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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용병 꿈꾸는 K리그 외인 3인

[프로축구] 전남 페체신, 강원 디에고, 포항 룰리냐

17.04.24 14:35최종업데이트17.04.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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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노와 레오나르도가 떠난 K리그, 그 가운데에서 제2의 아드리아노, K리그 특급 용병을 꿈꾸는 외인들이 있다. ⓒ 청춘스포츠


아드리아노(전 서울)는 중국으로 떠났고, 레오나르도(전 전북)는 중동으로 떠났다. 남아 있는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그나마 검증이 됐다고 분류되는 에두(전북, 1골)는 적지 않은 나이로 선발보단 교체 선수로 나오고 있고, 큰 기대를 모았던 조나탄(수원, 2골) 또한 리그에서 긴 침묵에 시달리고 있다. 데얀(서울)만이 7라운드에 폭발하며 5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 6라운드까지는 K리그 클래식의 득점 선두권에 토종 선수들의 이름이 많이 보였다. 외국인 선수로는 룰리냐와 데얀(이상 당시 3골)이 양동현(포항, 5골), 김호남(상주, 4골)에 이어 득점 선두권에 자리 잡고 있었다. 7라운드에야 비로소 외국인 선수들이 기지개를 펴면서 데얀(5골), 레오(대구, 4골), 자일(전남, 3골)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7라운드 한 경기일 뿐. 시즌 초반 한동안 용병들은 '압도적이다'라고 할 만큼의 위압감은 뿜어내진 못했다.

물론, 아직 7경기다. 첫술에 배부르겠냐 만은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들이 올해 첫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아직 적응 중인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점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용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지난 7경기만 봤을 때, 향후 특급 용병의 가능성이 보이는 외국인 공격수는 누가 있을까. 리그 전반적으로 가장 큰 두각을 드러낸 세 명만 골라서 뽑아봤다.

* K리그 클래식 7라운드까지 비교적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용병들을 뽑았다.

전남 페체신 ⓒ 청춘스포츠


1. 페체신 로베르트 (전남 드래곤즈 / 6경기 2골)

헝가리 리그 득점왕 출신인 페체신은 페체신의 '신'이 '神'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남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록 팀 성적은 부진하지만, 이 헝가리산 공격수는 빠른 공간침투와 제공권으로 전남 공격을 이끌고 있다. 전방 공격수임에도 좌우 측면으로 이동해 상대 수비들을 끌어내기도 하고, 공간 침투 또한 탁월하다. 개인 능력으로는 K리그 용병 중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할 만하다.

2R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페체신은 신성 최재현의 등장과 자일의 복귀로 다시 활기를 찾긴 했으나, 1, 2라운드에서 보여줬던 그의 골 결정력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아직 미숙하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 갖는 기대는 크다. 수비 가담이나 동료들과의 호흡만 제대로 맞는다면 최고의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입단식 당시 시즌 목표로 "8골을 넣겠다"고 밝힌 페체신은 벌써 2골을 넣었다(!). 그의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그의 유쾌한 성격, 스타성까지 잘 버무려진다면, 시즌 종반엔 K리그 스타 용병의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전남의 페체神으로서 말이다.

강원 디에고 ⓒ 청춘스포츠


2. 디에고 마우리시오 (강원FC / 7경기 3골 1도움)

드록바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외모의 소유자인 디에고는 실제로 어릴 적 별명이 '작은 드록바(드로그비냐)'였을 정도로 축구를 잘했다고 한다. 브라질 U-20 국가대표 출신인 디에고는 경력이 매우 화려하진 않지만, 브라질, 포르투갈, 중국 등 여러 리그에서 경험을 많이 쌓은 선수다. 그 중 디에고가 몸담았던 플라멩구에서는 호나우지뉴를,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에서는 네이마르와 오스카, 쿠티뉴 등을, 그리고 비토리아 세투발에서는 석현준을 만난 그는 인맥(?) 하나만으로 스펙 삼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은 발을 자랑한다.

하지만, 인맥으로 K리그에 용병으로 들어오진 않았을 터. 그라운드 위에서 디에고는 강인한 체격과 폭발적인 가속도로 상대 배후를 노려 침투한다. 게다가 성실한 플레이로 최전방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고,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다. 체격으로나 체력으로나 다른 K리그 용병들에 뒤지지 않는 피지컬을 지니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정조국의 백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입단했지만, 현재 부상으로 빠진 정조국의 공백을 차츰 메우고 있다. 공격수치고는 슈팅 성과는 적다는 우려도 씻어냈다. 6경기 동안 때려낸 슈팅은 고작 6개였으나, 7라운드 수원전에서 무려 5개의 슈팅(유효슈팅 3개)을 때려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필드골이 별로 없어(1골) 마무리를 보완해야 할 필요는 여전히 있다. 외모나 스타일로나 드록바를 똑 닮은 디에고는 올 시즌, 같은 브라질 용병이었던 아드리아노의 위압감을 넘을 수 있을까.

포항 룰리냐 ⓒ 청춘스포츠


3. 룰리냐 (포항 스틸러스 / 6경기 3골 1도움)

올 시즌 K리그 용병 중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선수. 브라질 17세 이하 대표 선수였던 룰리냐는 당시 파투와 함께 유럽의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다. 특히 첼시가 '제2의 호나우지뉴'라 불렸던 룰리냐에게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하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뒤로 잠잠해진 룰리냐는 여러 팀에서 임대생활을 하다 지난 시즌 여름에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사실 지난 시즌의 룰리냐의 성적을 봤을 땐, 지금 포항에 남아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18경기 동안 2골 1도움에 그치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룰리냐는 올 시즌 최순호 감독의 재신임을 받으며 시즌 초인 현재, K리그 용병의 최정상자리에 우뚝 서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에 자리하고 있는 룰리냐는 올 시즌 포항의 플레이메이커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선에서 양질의 패스를 선수들에게 공급하고, 때에 따라서 과감하게 침투하는 룰리냐는 파워풀한 돌파와 볼터치가 장점이다.

포항의 상승세와 양동현의 득점 1위는 룰리냐가 2선에 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룰리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항이기에 상대팀들의 집중마크가 서서히 강해지고 있다. 7라운드 전북전에서 룰리냐가 경기 내내 신형민에게 가로막히면서 포항의 공격도 유기적으로 흘러가지 못했다. 포항은 그 의존도를 줄이면서 다양한 루트를 꾀해야 하며, 룰리냐 자신도 집중 마크를 뚫어내야 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유쾌하다 못해 흥에 넘쳐 보이는 그에게서 과거 포항에서 뛰었던 '데닐손'이 떠오른다. 스타일은 비록 다를진 몰라도 올 시즌 포항이 룰리냐에게 기대하는 건 그가 가져다준 좋은 성적과 유쾌한 스타성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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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윤승재기자
K리그 외국인선수 전남 강원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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