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아기와 함께 놀기, 7가지 방법

[초보 엄마 육아일기] '오늘은 또 뭐하지'라는 부모들에게

등록 2017.05.31 11:20수정 2017.07.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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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돌이 지나고 17개월 즈음, 하루가 끝나고 밤에 누워 있으면 늘 드는 생각은 '조금 더 잘 놀아줄 걸'이라는 후회였다.


'내일은 대체 뭐하고 놀아줄까? 대체 다른 엄마들은 하루 종일 아기하고 뭐하고 놀까?'

놀이란, 부모로 다시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중대 과제다. 조리원에서 몸 추스르기도 벅차서 멍하니 있었는데, 누워서 멀뚱거리며 날 바라보는 아이를 보니 너무 미안했다. 침대에 누워만 있고 혼자 얼마나 심심했을까 싶었다. 잘 놀아주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그 며칠 동안 너무 내 몸 생각만 했다고 자책했다.

난 넘치는 의욕으로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고 딸랑이를 흔들어줬다. 하지만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아침이 되면 '오늘 하루는 대체 어떻게 넘기나' '어떤 놀이를 해주나'라는 걱정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1. 노래 불러주기

일단 일어나자마자 노래 CD를 트는 걸로 시작했다. 잠기운에 늘어져 있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이 늦잠을 자고 싶어졌기에 잠도 깰겸 흥얼흥얼 따라 불러줬다.


그러고 있다 보면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를 스스로 찾아냈다. 리듬에 맞춰서 짝짝이 캐스터네츠를 흔들거나 붕붕카를 탔다. 

2. 매트의 무한 변신, 계단놀이

시간이 지나면 놀이가 바닥난다. 노래를 불러주고 책을 읽어주다 보면 목이 아파오고 그러다 오후에는 슬슬 졸음이 밀려온다. 블록을 맞추다가 꾸벅꾸벅 졸게 될 쯤이면 잠을 쫓아낼 방법이 필요하다.

놀이터나 공원에 나가 산책을 하는 게 제일 좋지만, 미세먼지가 심할 때가 대부분이라 거의 집에 있을 때가 잦다.

이럴 때는 층간소음과 안전을 위해 깔아둔 매트가 '몸놀이'를 하는 데 유용하다. 매트가 여느 놀이터 부럽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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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로 계단놀이 엄마와 손잡고 계단놀이하는 아이 ⓒ 송희


우선 매트를 한 칸 접어서 계단을 만들면 양육자에게 잠시 휴식을 줄 수 있다. 이 놀이만큼은 아기 혼자서도 참 잘 논다. 한 칸에서 두 칸으로 또 세 칸까지 4단 변신을 시켜가며 점점 높이를 달리해주면 아이는 성취감을 느낀다. 매트가 높아지고, 아기가 흥이 올라 뛰다보면 넘어질 수 있으니 주변에 인형이나 베개를 깔아주는 것도 좋다.

엄마가 옆에서 종이 인형이나 곰 인형으로 "영차, 영차" 효과음을 더해주며 계단 올라가는 흉내를 내면 친구와 같이 노는 느낌이 드는지 아이는 신이 난다.

계단 놀이를 하고 싶으면 자기가 인형을 들고 와서 오르는 시늉을 하며 놀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3. 엄마와 매트의 합체, 매트 미끄럼틀

계단놀이가 시들해진다 싶으면 엄마와 매트의 합체가 필요하다.

미끄럼틀처럼 탈 수 있게 엄마가 매트를 이불처럼 덮고 앉는다. 내 위에 매트를 펼쳐 올려두고, 아기를 앉혔다가 내가 무릎을 들어올려 쭉 미끄러져 내려 가게해서 매트로 미끄럼틀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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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미끄럼틀 쓩 미끄러져 내려가는 아이 ⓒ 송희


집 안에 미끄럼틀을 사두긴 했지만, 아기 때는 떨어 질까봐 내가 매번 잡아 줘야 하고 다칠까 불안하다. 근데 매트로 미끄럼틀을 해주면 매트 가로길이가 넓으니 다칠 염려도 없고, 나도 나름 앉아서 할 수 있고 그나마 편하다.

매트 높이를 점점 올리며 "위로, 위로, 위로!" 외치며 긴장감을 주면 더 좋다. "하나 둘 셋, 준비, 출발!" 하면서 내려주면 폴짝거리며 춤까지 춘다.

4. 엉금엉금 매트 터널놀이

이어지는 단골코스는 떡애기 때부터 줄창하는 터널놀이다. 아기 때는 터널에 들어가다가 자꾸 바닥에 머리 쿵 찧어 대서 터널놀이용 매트를 사거나 텐트를 살까했는데 밑에 이불을 깔아서 계속 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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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터널놀이 사이길로 기어다니며 노는 아이 ⓒ 송희


터널 주위를 계속 빙글빙글 뛰어다니며 까꿍 놀이를 하는데 뛰다보면 자꾸 넘어져 머리를 박아서 난감하니 흥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5. 매트로 오솔길, 좁은 길 걸어 다니기 놀이

매트로 할 수 있는 놀이가 하나 더 있다. 양쪽으로 터널을 만들어주면 사이에 길이 생기는데 여길 지나다니는 것도 또 하나의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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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오솔길 터널을 만들었던 매트 사이에서 노는 아이 ⓒ 송희


넘어 다니기도 하고 이 사이에 누워있기도 한다. 에너지가 넘칠 때는 사이 길을 스무 번은 넘게 왔다갔다 주구장창해댄다.

6. 대형 공으로 '방방' 놀이

임산부 필라테스를 하면서 샀던 대형 공이 다른 공보다 크니 신기해한다. 대형공이다 보니 아기가 자기 몸을 부딪히며 놀다가 옆으로 미끄러지니 푹신한 베개를 주변에 깔거나 매트 위에서 하는 게 좋다. 대형 공에 내가 앉고 아기를 안아서 퉁퉁 튕기고 놀면 방방이 부럽지 않다. 

지금까지 적은 이 몸놀이들을 적어도 세 번 이상은 반복하면 하루가 잘 가긴 한다.

7. 아기의 두뇌를 깨우는 전통놀이 '단동십훈'

사실 아기 때는 '까꿍'만 해도 배꼽 빠지게 웃어댄다. 입으로 방뒤 '뿡' 소리만 해도 자지러지며 뒤로 넘어간다. 

놀이다운 놀이를 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놀기만 하고 아이 두뇌 발달에 신경을 써야 하나 초조해지기도 한다. 놀이도 하면서 아이의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다면 일석이조일 것이다.
아기의 두뇌 발달을 위해 엄마들은 임신했을 때부터 다양한 책과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다닌다.

아기가 태어난 후에는 두뇌 발달에 관한 관심이 몇 배가 된다. 신생아 시기부터 3살까지 성인 뇌의 80% 이상 성장한다는 말은 양육자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직 어린 아기에게 공부를 시킬 순 없고 놀이나 장난감, 교구를 통해서 두뇌 발달에 혼신의 힘을 가한다.

하지만 교구 없이도 아기에게 좋은 놀이법이 있다.

바로, '단동십훈(檀童十訓)'이라는 한국 전통 육아법인 '불아 불아, 시상시상, 도리도리, 지암지암, 곤지곤지, 섬마섬마, 업비업비, 아함아함, 작작궁자작궁, 질라아비 훨훨의'다.

'단동십훈'은 오로지 부모가 몸으로 놀아주는 육아법이다. 흔히 들었던 '지암지암', '도리도리'와 같은 놀이가 아기의 두뇌발달에 좋다는 게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비싼 장난감이나 특별한 놀이법이 없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놀이가 아기의 뇌를 깨울 수 있다. 
 
어떻게 매일 아기와 이러고 있나 숨이 꽉 막힐 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온종일 혼자 육아를 하다보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어린이집을 보내는 게 아기에게도 나에게도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내 경우에는 저녁에 부모님이 도와주실 수 있는 여건이 됐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딱 3년 정도만 참으면 되는 것 같다. 유치원이라는 탈출구가 있으니…. 부모님들, 조금만 힘내길. 단 4시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밀린 집안일과 장을 보러 마트를 다녀오면 그마저도 훅 지나가버리고 말지만 잠깐이라도 한숨 돌릴 수 있으니.  

이제 유치원생이 돼 새로운 놀이가 필요하다. 또 다른 놀이를 개발해내야 할 텐데 밑천이 바닥났다. 앞으로 나도 함께 논다는 생각을 가지고 아이와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길 소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https://brunch.co.kr/@heehanstory)에도 중복 게재될 예정입니다.
#놀이 #아이 #노래 #매트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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