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합법적으로 관리할 근거 마련해야"

부산 평화나비, 소녀상 조례를 단독 발의한 부산시의회 정명희 의원을 만나다

등록 2017.06.02 13:18수정 2017.06.0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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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부산 소녀상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산시의회 정명희 의원이 지난 2월 27일 소녀상을 시에서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소녀상 조례'를 단독 발의했다. 이 조례는  5월 17일 시의회 상임위에서 심의되기로 했지만, 여러 잡음 끝에 결국 심의 보류됐다.

'소녀상 조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해 부산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소녀상 조례를 단독 발의하고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명희 의원을 지난 5월 31일 만나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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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중인 정명희 의원 ⓒ 김민수


- 안녕하세요 의원님. 부산 평화나비에서 요청드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격적인 질의를 드리기 전에, 의원님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네, 반갑습니다. 저는 정치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약사로써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약 복용 문제와 약물 부작용, 특히 의료 수급자들의 과다한 약물복용 문제와 넘을 수 없는 '의료비 문턱' 등에 대한 강의, 단체활동 등을 해왔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속에 필요한 약사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다가보니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현재 부산 시의회 의원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참여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네요. 작년 시의회 예산심의(2016년 12월 8일 오후 열린 부산시의회 제258회 정례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원아시아페스티벌 예산' 심사)에서 의원님이 눈물을 훔치신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공무원의 불성실한 답변 때문이었는데요. (관련 영상)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부산시 예산이 약 10조가 넘습니다. 이 예산이 효율적으로 잘 쓰이기 위해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시의회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부산시의회는 여야의 균형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47분의 의원 중 대선 전까지 야당이었던 저희 더불어민주당은 저 혼자입니다. 때문에 제대로된 견제를 할 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저 동영상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의 공분을 느꼈는데요. 이번 일을 계기로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결과들이 이번 대선에서도 나타났고 아마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날 것 같습니다. 어떤 시민분께선 제 눈물을 '시민을 위해 대신해 울어준 눈물'이라며 '시민을 위해 대신 눈물을 흘려줄 정치인을 원한다'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 소녀상 조례를 발의를 결심하신 과정도 그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조례 제정 이전에 의원님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것 또한 저를 두 번 놀라게 하는 일 이었습니다. 과거 다큐멘터리를 통해 할머니의 증언을 보게 되었는데요, 매우 가슴이 아프고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대학생과 시민들이 소녀상을 설치하기 위해 방방곡곡 뛰어 다니고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을 보니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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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과 함께하는 정명희 의원 ⓒ 정명희 의원 인스타그램


- 2016년 12월 28일에 소녀상이 철거되고, 31일에 다시 설치가 되었습니다. 저희 부산 평화나비도 그 안타까운 현장과, 설치되는 감격스러운 현장까지 함께 했었는데요, 의원님은 어떠셨나요?
"저도 그 현장에 있었고, 우여곡절을 보면서도 시민들의 '관심' 이 아니었더라면 철거가 됨에도 불구하고 다시 설치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합니다. 촛불시민의 동력이 있었기에 소녀상이 최종적으로 설치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 사실 2015년 12.28 합의와 일본의 소녀상 철거 압박만 아니였다면, 앞서 언급한 불미스러운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촛불혁명으로 인해 정권교체가 일어났고 차기 정부가 들어섰는데요. 그러나 과거 역대 정부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 사례는 없습니다. 이제는 지방정부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적극적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눈치가 보인다며 아직까지 지방 자체에서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지방분권'을 그렇게나 외치면서 자체적으로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외면하는 행동을 무능하고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주권 시대가 되었는데도 시민들의 열망에 반하여 부산 시의회가 '소녀상 조례' 심의를 임의적으로 보류한 것도 그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현재의 문재인 정부는 차근차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12월 28일 합의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수용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조금 더 바라는 부분은 12.28 합의에서 이면 합의가 반드시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그 부분에 대해 진상을 밝혀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 네, 저희도 반드시 그렇게 해 주었으면 합니다. 2월 27일에 소녀상 조례를 단독 발의하셨는데요, 소녀상 조례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크게는 두 가지 입니다. 피해자 분들의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부분과,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기념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에 조금 더 중점을 두었다고 생각해도 될 거 같은데요, 역사보조 연구 관련한 부분을 활성화하고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이나 동상의 설치 지원 및 관리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현재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염두해 둔 것이기도 합니다."

- 마무리로 이제 의정 활동이 약 1년 정도가 남았는데요, 차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약 3년의 시간동안 제 입은 '시민의 입' 이다 라는 생각으로 끝없이 달려왔고, 제 발은 시민의 발이다라는 생각으로 하염없이 뛰어다녔습니다. 의원직이 종료된 이후에도 '시민'을 위한 삶을 계속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구에 제 동료 분들이 진출하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여러분이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국민주권시대에 걸맞는 '소녀상 조례'를 통과시켜야 할 의무감이 더욱 강하게 드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서로 좋은 모습으로 뵈었으면 좋겠네요."
#정명희의원 #부산 #소녀상 #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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