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 버그내 순례길을 따라서

솔뫼성지서 신리성지까지... 합덕제·전통시장 지나치며 지역 숨결 느껴

등록 2017.06.13 18:48수정 2017.06.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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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버그내 순례길 ⓒ 한수미


당진이 위치한 내포지역은 천주교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곳이다.


일찍부터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거주했고 모진 박해를 피해 곳곳으로 이주하며 신앙을 확산시켜 나갔다. 당진의 버그내 순례길은 한국천주교회의 초창기부터 이용됐던 순교자의 길이다.

특히 당진은 삽교천의 물줄기를 중심으로 내포의 사도라 불리던 이존창 루도비코의 탄생지이자 활동지였다. 또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태어난 곳이며 서양 선교사들이 첫 발걸음을 내딛고 신앙 활동을 꽃 피웠던 지역이다.

천주교의 숨결이 살아 있는 당진의 버그내 순례길 코스는 주요 성역이 되는 솔뫼성지와 원시장·원시보 형제의 탄생지, 신리성지의 다블뤼 주교의 교우촌, 합덕성당이다.

솔뫼성지에서 시작해 신리성지까지 총 13.3km의 도보 길로  현재 보행도로와 이정표, 편의 시설 등이 곳곳에 설치돼 걷기 좋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합덕시장과 합덕제 등을 지난다.

성지와 성역의 순례를 통해 나를 수련하고 종교 활동 참여는 물론 지역민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버그내 순례길의 대표적인 장소를 소개한다.


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버그내 순례길 ⓒ 한수미


솔뫼성지

솔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방인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탄생한 장소다. 또한 김대건 신부의 증조할아버지 김지후 비호(1814년 해미옥사), 작은 할아버지 김종한 안드레아(1816년 대구 관덕정 참수), 아버지 성 김제준 이냐시오(1839년 서울 서소문 참수), 당고모 성녀 김 데레사(1840년 서울 교사)를 비롯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46년 서울 새남터 군문효수) 등 순교자가 11명에 이르는 신앙의 중심이다.

많은 이들은 솔뫼성지를 신앙의 못자리자 한국의 베들레헴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가기도 한 솔뫼성지는 소나무 숲으로 이뤄져 있으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가와 십자가의 길, 기념성당 및 기념관 등으로 구성됐다.

■위치 : 당진시 솔뫼로 132
■문의 : 362-5021~2

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버그내 순례길 ⓒ 한수미


합덕제와 합덕수리민속박물관

합덕제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70호로 지역민들에게는 합덕방죽 혹은 합덕연지, 연호·연지·하호·연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후백제의 견훤이 신라 말기에 이곳에 둔전을 개간하고 둔병과 말을 주둔시켰는데, 당시 병사들에 의해 합덕제가 축조됐다고 알려져 있다.

합덕제의 제방은 원형대로 길게 곡선으로 이뤄져 있으며 규모가 평지로부터 높이 7.8m, 전체길이 1771m에 이르는 큰 방죽이다. 저수 면적은 103ha며 그 외 물을 이용했던 면적은 726ha에 이른다. 한편 바로 옆에는 농경문화를 보여주는 수리전문 박물관인 합덕수리민속박물관이 자리해 있다.

■위치 : 합덕읍 덕평로 379-9
■문의 : 350-4931

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버그내 순례길 ⓒ 한수미


합덕성당

합덕성당은 1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합덕성당은 박해를 받을 때 순교의 장소가 되기도 한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성당 뒤뜰에는 성직자 묘지가 있다. 성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최양업, 최방제 신학생의 스승인 이 매스트르 신부의 묘다.

또 1861년 한국에 입국해 전교하다 병사한 홍병철 신부의 묘가 있다. 이외에도 백문필 신부와 심재적 신부의 묘가 안치돼 있다. 합덕성당은 지금까지 사제 30명과 수녀 54명, 수사 5명을 배출해 성소의 못자리로도 유명하며 현재 충남 지방문화제로 지정돼 있다.

신리성지

조선천주교회의 요람이라고도 불리는 신리성지는 한국천주교회의 초기부터 끊임없이 예비자와 신자, 순교자가 배출된 곳이다. 성지 내에 성 손자선 토마스의 생가로 이곳에서 성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가 머물며 선교 활동을 해 왔다.

또한 조선 순교사 비망기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조선 제5대 교구청이기도 했다. 한편 기념성당은 현대식 건축 양식으로 건립돼 있으며 2006년에 축성됐다.

생가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무명 순교자 묘지가 안치돼 있으며 총46기의 줄 무덤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병인순교 15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월에 순교미술관이 개관했다. 순교미술관에는 한국 유일의 화폐인물영정작가 일랑 이종상 화백이 완성한 성직자들의 영정화와 순교기록화 등 총 18점의 작품들로 전시돼 있다.
#충남 #당진시 #순례길 #버그내 #합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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