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도산서원을 이제서야 찾았습니다

등록 2017.07.03 16:04수정 2017.07.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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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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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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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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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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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안동에 다녀왔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안동에는 몇 번 가봤는데, 도산서원에는 처음 들러보네요. 왜 이제서야 왔는지 아쉬웠습니다.


"천원짜리에 그려진 것 맞지요?"
"네, 맞습니다. 구권에 그려져 있어요."
"(갑자기 놀라며) 네?! 신권에는요? 신권에는 없어요?"

퇴계선생이 그려진 천원짜리를 꺼내들고는, 매표소에 직원에게 투정을 부립니다. 지폐에 그려진 공간을 앞에두고 사진을 찍겠다며 만반의 준비를 끝냈는데, 신권에는 도산서원이 없다니요!

"하하... 싸우는 줄 알았어요."

서원으로 향하면서 괜히 시무룩해진 나에게, 일행이 면박을 준다. 싸운 것은 아니지만, 아저씨한테 괜히 심술이 나긴 했습니다.

하지만, 고즈넉한 서원의 풍경에 뾰루퉁해진 마음은 금세 풀리고야 마네요. 오랜만에 내려주는 빗방울이 반가웠고, 맞아도 괜찮을 만큼의 빗방울 덕분에 초록을 한껏 머금은 정원도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서원으로 가는 계단길을 안내하는 탐스러운 모란이 지고 난 풍경이 반기고 있었고, 오래된 기와지붕은 물기를 머금어 짙어진 빛깔로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었거든요!


석봉선생이 쓰셨다는 현판 아래엔, 유생들이 모여서 토론을 햇을 법한 널찍한 대청이 시원하게 열려있었고, 이 공간의 어딘가엔 열띠게 학문을 논하던 그들의 숨결이 남아있을 것만 같아서 더 반가웠어요.

처음으로 찾았던 도산서원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퇴계선생이 좋아하셨을 매화의 향기는 그대로 시간을 관통하였으나, 우리의 선비들이 걱정하던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권력은 우리에게 남아 있나요? (물론, 좋은 점만 볼 수는 없겠지만) 지도자로서의 '염치'를 논하던 그들의 '선비정신'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있나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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