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면접' 앞에 선 이낙연
"언론, 국익·진실 충돌시 뭘 선택?"

[인사청문회] 성소수자 차별 문제부터 낙태죄 등 인권 인식도 검증

등록 2017.05.25 16:49수정 2017.05.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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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의원과 인사하는 이낙연 후보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오른쪽)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 등 야당 청문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25일 인사청문회 둘째 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각종 의혹뿐 아니라, 국무총리 임명 시 맞닥뜨릴 국정 난제에 대한 해법도 풀어야 했다.

▲ 성소수자 인권 ▲ 낙태 ▲ 양심적 병역거부 등 인권 문제나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재합법화 ▲ 재벌 문제 ▲ 제주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 ▲ 전시작전권 환수 등 국가 현안도 언급됐다.

"언론이 국익과 진실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는 압박 질문도 나왔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후보자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래는 관련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성소수자] "동성혼 합법화, 사회적 합의 불충분"

윤후덕(더불어민주당) : 성소수자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다. 이 분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문제와 이를 법률로써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이 주제는 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 과정에서도 논의가 됐다. 이 부분에 대해서 후보자는 어떤 의견인가.

이낙연 : 성소수자는 이른바 성적 지향이다. 그것 때문에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포용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동성혼을 합법화 할 것이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낙태] "개인적으로는 반대지만 여성 선택권 무시할 순 없어"


윤후덕 : 인류 보편적 질문을 드리겠다. 낙태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 무엇인가.

이낙연 : 참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낙태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여성의 선택권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고, 특정 불행한 상황도 있다. 일률적으로 무조건 찬성, 무조건 반대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경대수(자유한국당) : 인구 절벽으로 위기를 겪을 정도다. 총리가 된다면 낙태를 근저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닌가.

이낙연 : 지금 현행법 체계 안에서도 (낙태는) 불법이다.

경대수 : 그럼에도 낙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낙연 : 저도 충실하지는 못하지만 종교를 가진 사람이다. 낙태 같이 잔인한 일을 없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여성의 선택권 문제가 있고, 강간으로 인한 원치 않은 임신 같은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태아를 생명으로 보는 것이 긴요(매우 중요)하다.

[전교조] "법원 판단이 대전제"

박명재(자유한국당) : 전교조 합법화 문제가 있다.

이낙연 : 대법원 판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박명재 : 그 이전에는 다른 계획이 없나.

이낙연 : 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하고, 법원 판단의 틀 안에서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박명재 : (언론에서) 합법화 문제가 나왔고, (청와대에서도) 아니라고 했지만.

이낙연 : 법원 판단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

[재벌] "정경유착 틀 못 벗어나 아쉽다"

박명재 : 후보자는 우리 재벌에 어떤 평가를 하나? 개혁 방향은 무엇인가.

이낙연 : 재벌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짧은 시간에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등 협력업체 상생, 공정거래 등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최근 최순실 사태 등 정경유착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아쉽다.

박명재 :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재벌은) 수출 주도로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몫을 했다. 황제 경영, 중소기업 생태계 저해 등 (문제도) 있다. 하지만 당장 재벌 개혁이 달콤해도 (개혁을 하면) 글로벌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낙연 : 국민 신뢰를 받는 대기업으로 거듭나서, 사회적 기여도 떳떳하게 하고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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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이틀째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언론관] "국익도 중요하지만 진실 포기할 수 없어"

이철희(더불어민주당) : (중략)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국익과 진실이 충돌할 때 언론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낙연 : 기본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국익을 중시해야 하지만, 진실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철희 : 언론인 출신이라 진실이라고 말할 것을 기대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할 때 기자실에 들러 '당신들의 건설적인 비판 때문에 옳은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이 와닿았다. 언론인 출신이니 언론의 비판을 즐겼으면 한다.

이낙연 : 심지어 오보마저도 자양이 되는 경우가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동의, 병역 수급 동시 고려해야"

윤후덕 :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계속 징역 살게 하고 있다. 병역 복무 기간과 똑같이 실형을 때려 징역을 살게 한다. (중략) 대체복무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법부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새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한데. 대체복무 방식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이낙연 :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말씀하신 아이디어가 귀에 꽂혔다. 군 복무 기간보다 더 긴 기간 동안 무상으로 사회 복무를 시키는 방안이다. 썩 의미 있는 제안이다. 병역 자원 수급 등 이런 것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강정마을] "파급, 유사사건 형평성 등 함께 고민해야"

윤후덕 : 제주 강정마을에 많은 아픔이 있다. 해군에서 평화활동가나 시민, 단체 등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했다. 이 금액이 상당히 많다. 이분들이 이를 낼 경제적 능력도 없을 뿐 아니라, (벌금을 낼 만한) 법 위반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낙연 : 네. '구상을 철회한다고 했을 때 어떤 파급이 올 것인가', '유사 사건의 형평성은 어떤가', '그동안의 일에 대한 최소한의 담보 등 신뢰회복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가' 이러한 몇 가지 논의와 동시에, 구상 철회를 추진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한다.

윤후덕 : 소신인가.

이낙연 : 이게 소신이다.

윤후덕 : 그건 소신이 아니다. 구상권이 청구된 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보복행위다. 이것은 분명히 후보자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로서는 이 부분은 낙제점이다.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국방력 증강이 대전제, 확신 어렵다"

경대수 : 전시작전권을 빨리 가져오려면, 국방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획기적인 방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술핵 문제라든지, 문 대통령이 공약한 핵잠수함 문제라든지. 빨리 청사진을 제시해야 현실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이낙연 : 분명한 것은 '조건에 기초한 이양'이기 때문에 조건을 전제해야 한다. 그 점에서 우리의 국방력 향상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 북한이 저렇게 군사력 증강과 도발에 올인할 정도인데, 그 간격이 메워질까 확신하기 어렵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성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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