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두둔한 유진룡, 빤히 쳐다본 박근혜

[박근혜 10차 공판] 법정에서 작심발언 "문제 공무원이란 건 쫓아내려는 변명"

등록 2017.06.13 19:27수정 2017.06.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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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권우성


'피고인 박근혜' 앞에 '증인 유진룡'이 섰다.

검사 : "2013년 8월 21일 대통령 대면보고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 진재수 두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며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나요?"

유진룡 : "정확히는 '나쁜 사람이라더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더 기억에 남는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10차 공판에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부당한 인사 지시를 거듭 증언하며 '나쁜 사람'으로 찍혔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을 두둔했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은 고개를 들어 빤히 유 전 장관을 바라봤다.

노 전 국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씨가 출전한 2013년 4월 경북 상주 승마대회 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최씨는 딸의 준우승에 반발,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고 이 이야기는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감사 지시로 문체부에 전달됐다. 그런데 노 전 국장은 감사 결과 최순실씨와 그 반대세력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유 전 장관은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노 전 국장의 좌천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여기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국장이 나쁘기는커녕 능력과 인품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변명하기론 노 전 국장이 많은 문제가 있던 공무원이라고 하는데 실제 노태강이란 사람은 저희 부에서 상위자나 하위자 모든 다면평가 결과 최상의 성적을 받았다"고 했다. 또 "그의 능력은 동료까지 다 인정한다"며 "노 전 국장을 쫓아내기 위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말했다.

"노태강, 울면서 징계해달라고 했다"

그는 노 전 국장을 보호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도 털어놨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께서 인사 조치하라고 했을 때 직위해제, 해임, 파면까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최대 조치는 그를 체육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노 전 국장이 울면서 '저를 징계하지 않으면 부처가 큰일난다'고 해서 한 달간 직무 정지 후 박물관으로 옮기도록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 전 국장은 최근 2차관으로 발탁, 문체부에 복귀했다.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 변호인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거듭된 지시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지시를 몇 번 받았냐"고 물었고, 유 전 장관은 "방금 읽은 부분에 다 나온다, 종이를 달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 변호사는 "뭘 주긴 주냐, 그냥 들으면 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유 전 장관은 "지금 반말하시냐"고 맞받아쳤다. 결국 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가 나서 "유영하 변호인은 법조인이다, 감정적인 면이 개입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의를 줬다. 순간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지자 박 전 대통령도 따라 웃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발언을 거부했다. 하지만 최순실씨는 유진룡 전 장관에게 "체육은 좌우파 심한 분란이 있었고, 승마도 문제가 있던 걸 알고 있냐"고 물었다. 또 "상주대회 판정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제대로 감사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제가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됐는데 저는 판정시비한 적 없고, 경찰에 불려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질문 도중 한숨을 내쉰 유 전 장관은 "체육에서 좌우파를 얘기하는 것은 무리 같고, 저는 피고인이 판정 시비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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