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국선언 참여한 선생님, 저희가 함께합니다

서울중부교육지원청, 한강중 지혜복 선생 징계 절차 밟아... "나쁜 선례로 남지 않겠다"

등록 2017.05.18 15:15수정 2017.05.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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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지키다 돌아가신 단원고 고창석 선생님이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1127일만의 만남이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다면 선생님은 그렇게 돌아가시지 않아도 됐을 텐데.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김초원·이지혜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을 인정했다. 세월호 참사는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지만, 특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선생님에게는 잊히지 않는 사건이다.

"가만히 있으라" 가르치지 않겠다 선언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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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에 달려 나온 지혜복 선생님(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설혜영


세월호를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웠던 시절, 선생님들은 용감하게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사회를 질책했다.

서울 한강중학교 지혜복 선생님은 세월호 참사 직후 교사로서 큰 죄책감을 느꼈다고 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선내방송을 듣고 머뭇거렸을 학생들이 눈에 아른거린다고 했다. 세월호 시국선언은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 가리키지 않겠다는 선생님들의 다짐이었다.

교육부는 그것이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위반한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을 고발했다. 그런데 아직 재판도 진행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서울시 중부교육지원청은 징계심의위원회를 열어 징계부터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징계심의위원회가 열린다면 어떤 식으로든 징계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신발도 신지 못하고 달려온 선생님

동네 엄마 둘이 마음을 모았다. 스승의 날(15일) 뉴스를 통해 '세월호 시국선언' 선생님이 지난 4월 '징계의결 요구서'를 통보를 받았고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 주(5월 넷째주)면 중부교육지원청의 징계심의위원회가 진행될 것이다. 이 두 엄마는 이 일로 더 이상 교단에 서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특히 그 선생님이 우리 동네 학교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작게나마 우리가 힘을 보태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사전에 찾아뵙지도 못했고 연락도 하지 못했다. 동네 주민들이 선생님을 응원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면 힘이 돼드릴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동네 엄마들을 통해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피켓팅을 시작한지 10분 정도 지났을 때 선생님이 뛰어왔다.

"제가 지혜복입니다. 아이들이 얘기해줘서 너무 깜짝 놀라서 나왔어요."

그리고는 지 선생님은 덥석 손을 잡았다. 선생님이 신고 나온 슬리퍼를 보니 깜짝 놀라 뛰어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 선생님은 휴대전화를 두고 와 피켓팅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워 했다.

이미 시작된 징계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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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국선언 한강중학교 지혜복 선생님을 응원하는 용산구 엄마들. ⓒ 설혜영


서울에서는 첫 번째 사례. 지혜복 선생님이 징계를 받는다면 다른 선생님들도 지킬 수 없다.

"200명이 넘는 선생님이 계속 (징계 절차에) 놓여 있어요. 경기도에도 4명의 선생님이 저 같은 처지에 놓여 있고요. 대전에서도 시작됐어요. 단순히 저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제 징계가 나쁜 선례로 남게 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중부교육지원청 앞에서 5주째 1인시위를 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 참 스승이신 선생님. 선생님이 외롭지 않게 우리가 꼭 지켜드릴게요.
#세월호 #시국선언 #지혜복 #중부교육청 #스승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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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대안적 개발을 모색하고, 생태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불평부당한 사회를 민의 힘을 믿고 바꿔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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