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생들의 반복되는 죽음과 사고를 막고자 지난 3월 LG유플러스고객센터(LB휴넷) 특성화고현장실습생대책회의를 전국의 시민사회운동단체, 노동조합 등이 함께 꾸렸습니다. 7대 선언운동과 3대 요구 카드뉴스를 시작으로 3월31일에 진행된 故 홍○○님 추모문화제 낭독한 편지글 등을 연재합니다.
두번째 편지글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서 활동하는 한혜경님의 편지입니다.
홍○○님께
그곳은 편안한가요?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핑계로 열악한 일터에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뒤늦게 ○○님의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저 역시 안전교육 하나 없는 삼성 LCD 공장에 입사해 입사해 내 머리에 뇌종양이 생기는 지도 모르고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냄새가 나고, 몸이 피로해도 월급통장에 찍히는 얼마의 돈이 노동의 댓가인 줄 알았습니다.
뇌종양 수술 후 이렇게 1급 장애인이 되고 보니, 삼성에 추천한 선생님도, 삼성의 안전 문제를 등한시한 정부도, 노동인권을 한 번도 가르치지 않은 학교, 사회가 많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들의 잘못을 바꾸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랫동안 삼성을 상대로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하고 더 이상 직업병 문제가 없게 재발방지 대책 제대로 하라고 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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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6일 삼성반도체 백혈병 고 황유미 님 10주기 및 삼성전자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앞두고 삼성 LCD 에서 일하다 뇌종양으로 1급 장애인이 된 한혜경님이 2017년 3월 4일 광화문 촛불에서 방진복을 입고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했다. ⓒ 반올림
마찬가지로 현장실습에 ○○씨를 보내놓은 학교와 교육청, 엄청난 스트레스로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스스로 끊는 LG 유플러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관리 감독은 전혀 없었던 노동부 모두 ○○씨와 또 많은 ○○씨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교육도 노동도 아닌 현장 실습 노동자들의 고통이 계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씨의 억울함이 풀리도록 우리가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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