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다 남의 반지 잃어버린 동료, 실수는 어디까지?

[리뷰] 기타무라 가오루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등록 2017.06.28 13:16수정 2017.06.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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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겉표지 ⓒ 작가정신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만한 말이다. 소박한 포장마차건 고깃집이건 잔디밭이건 술이 있다면 어디든 좋지 않을까.


술 마시고 실수를 하지 않으면 금상첨화다. 구토를 하거나 타인에게 시비를 걸거나, 취해서 거리에서 쓰러지거나 집에 찾아가지 못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술이 있는 장소는 정말 좋은 곳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사가 그렇듯이 술자리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사소한 일로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깽판'을 치는 친구도 있을 수 있다. 술자리에서 뻗는 친구도 가끔 나타난다.

그런 친구와는 앞으로 함께 술마시기 힘들겠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자신이 무슨 말과 행동을 했는지 다음날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진짜 기억 못하는 건지 아니면 민망해서 시치미 떼는 건지 모르겠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모습

기타무라 가오루의 2011년 작품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에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술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한 출판사에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미야코'라는 여성.


그녀도 거의 매일 술집을 찾을 만큼 술을 좋아한다. 동료들과 함께 여행가서 술을 마시고 남는 술이 있으면 '남겨서야 될 말인가. 내가 다 없애주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버리긴 아까우니 자신의 위 속으로 옮겨 담는 것이다.

술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다. 처음에는 분명히 식탁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닥에 주저 앉아서 혼자 '부어라 마셔라' 하기도 한다. 술에 있어서는 꽤나 강적인 셈이다. 술 마시고 사소한(?} 실수를 하기도 한다. 편집장의 흰 셔츠에 와인을 쏟기도 하고, 동료의 명품백을 열고 그 안에다 구토하는 경우도 있다.

미야코의 여성동료도 만만치 않다. 회사 내의 한 남성동료가 결혼을 하게 되서 그 전에 술자리를 갖게 됐는데, 미야코가 '문언니'라고 부르는 동료가 그 남성동료에게 반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손가락에 끼우고 화장실에 간다. 문제는 그 반지를 화장실 세면대 배수구에 빠뜨리고만 것. 미야코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의 실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어디서나 술술 넘어가는 술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술자리에서 실수 한 번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그 수위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 웃음으로 넘길 만한 모습도 있고, 즐거운 분위기가 갑자기 싸늘해질 정도의 실수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술 좋아하는 사람은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타인의 실수에 비교적 관대한 편이기도 하다. 자기도 술마시고 실수할 때가 있는데, 남이 그런다고 해서 잔소리하거나 타박하기는 힘들다.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는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있다. 상사와 부하직원, 동료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술자리에서의 즐거운 일 또는 황당한 사건 등. 어떤 직원은 출장와서 머문 호텔바에서 술을 마신 뒤 호텔 복도에서 쓰러져 잠들기도 한다.

작품의 제목처럼 술이 있으면 좋지만 스스로 술을 조절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지만, 취하면 술이 사람을 먹는다고 하던가. 이 세상에 괴로운 일과 슬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그나마 술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술은 모든 것을 잊게 해주니까.
덧붙이는 글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 오유리 옮김. 작가정신 펴냄.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오유리 옮김,
작가정신, 2016


#술 #기타무라 가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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