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절대, 혼자가 아니예요

등록 2017.06.20 12:15수정 2017.06.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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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꽃다운 청춘이 세상을 버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시작했을 즈음, 신입생으로 학교에 들어왔을 까마득한 후배였다고 해요.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을테고, 경쟁을 이겨내며 연구를 했을 거예요. 학교를 나와 자신의 직업을 갖고,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으로 치열하게 일을 했을 겁니다. 게다가, 이제 막 새로 태어난 아기와 함께 새로운 행복을 기대했을 그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나니,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어떤 사정이 있을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세상이 일을 하는 청춘들에게 죽음과 맞바꿔야 하는 '치열함'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분명히, 요즘의 세상은 '인간으로서 견뎌낼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과 열정, 그리고, 치열하다 못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만 같는 경쟁을 강요해요.

게다가, 그런 경쟁을 간신히 이겨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남는 것은 '너덜너덜해진' 자존감과 쇠약해진 육체, 뿐일 때가 많아요.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지, 절망과 우울의 우물안에 우리를 가둘 때가, 당신에겐 없었나요?

우리, 제발, 더 이상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너의 노력이 부족했다, 몰아세우지 말아요. 안타까운 청춘의 죽음에, 더 이상 우리의 잘못은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결국, 우리의 가족이고, 우리의 이웃, 아닌가요?

쓸쓸함과 우울함으로 나섰던 저녁의 산책길. 아스팔트 위에 그려진, 난이라도 쳐 올린 듯한 작은 싹의 자태에 감동하게 됩니다. 우울감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너무도 멀고 큰 문제이니, 이런 작은 것들이 던지는 위안에 잠시 마음을 다스리게 되네요.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 이런 모든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감동하며 살아갑시다. 아무리 사는게 거지같아도, 당신을 생각하며 미소짓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 미소 안에서 위로받으며 살아남아요. 위로가 위로를, 미소가 사랑을 불러오는 그 안에서, 상처를 걷어내고, 모독과 모욕을 '우리 같이' 당당히 막아내며, 그렇게, '살.아.갑.시.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그 슬픔이, 슬픔의 기억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믿습니다. 그러니, 제발, 쓰러지지도 포기하지도 말아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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