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병으로 주민 떠난 강에 수달이 살고 있다

울산석유화학공단 한 복판 울주 목도상록수림에서 수달 배설물 확인

등록 2017.06.27 15:37수정 2017.06.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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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유화학공단 한복판에 위치한 작은 섬 목도에서 많은 양의 수달 배설물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생명의 숲(이사장 정우규)은 천년기념물 제65호인 울주 목도 상록수림(蔚州 目島 常綠樹林)에서 청소 활동을 벌이던 과정에서 수달의 서식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 배설물을 다수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울주 목도 상록수림에서 수달의 배설물이 맨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006년 5월이며 이후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더 발견된 바 있다. 이번이 네 번째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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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생명의숲이 27일 공개한 울주 목도상록수림의 수달 배설물 사진 ⓒ 울산생명의숲


울산생명의숲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수달의 배설물 흔적은 처음 발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이 확인됐다"며 "지난 2012년 발견 때보다 분포지역이 2배 정도 많고 양도 많아 목도의 생태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주 목도 상록수림은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공단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은 S-OIL의 유류저장시설과 원유하역시설, 온산항 등 항구시설로 둘러싸여 있어 동식물의 서식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윤석 울산생명이 숲 사무국장은 "목도가 위치한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는 1983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해병인 온산병이 발생한 지역으로 주민들이 모두 이주한 지역"이라며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해당하는 수달의 흔적이 12년째 계속 발견되고 흔적의 수와 발견되는 면적이 늘어가는 현상은 중금속 오염이 심각했던 바다의 건강성이 많이 회복되었다는 생태학적 증거가 돼 발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목도에서의 수달 서식은 경상도읍지의 울산부읍지(1832), 영남읍지 울산부읍지(1871) 등에 기록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매우 오래됐다.


울산생명의숲은 2012년 배설물 확인 후 무인자동카메라를 이용해 수달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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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목도상록수림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한 복판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65호 울주 목도 상록수림(왼쪽)이 모습과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오른쪽)의 모습 ⓒ 울산시, 문화재청


한편 수달은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30호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이다. 족제비과에 속하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널리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북부 및 중부, 부산 장림, 강릉, 지리산 주변에서 서식한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달은 한국전쟁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산간 하천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짐승이었으나, 한국전쟁 이후 사람들이 함부로 잡고, 하천의 오염으로 인해 먹이가 감소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덧붙이는 글 뉴스행동에 동시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수달 #목도상록수림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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