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열사 이름 외친 문 대통령... "큰 감동, 위로받았다"

문익환 목사 연설 오마주, "광주 정신으로 통합 이루자는 메시지"

등록 2017.05.18 13:12수정 2017.05.1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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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박관현, 표정두, 조성만, 박래전'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4명의 민주화운동 열사의 이름을 불렀다. 모두 전두환 군사정권과 노태우 정권에서 5.18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던진 열사들이다. 문 대통령은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 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기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진상규명을 위해 40일 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전남대생 박관현.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한 노동자 표정두. 1988년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 사망한 서울대생 조성만. 1988년 '광주는 살아있다' 외치며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 사망한 숭실대생 박래전."

이 연설은 30년 전 고 문익환 목사를 떠오르게 한다. 문 목사는 지난 1987년 6.10민주화운동의 출발점이 된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 조사에서 전태일 열사로 시작해 앞서 간 26명의 노동운동·민주화운동 열사의 이름을 피를 토하듯 외쳤다. 이 연설은 지금까지도 한국 현대사에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한 장면으로 꼽힌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에 열사의 이름이 들어 간 것은 문 목사의 연설을 '오마주'(영화에서 존경의 의미로 특정 장면을 인용하는 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열사 12명의 이름을 모두 말하려고 했지만, 최종 원고 작성과정에서 4명의 열사만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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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가족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희생된 김재평씨의 딸 김소형씨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있다. ⓒ 남소연


기념식 현장에는 문 대통령이 이야기한 열사들의 유족들도 함께했다. 박래전 열사의 친형인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감동적이었다. 희망을 본 것 같다"라며 "세월호와 5.18 희생자 유가족들이 문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게 있었지만, 그걸 훨씬 넘어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다들 많이 울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5.18과 세월호 함께 언급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그는 "진도 팽목항에 5.18의 엄마가 4.16의 엄마에게 보낸 펼침막이 있었다.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내용이었다"라며 "다시는 그런 원통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 국민의 생명과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가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평소 5.18 관련해 하셨던 말씀들을 정리한 것"이라며 "광주를 알리는 것이 민주화 운동이었고, 광주정신으로 사회 통합을 이루자는 게 핵심 메시지"라고 밝혔다. 그는 "5.18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담고 싶었다"라며 "열사의 이름을 말하신 부분은 문익환 목사님의 연설을 참고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문익환 #박래전 #5.18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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