)의 민족(해 떠오르는 밝은 땅에서 서로 아껴주며 사는 민족)'이 되리라.


이제는 여유와 배려를 가지고 재촉보다는 안전을 주문해보아요.

#배달 #배달앱 #배달사고 #독촉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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