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이 트렌디? 관계 형성이 청년에게 힘 줘"

[현장스케치] 봄날 정릉에서 전하는 어느 청년들의 특별한 이야기

등록 2017.05.03 09:48수정 2017.05.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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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9일(일요일),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정릉 앞은 온통 봄을 알리는 화사한 벚꽃과 목련이 만발하여 있었다. 그 여유로움 속에서 '정릉동 506-100번지' 옥상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옹기종기 놓인 플라스틱 의자들 뒤로 걸려 있는 현수막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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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한 정릉 달팽이집 4월 봄잘의 정릉은 목련과 벚꽃이 한창이었다. 아침부터 분주히 손님맞을 준비를 한 정릉 달팽이집 앞에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K2 인터내셔널 코리아의 협업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 K2 인터내셔널 코리아


"해 볼법한 사회, 그 연결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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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볼 법한 사회, 그 연결의 가능성" 해볼만한 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버린 한국사회를 다시 복원하기 위한 우리들의 시도, 그 키워드는 "연결"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날은 얼마 전 협업을 통해 정릉에 새로운 주택을 공급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K2 인터내셔널 코리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작은 포럼과 집들이가 열리는 날이었다. 넓지 않은 옥상에는 포럼을 주최한 두 청년단체의 구성원들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성북구에 기반을 둔 지역단체 활동가들, 정릉시장 상인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SH공사 등 공공부문의 관계자들, 그리고 지자체장인 성북구청장까지 참여한 조금은 거창한(?) 포럼이 임소라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의 인사로 시작되었다.

'청년 NEET'와 '민달팽이'의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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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K2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함께 정릉에 달팽이집을 마련하고, 청년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체간 협업을 모색하려 한다.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2014년, 별안간 '주택협동조합'을 하겠다고 나선 청년들이 있었다. "매달 내는 월세를 30년간 모으면 집을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조금은 엉뚱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청년들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7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250명의 조합원과 8호의 주택을 공급한 단체로 성장하였고, 사회주택 공급의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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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NEET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 자립해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정릉시장에서 '돈카페'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 박영화


또 하나의 단체가 있다. 정릉시장 한 켠에는 '돈카페'라고 하는 일본식 덥밥과 타코야끼를 파는 음식점이 2016년 8월 개점하였다. 조금 서툰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이곳의 청년들은 'K2 인터내셔널 코리아'의 가족들이다. 1989 일본의 사회적 문제가 된 청소년들의 '등교거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K2'는 청년 NEET(니트,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 문제 해결과 당사자들의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2년, 한국에 현지 법인인 'K2 인터내셔널 코리아'를 설립하여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국적도 다르고 활동 영역도 다른 두 단체지만,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고립'의 문제. 대학진학을 위해, 취업을 위해 도시로 오는 청년들은 이윽고 도시의 낯선 이방인이 된다. 취업난·고용불안·저임금 등 청년이 마주한 지금의 환경은 그들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나갈 여유조차 뺏어 버린다. 시간이 갈수록 방 안으로 고립되는 청년들은 NEET로, 은둔형 외톨이로, 주거 난민으로 파편화되고 있다. 단절된 삶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집'과 '공동체'를 매개로 두 단체의 연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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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 달팽이집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조합원들과 K2 인터내셔널 코리아의 구성원들이 직접 리모델링 작업에 함께 하여 공급하였다. 집 구석구석에는 그들의 손길이 묻어 있다.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집을 공급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K2가 가게를 연 정릉동에서 살만한 집을 찾아왔지만 임대보증금과 공사비에 필요한 목돈 마련부터 난관이었다. 성북구청과 함께 서울시 빈집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였지만, 해당 지역이 재건축 사업지역이란 점에서 무산되었다.

다행히 사단법인 나눔과 미래에서 선뜻 목돈을 빌려주어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낡은 장판을 뜯어내고, 도배를 새로하고, 벽을 세우는 리모델링 작업은 활동을 통해 소개받은 목수님들의 도움과 조합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정릉 달팽이집 7호'는 무사히 공급되었다. 4월 9일의 포럼은 이 과정에서 함께 하였던 다양한 주체들의 '연결'의 자리로 기획되었다.

연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기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권지웅 전 이사장은 "포럼 주제를 '해볼 법한 사회'로 정한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가 해볼 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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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청년들을 심각한 '고립'의 상황으로 내몬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연결"로 이 문제를 다뤄보려 한다. ⓒ 민달팽이 유니온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심각합니다. 이 문제는 이제 인간 자체를 규정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목욕탕을 좋아하는데, 어느 날 그곳에서 어떤 한 아이가 카운터에 있는 어머니에게 질문을 하더랍니다. '저 아줌마는 정규직이야?' 실제로 이런 질문을 들으니 놀라웠습니다. 어렸을 때의 저는 인간관계에서 그 사람이 '좋다, 나쁘다, 멋지다' 이런 식으로 이해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압도적으로 노동시장의 지위가 그 사람의 위치를 규정하는 게 당연하게 된 것 같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다 보니까 가까운 관계에서도 치열해지고, 서로 간에 고립된 상태가 계속됩니다." 

"이런 경쟁과 고립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한다고 될까, 바뀔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내 삶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어쩌면 누군가가 죽음을 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방책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연결이라는 방책으로 이 문제를 다뤄보려 합니다. 연결이라는 게, 인간이 무언가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회문제들은 매우 복잡하여 단편적인 접근과 해법으로는 풀기기 쉽지 않다. 청년NEET의 문제에서도 지적되는 부분은 정책·제도적 접근에 앞서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 자체를 만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주거문제도 마찬가지다. 사회주택을 공급하는 데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단 하나의 주체가 자본·주택관리·커뮤니티운영 등 다방면에 뛰어난 역량을 펼칠 순 없다.

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역량을 가진 주체들이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다 보면 지금보다 좀 더 쉽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나올지도 모른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K2의 협업,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의 참여한 사례는 향후 사회적 문제를 푸는 데 영감을 줄 것이다.

용기와 관심으로 서로를 연결하기

권지웅 전 이사장의 발제 이 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숙제를 하지 못한 느낌이다. 왜 정치의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나 생각해보면, 비전과 용기가 부족했고 사실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정치만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그 울분을 많은 사람들이 나눠가지게 된다. 정치가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한 사람부터 꿈을 꾸고 용기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용기를 내보려 한다. 저는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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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청년을 비롯하여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방공사 등 공공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 민달팽이 유니온


카나모리 카츠오 K2 인터내셔널 대표는 "민달팽이와 K2가 협력을 해서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훌륭한 일이라고 본다. 더불어 청년의 주택 문제를 그 주택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또 어른들은 청년들이 주택에 대해 잘 봐줘야 한다는 의무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장소를 매력적이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권리도 의무도 중요하게 지켜나가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엄이다. 만나는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생각해온 게 우리의 27년이었다. 한국에는 아직 도와달라는 목소리도 못 내는 청년들도 많다. 단언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민달팽이와 협력을 해서 목소리 낼 수 있는 환경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한다"라고 하여 큰 공감과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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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한 부모님의 삶, 취업준비를 하는 자식의 삶은 관계의 단절이란 면에서 닮아 있다. 이런 고립을 해결하는 것이 지금의 문제를 푸는 시작이다. ⓒ 민달팽이 유니온


기현주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장은 "지난 주 금요일에 복지부가 드디어 청년수당을 동의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K2 대표님이 말씀해주셨듯이 절박한 청년은 없을 거야 했지만, 정말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 청년수당사업을 하며 느꼈던 것은 여유가 생기면 사람은 반드시 사람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혼밥·혼여행' 이런 것들이 트렌디한 심플라이프로 이야기되지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반 년간의 시간동안 수당을 받는 청년들이 모임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고 관계 만드는 것이 청년의 삶에 힘이 된다는 것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성북지역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 '성북신나' 오창민 활동가는 "저도 5년 전, 군대 전역 후에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1년 간 집 밖으로 나오지 않던 니트라고 부르는 시절이 있었다. 우연히 인연이 닿아 성북으로 넘어와 지역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5년 활동하면서 동료도 동네친구도 이웃도 많이 생겼다. 지역 안에서는 이런 자연스러운 마주침, 일상적 협업, 조금 호흡이 느려도 괜찮으면서도 뭔가를 도모하지 않아도 그 안에서 관계가 쌓인다"라며 지역활동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였다.

진남영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은 "한국의 사회구조적 주거문제가 심각하다. 집을 돈벌이로 보고 그 구조를 공고히 만드는 사람들이 기득권이며, 그 반대에 있는 약자들 중 하나가 청년들이다. 청년들은 용기가 박탈된 세대이지만, 그 구조를 바꿔나갈 주체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오늘의 주제가 연결인데, 제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활동가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서로의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나이와 세대를 떠나 서로를 대등한 관계로 인정하는 것에서 연결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연결을 위해 서로가 동등한 주체가 되는 것을 강조하였다.

삶의 활력을 주는 연결의 시도가 계속되기를

청년이 마주하는 문제는 너무나 견고한 사회구조에서 비롯되어, 변화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내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바로 옆에 서있는 사람의 존재는 계속 나아갈 의지를 부여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종균 주거복지처장은 "오늘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서 와 보았다. 공사에서 일하다 보면 그 안에서 많이 갇히게 되는데, 그 집단에 힘을 주기위해서 연결이 필요하다"며 "사회문제는 너무나 크고,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없다는 고민이 들다가도 옆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다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곁에 나하고 비슷한 생각 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가는 것이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한 전략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하나의 중요한 전략은, K2 대표님이 말씀해주신 것과 같이 잊힌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우리가 하는 일의 기반을 확장시킨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전략을 잊지 않고 가야겠다는 것을 앞선 이야기들을 들으며 느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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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때로는 가장 옆에 있는 사람에게부터 손을 내미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 박영화


고립된 개인의 연결을 통해 만든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고, 삶의 활력을 채우는 것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서 함께 경험하고 있는 새로운 힘이다. 포럼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길을 가다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을 볼 때마다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도 1년 반 정도 집밖에 나가지 못한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 함께 사는 친구로 인해 다시 삶의 의지를 얻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잘 살면서 서로를 돌본다면 어떤 좋은 삶의 기운으로 서로를 잘 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자리를 만든 달팽이집 식구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손수 바느질로 만든 컵받침을 입주자들에게 선물하였다.

함께 참석한 다른 조합원은 "함께 준비하면서 '해볼 법한'이 참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팽이집에 살면서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되고. 그런 가능성을 계속 상상할 수 있게 된다"라고 소감을 말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나는 경제적 조건들을 보고 달팽이집에 들어온 지 3개월 정도이지만, 이제는 더 나은 조건을 봐도 다른 집으로 가고 싶지 않다. 연결의 느낌을 4~5년 만에 처음 느껴봤다. 사실 이전에 관계에 대해 상처가 있었지만 달팽이집에서 커뮤니티를 다시 만들면서 많이 치유된다고 느낀다"라며 경험을 공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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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에서 확인한 것들은 함께 밥상모임을 열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간의 활동에 대해 나의 일처럼 고민하겠다고 하는 소소한 내용이다. 하지만 그렇게 옆에 누군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무엇이가 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포럼의 마무리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K2간의 간단한 협약식으로 진행되었다. 협약 내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양 단체가 서로의 활동에 대해 자기의 일처럼 여기고 함께 한다는 것과 매달 기다려지는 '밥상 모임'을 연다는 것이다.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방의 고민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는 '연결의 약속' 그리고 그 기반은 가장 일상적인 '밥상 모임'을 통해 만들어나간다는 협약의 내용은 그간의 협업 과정에서 느꼈던 두 단체의 핵심적인 인식이 담겨져 있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과 K2은 앞으로 각자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해 내갈 예정이다. 하지만 그 활동이 특별한 것들은 아니다. 정릉시장에 위치한 '돈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달팽이집 교류회에 함께 참석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는 밥상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일상의 협업들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단체구성원들 간에, 동네 사람들 간에, 나아가 지역 사회와 공공이 함께 참여하는 연결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연결의 힘은 조각나 버린 우리 사회를 다시 복원할 활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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