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사람들은 내게 '또라이'라지만, 후회 않는다"

국민의당 워크숍서 녹색 스카프 두르고 "나는 왜 국민의당 선택했나" 강연

등록 2017.06.13 19:33수정 2017.06.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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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입당한 이 의원(사진, 당 원내수석부대표)은, 13일 강원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나는 왜 국민의당을 선택했나'란 주제로 강연했다. ⓒ 유성애


"새로운 집을 짓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다 지어진 집을 부숴서 새로운 집을 짓기는 어렵지만,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집을 짓기는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당을 선택했습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밝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다. 지난 4월 초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입당한 이 의원(당 원내수석부대표)은, 13일 강원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나는 왜 국민의당을 선택했나'란 주제로 강연했다. 여기에는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의원 30여 명, 전국 지역위원장 등 210여 명이 참석했다.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이나, 역사가 오래된 당들은 하나같이 그 안에 기득권이 켜켜이 쌓여서 새로운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돼 있다", "국민의당은 비록 어설프고 한심한 게 많다고 할지라도 새롭게 짓기가 훨씬 쉽고 혁신도 훨씬 용이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 대표색인 녹색으로 옷차림을 맞췄다. 청록색 윗옷을 입고 녹색 무늬가 들어간 스카프를 두른 이 의원은 "민주당에 있을 때, 저는 친노(무현계)도, 친문(재인계)도, 참여정부에서 일한 사람도 아니었고 그냥 이방인이었다"라며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출신 성분이 별로 좋지 않아서 결코 지도부가 될 수는 없다, 당권에 가까이 갈 수는 없다'"라는 말을 우리끼리 했었다.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민주당에서 계파 간 갈등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 계파라든가 이런 게 얼마나 불공정하게 작용하는지 볼 수 있었고, 이것은 뭔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최근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제 지역구에 가면 사람들이 왜 거기(국민의당) 가서 고생하냐면서 제게 '또라이'라고 그런다",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기도 한다"며 "그러나 저는 후회하지 않는다. 제가 한 자리 차지하려고 온 게 아니라, 국민의당이라는 제3당을 통해 새 정치를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탈당 당시) 사람들이 '국민의당도 문제가 많다. 어설프고 기초가 안 돼 있다. 답답할 것이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면서도 이에 반박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각기 '다 지어진 집'과 '완성되지 않은 집'에 비유하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비해 신생 정당이기 때문에, 기둥을 짓고 주춧돌을 다시 심는 게 훨씬 더 쉬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집이 아직 완성이 안 돼 지난 대선 때 충분히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제3의 길과 새로운 정치혁명을 일관되게 보여준다면 국민의 대안(정당)이 될 날이 올 거라고 본다"며 "국민의당이 걷는 노선이 시대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힘내시라", "우리가 정신 차리고 똘똘 뭉치면 시대가 우리에게 있으니 2020년 총선에서 더 큰 세력이 돼 제1당이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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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이언주 의원의 '나는 왜 국민의당을 선택했나' 주제 강연을 듣고 있는 당 지도부와 지역위원장의 모습. 국민의당은 13일~14일 강원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진행한다. ⓒ 유성애


이 의원은 지난 4월 6일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를 돕겠다며 "새 정치 질서를 위해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으로 간다"고 알렸다(관련 기사: 이언주 "민주당 경선 보니 희망 없어, 박차고 나가기로").

김동철 "문재인 정부, 민심은 조변석개인데 인기영합적 처방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강연에 앞선 인사말에서 "문재인 정부에 우려되는 것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 없이 인기영합적 처방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 "민심은 무상하고, 민심은 조변석개로 변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께, 지지율에 취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직 장관도 임명되지 않은 상황, 해당 부처에 대한 진단과 분석도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원맨쇼를 벌이는 것이야말로 저는 실패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라고 비판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모두발언에서 "이번 대선 패배가 국민의당이 앞으로 성공하느냐, 또 어떻게 승리할 것이냐를 가르쳐주는 너무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은 변화의 정치세력, 체인지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혁신해 국민의 지지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13일~14일 강원도 고성에서 1박 2일간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진행한다. 참석자들은 13일 오후 이언주 의원과 김태일 혁신위원장 등 강연을 듣고, 전체 토론과 자유 토론 등을 통해 국민의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6·15 남북 공동선언 기념일을 하루 앞둔 14일에는 통일전망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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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13일~14일 강원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진행한다. 참석자들을 맞이하고 있는 이태규 의원(가운데) 모습. ⓒ 유성애


#국민의당 이언주 #이언주 탈당 이유 #국민의당 입당 #제3정당 #안철수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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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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