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처벌, 최선의 결과 자신'... 어이없는 변호사 광고

페북 '스폰서 광고' 내용 봤더니... '범죄마저 변호사로 처벌 피한다' 인식 퍼트릴 위험 있어

등록 2017.06.28 21:24수정 2017.06.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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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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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법률상담 스폰서 페이지에 등장한 황당한 광고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소형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페이스북 서핑 중에 뜬금없는 링크와 함께 올라온 정체불명의 게시글 제목이다.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서핑을 즐기며 화면을 내리다 보니 갑자기 '추천게시물'이라는 글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 게시글은 '좋아요'를 누른 적도 없는 처음 보는 회사의 페이지인데, 어쩐 일인지 페이스북 친구들의 최신 게시물 사이에 등장했다. 이른바 '스폰서 광고'였다.

이 스폰서 게시글에는 '성매매도, 몰카도 불법인데 둘 다 한 경우…. 변호사가 필요할 땐 OO!'라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올려져 있다. 순간 호기심과 궁금증까지 불러일으키며 그야말로 클릭을 유도한다. 링크를 누르니 한 법률상담 서비스의 질의응답 코너로 연결된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약 한 달 전 성매매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소형카메라로 몰래 촬영해 소송을 당해 법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문의가 올라와 있다. 바로 아래에는 이 사례의 답변에 응한 변호사 4명의 상세한 답변이 올라와 있다. 문제는 해당 답변들이 중대한 범법 행위에 대한 몰카 범죄에 대해 처벌수위를 '최선의 결과'로 자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답변에 응한 한 법무법인의 변호사는 "실형 가능성도 있으나 크지는 않다"며 "조사 과정에서 메모리가 복구될 수 있고 다른 여성의 영상이 있는 경우 가중처벌까지 가능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상담을 원할 경우 사법시험과 대형로펌 경력 등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를 안겨준다"고 썼다.

또 다른 변호사도 "형사사건의 경우 수사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미리 예단하지 말고 유리한 정상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라며 꼭 본인과 상담하기를 권했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결과'가 어떠한 결과를 의미하는지 추측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과연 이것을 법률 상담회사의 광고 글이라고 올린 것일까? 물론 실수와 오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전문변호사가 가장 적절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힘없는 성매매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행위를 상황 설정으로 만들어 광고하는 것은 법률을 다루는 전문가 집단과의 방향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일명 '몰카 범죄'라 불리는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사람이나 신체 부위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고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중한 성범죄다. 매일 빈번하게 발생하는 몰카 범죄에 많은 여성이 불안에 떨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이 중대한 범법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편에서 법리행사를 대신하는 사람이지만, 실수나 오해 등으로 억울한 혐의를 받았을 때 이 무고함을 뒷받침하는 조력자일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이들을 선임하는 이유가 범죄의 사회적 위험에 비춰볼 때 무조건 형량을 낮추거나 범죄를 옹호하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될 일이다.

누구나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는 있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르고도 변호사의 대처로 다 알아서 처리할 수 있고, 또 믿고 기다리면 된다는 인식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전국 수백 명의 전문 변호사와 함께한다는 이 법률상담 회사. 꼭 필요한 변호사를 연결해주고, 전문변호사와 직접 법률상담 할 수 있는 더 나은 광고방법을 고민하길 바란다. 법률을 다루는 만큼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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