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대 영산강 강조한 까닭은..."

[인터뷰] 구충곤(화순군수) 영산강유역권행정협의회 의장

등록 2017.07.03 09:12수정 2017.07.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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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유역권 행정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구충곤 전남 화순군수는 “영산강 고대문화권 역시 제3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들어있었으나 제4차 국토개발계획에서 빠졌다”면서 “제5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반드시 영산강 고대문화권이 포함되어야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윤광영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영산강 고대문화권 개발 사업'이 성공하려면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산강유역권행정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구충곤 전남 화순군수는 6월 30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토종합개발계획 대부분은 신라문화권·가야문화권·백제문화권 등 고대문화권에 토대를 두고 입안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구 군수는 "영산강 고대문화권 역시 제3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들어 있었으나 제4차 국토개발계획에서 빠졌다"면서 "제5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반드시 영산강 고대문화권이 포함되어야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군수는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가 영산강 고대문화권 개발 사업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영산강 유역권 행정협의회는 나주·목포·담양·화순·영암·무안·함평·장성군 등 영산강 유역 8개 지자체로 구성돼 있다. 구 군수는 의장을 맡아 영산강 고대문화권 개발 사업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구 군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왜 하필 고대 영산강 유역 문화권 개발을 강조했겠나"라고 되물으며 "서남해 바닷길과 영산강은 하나로 결합되어 해양을 통한 동아시아의 교류 관문 역할을 했다. 이제 다시 지정학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영산강 유역과 전남지역 서남해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 군수는 영산강 유역 시군별 사업 방향을 예시하면서 목포에 '동아시아 해양문화전당'을 건립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고대 뱃길, 마한의 동아시아 베니스사회 형성 관련 유적과 유물, 신라 때의 회진포와 청해진의 상징, 불교 선종의 유입 경로와 문화양상, 진도 삼별초 및 오키나와 이주, 공도와 해금의 폐해, 이순신과 다도해 등등 콘텐츠는 차고 넘친다"라고 강조한 그는 "목포 동아시아 해양문화전당은 신해양시대의 매우 의미 있는 문화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5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반드시 영산강 고대문화권이 포함되어야"

- 광주전남 숙원이었던 영산강 고대문화권 개발 사업이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채택되었다. 현재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현재는 대통령께 각 부처가 주요 업무를 보고하는 시기다.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가 영산강 고대문화권 개발 사업을 새정부 국정 아젠다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서 빠질 우려가 있다. 설령 포함시킨다 하더라도 사업의 본래 취지와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국토종합개발계획 대부분은 신라문화권·가야문화권·백제문화권 등 고대문화권에 토대를 두고 입안하고 있다. 영산강 고대문화권 역시 제3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들어 있었으나 제4차 국토개발계획에서 빠졌다. 제5차 국토개발계획에는 반드시 영산강 고대문화권이 포함되어야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빛을 발할 수 있다."

- 중앙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전남도나 영산강 유역권 지자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할 것 같다. 
"물론 전남도에서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려되는 부분은 전남도를 중심으로 스케일 있게 계획을 잘 만들어서 중앙정부에 전달해야 하는데 자칫 조악하게 설계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한 중앙부처 간부는 '호남지역의 계획이 스케일을 담지 못하고 조악하다'는 우려를 했다. 자기 검열하지 말고, 과감하고 웅대하게 호남의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담아야 한다. 

영산강 유역권 행정협의회도 마찬가지다. 우린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체 예산으로 용역을 발주했다. 그리고 전남도에서도 시·군의 의견을 반영하는 계획을 만들기 위해 논의 자리를 소집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먼저 관련 학계의 학문적 성과에 토대한 개발계획을 세워야 설계가 세련되고 정밀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 예산을 집중하여 행정의 물리력을 담보해야 한다. 예산이 힘이다. 그리고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약속하신 우리 지역 관련 여러 가지 공약을 잘 종합하여 파편적인 사업이 아니라 총체적인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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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의 일출 ⓒ 남진우


- 그렇다면 무엇이 담론이 되어야 하고, 마스터 플랜의 핵은 무엇이어야 하나.
"대통령 공약에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계기로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권 개발'이 명시되어 있다. 그 세부 내용으로 '나주, 화순, 영암, 담양, 함평, 해남 등 고대문화자원 개발과 글로벌 고대문화권(고대 마한문화촌) 테마파크 조성'이 있다. 전라도의 지난 1018년부터 2018년에 이르는 중세와 근대 및 현대에 이르는 1000년 기간도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그 이전의 고대 및 중세 초기 천년도 중요하다. 대통령의 공약은 거기에 포인트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왜 고대 영산강 유역 문화권 개발을 강조했겠나. 공도(空島)와 해금(海禁) 이전의 서남해 바닷길과 영산강은 하나로 결합되어 해양을 통한 동아시아의 교류 관문 역할을 했다. 마한과 백제 및 신라와 후삼국 그리고 고려 전기에 이르는 평화와 공존, 교류와 소통의 시대였다.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정세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환태평양시대에서 G2 및 아시안 시대가 열렸다. 이제 다시 지정학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영산강 유역과 전남지역 서남해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담론의 키워드다.

마스터 플랜은 다시 강조하지만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권을 제5차 국토개발종합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과 절차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9월에 국회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려고 한다. 영산강 유역의 고대문화 성격, 5차 국토종합계획수립 할 때 넣어야 할 배경과 이유, 사회경제적 여파, 영산강 문화자원의 유네스코 등재 필요성 및 방향, 중국의 이수와 치수 사례 등을 다루고자 한다. 영산강 유역권 행정협의에서 주최하고, 여러 국회의원님실과 공동으로 주관하고자 한다."

"나주 반남은 '마한의 심장'으로 복원, 목포엔 '동아시아 해양문화전당' 건립해야"
 
- 특정 공간으로 이야기를 끌고 들어가 보자. 영산강하면 나주가 떠오른다.
"그렇다.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권의 핵심은 나주이다. 나주는 현재 영산강 유역의 호반 도시 성격을 띠고 있지만, 고대사회 때에는 나주는 해안도시였다. 따라서 해양과 내륙이 만나는 나주의 반남과 다시면 및 영암 시종면 일대가 마한사회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고분과 성곽 등 마한 관련 유적이 집중 분포되어 있는 배경이다.

반남고분군을 관통하는 우회 도로를 조성하고, 나주와 영암, 무안과 함평 일원에 흩어져 있는 마한과 백제 때의 주요 유적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거나 발굴하고, 원형을 복원해야 한다. '마한의 심장, 반남'을 되살려 내야 한다. 문화유적 조사와 발굴 비용만 해도 수천억이 소요된다고 한다. 막대한 예산을 문화청에 요청하면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연차적 계획을 잘 세워야 하고, 정부의 부서별로 예산 조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국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등 유관 부서별로 예산 배정을 위한 정밀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 목포는 고대 해양시대에 영산강의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다.
"목포는 근대 도시로 고대문화자원이 많지 않은 지역이다. 그러나 목포는 영산강 유역 고대사회와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바닷길을 통해 연결되는 관문이다. 특별하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광주에 있는 아시아 문화전당과 필적할 만한 규모로 목포에 '동아시아 해양문화전당'을 건립하자는 것이다.

콘텐츠는 이미 풍성하다. 낙랑-마한-가야-왜국을 잇는 고대 뱃길, 마한의 동아시아 베니스사회 형성 관련 유적과 유물, 신라 때의 회진포와 청해진의 상징, 불교 선종의 유입 경로와 문화양상, 진도 삼별초 및 오키나와 이주, 공도와 해금의 폐해, 이순신과 다도해 등등 차고 넘친다. 아울러 해양 영유권 분쟁 시대에서의 공존과 평화의 방향, 신해양시대의 비전 등을 담으면 목포 동아시아 해양문화전당은 신해양시대의 매우 의미 있는 문화플랫폼이 될 것이다."

- 영산강 유역권 전체를 하나의 역사문화 자원으로 연계할 수 있는 설계를 하겠다는 구상인가.
"그렇다. 남들은 없는 것도 만들어 내서 관광 코스를 만든다. 하지만 영산강 유역권은 있는 자원에 손만 얹으면 된다. 화순은 청동문화를 비롯한 선사시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고인돌공원을 특화시켜 세계 거석문화공원으로 확대 개발해야 한다. 담양은 광주 신창동 유적과 함께 일본의 요시노가리공원과 같은 마한시대를 대변하는 역사문화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장성은 고대산성의 정비 및 복원으로 특화했으면 하고, 함평은 월야면 만가촌 유적을 고대 묘제 노천 전시장으로 활용하면 매우 특색 있을 것이다.

무안의 경우 몽탄 일대를 목포와 나주를 연결하는 영산강 뱃길 복원과 수상 레저 시설의 중심 거점으로 충분히 살려낼 수 있다. 영암은 왕인 박사와 관련된 상대포 및 주변 유적을 확대 개발할 필요가 있고, 시종면의 마한역사문화공원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 방대한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역역량을 어떻게 편제해야 하는지 얘기해 달라.
"가장 시금한 것은 영산강 고대문화권 개발을 위한 추진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지자체와 관련 학계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했으면 한다. 영산강 유역의 고대사회를 연구하는 전공학자들의 숫자가 매우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조금 있지만, 문헌 사학 전공자는 거의 없다고 한다. 학문 후속대의 양성과 육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현실적 대안으로 전라남도 농업박물관의 전시 기능, 전라남도 문화재 연구소의 연구 기능을 통합하였으면 한다. 그 외에 지역사를 전공하는 분야별 역사 전공자를 선발하여 전라남도 역사문화원을 출범했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님의 가야사 연구에 대한 언급 이후 지역사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 산하의 분산적이고 고립된 연구단체를 통합하여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같은 전문 기관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마한사 등 지역사 연구를 통한 총서 발간, 세계유산 등재 추진 및 사적지 확대 방안 마련, 관련 유적 학술조사 및 고대문화권 추진 전략 수립, 남도학 아카이브 구축 등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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