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씩씩하게 달리는 여성들

13일 열린 2017 '여성마라톤 대회' 성료

등록 2017.05.14 09:34수정 2017.05.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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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여성마라톤대회 13일 오전,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열린 '2017 여성마라톤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 김영배


'오늘의 나, 내일을 향해 달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13일 마포 상암벌에 열린 '2017여성 마라톤대회'가 성료됐다.

서울시와 여성신문사가 주최하고, '여성문화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이 대회는 올해로 17주년을 맞아 오전 9시 30분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회를 선언했다. 상암동 평화의 광장에 모인 9000명의 선수와 가족 ·친지들은 10킬로미터 러닝, 5킬로미터 러닝, 4킬로미터 걷기 등을 했다.

대회가 끝난 후는 10킬로미터, 5킬로미터 러닝 참가자들에겐 각 1·2·3등을 구분, 소정의 상금도 지급했다. 여성부 1등은 류승화(19분 32초), 2등은 이선영(20분 01초), 3등은 김영아(21분 11초)씨가 차지해 참석자와 관중들의 축하를 받았다.

과거년도에는 한강 고수부지에서 개최했으나, 올해는 넓고 교통이 좋은 상암벌 평화의 광장에서 개최돼 성황을 이뤘다. 신청한 9천명 가까운 인원이 평지의 난지캠핑장 일대를 돌아오는 안전하고 평이한 코스다. 특이하게도 이름은 '여성마라톤대회'지만 남성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부부간·애인간·남매간 선수로 나서면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아 보인다.

이 여성마라톤대회는 단순한 체육경기형 마라톤대회가 아니다. 여성 관련 각종 이슈 전파와 교육, 정책지원, 음악공연, 오락 놀이, 기념품 제공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협찬사와 참가자들의 다양한 부스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 여성정책부서의 '일자리 부르릉 버스'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차량' 등도 배치됐다.

이채로운 건 특히 원불교 서울교구 '여의도교당'이 부스를 열고, 40명의 남녀노소 인원들이 참가해서 여성에 대한 관심을 소리없이 웅변해 보였다. 김덕수 교무의 인솔로 참석한 교도들은 하나같이 "원불교에서의 여성의 지위나 대우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오늘 인솔자인 김덕수 교무도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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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여성마라톤 대회장의 원불교 부스 13일 오전,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열린 '2017여성마라톤대회'장의 원불교 부스. 사진 원불교 서울교구 여의도교당 제공, 글 김영배 기자. ⓒ 김영배


천주교 등 각급 종교가 나름대로 여성에 대한 대우 문화가 있겠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단일팀으로서 가장 큰 부스를 이용하고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참석한 것을 보더라도 원불교의 여성역할과 대우는 허언이 아닌 듯 하다. 40명의 식사와 음료수 등을 준비해 공양을 베푼 이 교당  김명원(62.여) 단장은  "매년 이런 여성마라톤 행사를 통해 단결하고, 소통하는 장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여성마라톤대회장에서는 '히포시(HeForShe)'도 울려퍼졌다. 기자도 서명하고 인증샷도 날리고 티셔츠도 받았다. '여성신문'에 의하면 히포시란 이 생소한 용어의 직역은 '여성을 위한 남성'이란 뜻이라고 한다.

유엔 내 여성권익 총괄기구인 '유엔 여성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으로서 2014년에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신문이 1년 후에 시작했다. 글자의 뜻에는 "남성들이 성평등 지지자로 나서달라"고 하는 간곡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여성신문이 주관해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이 히포시 운동은, 대표적인 여성 불평등 성향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진 경북도에서도 김관용 지사의 주도로 금년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현재 히포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날 히포시 캠페인 장에서도 우리나라야말로 본격적으로 성평등 해소를 위해 남성들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조여인잔혹사'란 영화도 있고, 이 땅의 유구한 역사속에서 우리의 할머니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 최근에는 '여혐'이란 이상한 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남성들이 자발적으로 선두에서 글로벌 연대운동인 '히포시'에 참석해하는 이유다.

노랑색 티를 입고, 체력에 맞는 코스를 달려 건강도 체크하고 여성의 권익과 품성도 기르는 '2017여성마라톤대회'를 참가한 이옥연(55·흑석동)씨는 "서울시 안전감시단원으로서 동네순찰과, 현장 출동취재도 하는 시민기자로서 나름 체력을 길러 왔지만, 이렇게 단일 긴코스를 달려보니 쉽지 않다"고 하면서, "여성마라톤 대회는 소중한 행사"라고 말했다.

성당 교인 2명과 함께 오늘 대회에 참석한 이은준(54·신대방동)씨도 "다양한 부스에서 여성관련 각종 안내와 교육도 받고, 기념품도 받아서 기쁘지만, 양성평등 캠페인 '히포시'나 '싱글맘캠페인' 을 보고 상황을 알게 돼 보람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말했다. '여성이 행복한 나라가 좋은나라'라고. 여행(女幸)은 남성으로부터라는 인식이 새롭게 각인되는 2017여성마라톤 행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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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여성마라톤 대회장의 싱글맘 캠페인 부스 13일 오전, 상암동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17여성 마라톤 대회'장에 부설된 싱글맘 캠페인 부스. 김영배 기자. ⓒ 김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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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마라톤 #히포시 #원불교 #여의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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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안전관찰위원 겸 안전보안관, 국민예산감시단, 국민안전진흥원/대한안전연합/서울시민파수군협회 고문, 한국안전방송신문, 위키트리, 내손안에서울 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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