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표 '착오' 10시간 노출한 포털 모바일

2017대선미디어감시연대 포털 모니터 ①

등록 2017.04.28 10:06수정 2017.04.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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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은 정책공약 뉴스보다 후보 또는 정당 간 갈등대결 뉴스를 더 많이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19대 대통령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 사이트 첫 화면에 배치된 대선 뉴스를 모니터했다. 그 결과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 모바일 뉴스편집은 정책·공약뉴스보다 갈등 및 대결 구도를 강조하는 뉴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모바일 뉴스가 직접 뉴스작성은 하지 않지만, 모바일 화면에서 뉴스 편집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선거 뉴스는 유권자가 바람직한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는 유용한 정치정보를 제공한다는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포털 모바일 뉴스 배열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갈등 및 대결뉴스에만 머무르는 편집행태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네이버>·<다음> 대선 뉴스 : 정책 공약 뉴스 < 갈등·대결 뉴스

특히 <다음>의 경우 정책·공약보다 갈등·대결 뉴스 비중이 높은 것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정책·공약 소개 뉴스는 366건 중에서 60건(16.4%)이었지만 갈등 및 대결 구도 강조 뉴스는 106건(29.0%)으로서 12.6%나 많이 나타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네이버>의 정책공약 뉴스는 전체 조사대상 238건 중에서 52건(21.8%)이었고, 갈등 및 대결구도 강조 뉴스는 65건(27.3%)으로 나타났다. 갈등 및 대결구도 강조 뉴스가 정책공약 소개 뉴스에 비해 5.5%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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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 정책·공약 소개 뉴스와 갈등 및 대결구도 뉴스 빈도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 기간이 공식 선거운동 초반이기 때문에 정책 관련 뉴스가 적을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나치게 정책뉴스보다 갈등 및 대결 구도 중심의 뉴스편집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모바일 뉴스를 전체 국민들의 70.9%가 이용하고 있는 현실에서(한국언론진흥재단 '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이번 대선을 민주주의 축제와 정책과 공약 토론장이 아닌 분열과 갈등을 키우는 대결의 장으로 나아가게 할 우려가 있다.


박지원 대표의 '착오' 받아쓴 기사 10시간 노출한 <다음>

가장 많은 시간 동안 게재된 뉴스 역시 갈등 및 대결 구도를 강조한 뉴스보도였다. 모니터 기간에 <다음>이 6시간 이상 배치한 대선 뉴스는 16건이다. 이 중 후보 이름을 제목에서 언급한 기사는 12건이었고,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4건이었다(아래 <참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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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21일 주요 포털 모바일 첫 화면에 6시간 이상 배치된 기사. (표 자세히 보기 https://goo.gl/gTtQ3d) ⓒ 민주언론시민연합


그중에서 연합뉴스의 <박지원 "문재인, 부산 기장 800평 집 내역 공개해야">(4/17)라는 기사가 <다음>의 4월 17일 메인 화면에 10시간 이상 배치되었다. 이 기사는 모니터 기간 중 <다음>과 <네이버>를 통틀어 가장 장시간 메인 화면에 노출된 기사였다. 모니터 기간 중 <네이버>에서 가장 오래 노출된 기사는 9시간 이상 노출된 SBS의 <유승민‧문재인 안보논쟁…국방백서에 '주적' 표현 있나?>(4/20)였다.

<다음>에서 가장 장시간 노출했던 연합뉴스의 <박지원 "문재인, 부산 기장 800평 집 내역 공개해야">(4/17)는 박지원 대표의 "안 후보의 딸 재산공개 내역이 문제라면 문 후보 본인도 800평 좋은 집에 사는 만큼 그 집을 소유하게 된 과정을 소상히 공개해야 한다"는 발언을 보도한 내용이다.

문제는 이 기사가 박지원 대표의 '착오'까지도 그대로 받아썼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문재인 후보가 부산 기장에 800평 집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문재인 대표의 집은 양산에 있고, 부산 기장에 별도의 800평 집을 마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후 국민의당은 '부산 기장은 착오라며 경남 양산에 있는 집을 지칭한 것'이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박 대표 발언은 유권자들에게 문재인 후보가 부산 기장에도 집을 한 채 더 가지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그럼에도 연합뉴스는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따옴표 처리하여 네거티브 발언을 제목으로 사용한 것이다. 연합뉴스는 3일 후인 4월 20일에야 해당 기사의 제목을 수정했고, <다음>은 10시간가량 이 기사를 최상단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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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4월 17일 배치한 기사 제목. ‘부산 기장’이라는 박지원 대표의 ‘착오’를 제목에 달았다. 이미지는 다음 뉴스 ‘배열 이력’ 페이지(https://goo.gl/BGlLm0)를 갈무리해 편집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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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대표의 ‘착오’를 수정한 기사. ‘부산 기장’이라는 표현이 삭제되었다.(https://goo.gl/s33tgA) ⓒ 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 과정에서는 후보자 간의 의혹제기가 넘친다. 이 과정에서 확인이 되지 않거나, 아예 확인이 불가능한 흑색선전에 가까운 내용도 많다. '카더라'에 가까운 무책임한 의혹을 발언자의 이름과 함께 따옴표 처리한 제목으로 뽑아낸 언론사도 문제지만, 이런 제목의 기사를 10시간 넘게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는 포털의 뉴스편집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네거티브 성격의 기사는 신중하고 세심한 배치가 요구된다. <다음>이 연합뉴스의 <박지원 "문재인, 부산 기장 800평 집 내역 공개해야">(4/17)를 10시간 이상 메인화면에 노출했던 것은 자칫 뉴스 배열에서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여지가 크다.

사실 검증·시민사회 의견 소개 등 유익한 보도 배치는 부족

반면, 뉴스의 유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측정된 사실 검증 뉴스, 시민사회 의견 소개 등은 매우 부족했다. <네이버>는 사실 검증 뉴스는 1건, 시민사회 여론 소개는 4건에 불과했다. <다음> 역시 사실 검증 뉴스는 6건, 시민사회 여론소개는 3건에 머물러 있다.

선거 기간 가짜뉴스로 국민들의 잘못된 선택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요 포털에서 사실 검증 관련 뉴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작고, 다양한 유권자 단체·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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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 갈등 및 대결구도, 사실 검증, 시민사회 여론 소개 뉴스 빈도 ⓒ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 기간이 선거운동 초기였던 만큼 정책 분석과 정책 실현 가능성에 관한 뉴스가 부족했을 수 있다. 그러나 갈등 및 대결 구도만을 강조한 뉴스가 전면에 배치된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주요 포털의 모바일 뉴스 배열을 모니터해 잘못된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할 것이다. 포털 편집 담당자들도 유관 언론 종사자로서 언론으로서의 공적 기능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하고, 선거 시기 뉴스편집 원칙과 가이드라인에 대해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참고> 이번 모니터 기간에서 조사한 주요 분석 자료는 다음(덧붙이는 글)과 같다.

덧붙이는 글 ·자료 수집의 한계
(1) <네이버> 모바일 뉴스의 경우 메인 화면의 하단에 서비스 하는 인공신경망 기반 뉴스 추천 시스템인 ‘AiRS’(에어스)를 지정하지 않고 뉴스를 수집했다.
(2) <다음> 모바일 뉴스는 2016년 12월부터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자동 추천해주는 시스템 AI 루빅스(RUBICS)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여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별도로 시간을 지정하여 서울, 부산, 대전, 경기 지역에서 뉴스 추천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배열상의 위치, 뉴스보기 등에서 차이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다만, 비교결과 편차는 있을 것이지만 1~2건의 기사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어 일단 모니터 대상으로 선정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한 검증 내용은 링크(https://goo.gl/2YB8v6)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니터 대상
(1)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http://m.naver.com)와 다음 모바일 페이지(http://m.daum.net)에 배열된 기사 중 대선 관련 기사를 대상으로 했다.
(2) 포털 사이트에 배치된 기사에서 ‘스토리뉴스’, ‘리빙’, ‘연재로 읽는 세상’,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카카오TV’, ‘스토리펀딩’, ‘같이가치’, ‘오늘의 추천연재’ 등 네이버와 다음의 기획 콘텐츠는 수집 대상에서 제외했다. (뉴스 수집 대상 확인하기 https://goo.gl/ZQ7V3v)
(3) 분석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약 10~20초 내외) 뉴스가 게시되었다가 교체되는 경우는 모니터 대상에서 제외했다.

·모니터 기간: 2017년 4월 17일(월) 0시 1분 ~ 21일(금) 23시 59분

* 글쓴이는 민언련 정책위원입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네이버 #포털 #대선 뉴스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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