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 관음상 천 기를 만든 까닭은?

교토 산주산간도(三十三間堂) 절

등록 2017.04.29 15:33수정 2017.04.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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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일본 교토 동쪽에 있는 산주산간도 절을 찾았습니다. 33칸 절집에 십일면천수천안관세음상(또는 천체천수관음입상,千体千手観音立像)이 천 기 모셔져 있습니다. 한 가운데 있는 중존 불상을 합하면 모두 1001기 입니다. 이 절은 1164년에 처음 지어졌습니다. 80년 뒤 모두 불에 타서 1266년 다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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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주산간도 절에 한 가운데 모셔진 중존 불상과 천수관음상 일부입니다. 오른쪽 사진 앞에 풍신상이 놓여있습니다. ⓒ 박현국


십일면천수천안관세음상은 편백나무로 만들었습니다. 머리에는 얼굴 11기가 새겨져 있고, 양 어깨에는 팔이 40개나 붙여있습니다. 한꺼번에 만든 것이 아니고 16년에 걸쳐서 복원했습니다.


십일면천수천안관세음상은 한 가운데 중존을 중심으로 양쪽에 500개씩 나뉘어, 계단 10개에 올려져 있기 때문에 앞에서도 각 관음상을 볼 수 있습니다.

관음상은 나무에 새겨서 만들고 금박을 입혔습니다. 비록 지금은 색이 바랬지만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화려했을 것입니다. 관음상이 놓인 곳이 33칸이고 양 옆으로 통로가 있기 때문에 모두 35칸입니다. 길이는 120미터, 너비 22미터, 높이 16미터입니다.

관음상 앞에는 번개신상과 바람신상, 28부중상을 세워놓았습니다. 번개신상과 바람신상은 비바람을 지배하는 신상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28부중상은 천수관음과 신자를 보호하는 신입니다. 인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역동적이고 무서운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눈은 수정으로 만들어 끼워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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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관음상이 서있는 줄의 옆모습과 관음상 뒤쪽 복도입니다. 방문객은 천수관음상 앞으로 갔다가 유(U) 자로 돌아서 뒤로 나옵니다.? ⓒ 박현국


우리나라 불교 신앙은 미륵신앙이 강해서 여러 곳에 미륵사 절이나 미륵 부처가 모셔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미륵 신앙이나 미륵불도 많지만 관음보살이 더 많습니다. 일본 특히 교토나 시가현 지역에는 관음상이 많습니다.

불교에서 관음은 관세음(観世音)을 줄여서 말한 것입니다. 자비와 덕을 지닌 보살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섬기는 신입니다. 아미타불의 양 옆에 놓이기도 하지만 단독으로 신앙시 되기도 합니다. 관음은 불교 경전 가운데 관음경에 나와 있습니다. 관음상 머리에 11면, 얼굴 11개가 놓인 까닭은 관음의 신통력이 여러 곳에서 힘을 발휘하여 세상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관음의 자비는 넓고, 인간인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신이기도 합니다.


관음은 6관음, 7관음, 15관음, 33관음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관음경에 나오는 33응현신에 대응하는 33관음이 있습니다. 굳이 33칸 건물을 지어서 관음상을 모신 것도 이 33관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들 33관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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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주산간도 절?건물 뒷쪽과 바깥입니다. ⓒ 박현국


(1) 양유(楊柳, ようりゅう)
(2) 용두(龍頭, りゅうず)
(3) 지경(持経, じきょう)
(4) 원광(円光, えんこう)
(5) 유희(遊戯, ゆげ)
(6) 백의(白衣, びゃくえ)
(7) 연와(蓮臥, れんが)
(8) 농견(滝見, たきみ)
(9) 시약(施薬, せやく)
(10) 어람(魚籃, ぎょらん)
(11) 덕왕(徳王, とくおう)
(12) 수월(水月, すいげつ)
(13) 일엽(一葉, いちよう)
(14) 청경(青頚, しょうけい)
(15) 위덕(威徳, いとく)
(16) 연명(延命, えんめい)
(17) 중보(衆宝, しゅうほう)
(18) 암호(岩戸, いわと)
(19) 능정(能静, のうじょう)
(20) 아누(阿耨, あのく)
(21) 아마제阿摩提, あまだい)
(22) 엽의(葉衣, ようえ)
(23) 유리(瑠璃, るり)
(24) 다라존(多羅尊, たらそん)
(25) 합리(蛤蜊, こうり, はまぐり)
(26) 육시(六時, ろくじ)
(27) 보비(普悲, ふひ)
(28) 마랑부(馬郎婦, めろうふ)
(29) 합장(合掌, がっしょう)
(30) 일여(一如, いちにょ)
(31) 불이(不二, ふに)
(32) 지연(持蓮, じれん)
(33) 쇄수(灑水, しゃすい)

오래 전 사람들은 33간 큰 절집을 짓고, 나무를 깎거나 새겨서 천수관음 천 기를 만들어놓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쏟고 돈을 들여서 만들었습니다. 불교에서 꿈꾸는 이상세계를 이 땅 일본에 이룩하려는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아니면 홍수나 산사태, 지진이나 화산 폭발 따위 자연재해를 불심으로 막아보려는 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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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주산간도 절 앞에는 물과 꽃으로 꾸며놓은 정원도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최근 지어놓은 신발장 건물입니다. 이곳에서 신발을 벗고 절 안으로 들어갑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산주산간도 절, http://sanjusangendo.jp,  2017.4.28.
가는 법> JR교토역에서 산주산간도행 버스가 있습니다. 교토역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산주산간도 절 #교토 #천수관음상 #관음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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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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