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손잡은 DJ-YS아들, 호남 올인하는 국민의당

[이주빈의 정치시즌⑩] 문재인-안철수 호남 격차 더 벌어지나

등록 2017.04.24 18:20수정 2017.04.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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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이 광주 5.18국립묘지를 함께 참배한 뒤 '민주의문'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 이주빈


24일 오전 10시 30분, 고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이 광주 5.18국립묘지를 함께 참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이었다. 이들의 참배는 강기정 선대위 수석총괄부본장이 안내했다.

김현철(YS차남)·김홍걸(DJ삼남) 두 사람은 지난 21일 선대위원장 수락 이후 첫 공동일정으로 광주를 잡았다. 문재인 후보의 '통합정부 구성'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김현철과 김홍걸의 맞잡은 손은, YS와 DJ로 상징되는 영호남의 민주화세력의 통합의 상징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인 것이다.

김현철 위원장 역시 자신들의 5·18 묘지 첫 참배가 "지난 30년 간 민주화 세력이 (분열함으로써) 집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는데 30년이 지난 이후 민주세력이 재결집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며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그 의미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김현철 위원장은 "선대위와 상의해서 저희들이 광주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함께 방문해서 화합의 장과 계기를 계속 만들어내려고 한다"라고 김홍걸 선대위원장과 함께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홍걸 위원장 역시 "70, 80년대에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셨던 두 전직 대통령의 후예인 저희들이 다시 그때 정신으로 돌아가서 훼손되고 흔들린 민주주의를 바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YS·DJ와 함께 민주화운동을 해온 김부겸 위원장은 "두 위원장이 겸손해서 차마 표현하지 못하는데 오늘 이 참배는 우리 세대에겐 가슴 뭉클한 사건"이라며 "두 분과 같이 서 있는 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며 이는 우리에게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개혁의 출발선에 서라는 명령"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이 YS·DJ 두 전직 대통령의 아들을 광주를 필두로 호남지역에 투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최근 호남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 격차를 더 크고 확실하게 벌려서 승부를 결정 짓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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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 강기정 문재인 후보 선대위 수석총괄부본바장이 광주 5.18국립묘지 유영봉안소 앞을 지나고 있다. ⓒ 이주빈


 
최근 광주와 전남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지지율 48.7%를 얻어 32.6%의 지지율을 얻은 안철수 후보를 16.1%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광주에선 문 후 50.6%, 안 후보 30.9%로 두 후보 간 격차가 19.7% 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전남에서 문 후보는 47.4%를 기록했고, 안 후보는 33.9%의 지지율을 기록해 차이는 13.5% 포인트였다.
(이 조사는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지역본부, 사랑방닷컴이 공동으로 여론조사전문업체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1일 하루 동안 광주·전남지역 만 19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응답률은 36.6%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선대위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앞서고 있지만 이번 일주일이 첫 번째 고비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거리유세는 거리유세대로 진행하겠지만 이번 주부터는 골목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가 골목여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호남특보'를 자처하며 8개월째 호남지역을 누비고 있는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씨는 급식 자원봉사를 멈추고 24일부터는 골목을 누비기 시작했다. 전진숙 광주광역시의원은 "김 여사가 골목에 있는 경로당을 직접 찾아가 어르신들께 직접 읍소하고 단 한 표씩이라도 소중하게 얻겠다는 자세"라고 전했다.

24일 광주를 처음으로 찾은 김현철·김홍걸 공동선대위원장도 일정을 조정해 호남지역을 집중적으로 순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 급락... 분주해진 국민의당

안방처럼 믿었던 호남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민의당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호남 올인'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박지원 대표와 함께 24일 목포와 나주, 광주까지 유세 강행군을 펼쳤다.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전주와 광주를 찾았던 안 후보는 일주일만에 다시 호남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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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정치 1번지’ 찾은 안철수 “새로운 미래 열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이깁니다’ 국민승리유세에서 박지원 상임중앙선대위원장과 함께 손을 들어보이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또한 국민의당은 오는 29일까지 태반이 호남이 지역구인 소속 의원들에게 "지역구에서 표심잡기에 '올인'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이와 함께 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은 광주에서 집중 유세를, 박지원 대표와 천정배·정동영·주승용 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남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기로 했다.

국민의당의 '호남 올인' 작전이 호남에서 급락한 안 후보의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당 안팎에서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 급락 요인이 후보 자신에게서 기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아이러니'가 '안철수의 딜레마'로 구조화된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안철수의 아이러니'가 호남과 문재인 결집시킨다?)

안 후보는 확장을 위해 "언제까지 햇볕정책 얘기를 해야 하느냐"며 보수적 성향을 내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안 후보의 보수화 경향은 김대중에 대한 향수가 강한 호남 유권자들로선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안 후보가 호남에선 '문재인 패권'을 이야기하고, 호남 밖의 지역에선 보수표를 잡는 이른바 '투 트랙'을 예고했지만, 당 안에서부터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종일 종편을 보는 세상"이라며 "후보가 호남 따로 다른 지역 따로 유세한다고 그것을 모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후보가 분명하게 자기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니 호남표도 떨어지고 보수표도 이탈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3일 후보 토론회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다"면서 "호남에서 안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노년층은 토론회 한두 번에 지지후보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원래 민주당은 이벤트에 강한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제 의사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긴장은 하고 있지만 여론조사 지표에 나타나지 않는 '샤이 안철수들'이 의외로 많다"고 자신했다.

소위 '반문 정서'를 뚫고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는 승부의 변곡점을 넘은 것인지, 전라도 말로 '여려움(수줍음)'을 타는 '샤이 안철수'들이 아직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것인지는 투표 결과가 확인해줄 것이다.

그동안 진행돼온 여론조사 결과는 문재인 후보의 호남 상승세는 '현실'이고, 안철수 후보의 호남 추락세 역시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호남에서 두 후보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실'은 늘 '관계'라는 물리력의 원심력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호남 대회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문재인 #안철수 #호남 지지율 #김영삼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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