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내리는 남수산, 대책 마련 시급하다

계곡부에 대규모 씽크홀 또 발생, 주민안전 심각

등록 2017.07.05 09:26수정 2017.07.0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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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남수산 싱크홀 2017년 7월 4일 새벽에 남수산 금매2리 배나무골에서 가로 약 50m, 깊이 약 30m 싱크홀이 또 발생 ⓒ 이규봉


지난 4일 새벽 4시 14분경 경북 울진군 매화면에 있는 남수산에서 천둥소리가 2~3회 울렸다. 그 소리는 새벽에 매화2리, 금매2리 주민들을 깨웠으며, 약 8km 떨어져 있는 울진읍 내리 주민들 일부도 들을 수 있었다.

확인결과 그 천둥소리는 남수산 배나무골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난 소리이며, 암반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내려앉으면서 낸 소리였다.

새로 난 싱크홀은 올해 봄부터 일부 갈라짐(크랙)이 보였던 곳으로 계곡부에 위치하며, 지름이 약 50m, 깊이가 약 30m 규모의 싱크홀이다. 주변 약 200m 거리에는 2007년 무너진 싱크홀과 지난해 4월 무너진 싱크홀이 있는 지역이다.

이 싱크홀들의 특징은 암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이며, 계곡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수산 전체가 바둑판처럼 지그재그로 갈라짐이 있기에 계속해서 추가 싱크홀과 무너짐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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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남수산 함몰 2016년 2월 23일 약 1.5km 길이로 갈라지고 함몰된 남수산 능선 ⓒ 이규봉


남수산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산 전체가 크랙이 갔기에 비가 올 경우 크랙부위를 통해 빗물이 모두 갱도로 몰리고 있으며, 싱크홀이 계곡부에 위치하기에 계곡으로 흐르는 물까지 모두 갱도로 유입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일정 부분 이상의 비가 내리면 갱도 입구를 통해 빗물이 나오고 있으나 갱도 입구 쪽이 추가로 무너져 막히거나 갱도 입구가 감당할 수 없는 비가 갑자기 내릴 경우 빗물은 모두 갱도 안으로 몰리고 그 압력은 산의 약한 부분을 밀어내어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안전문제로 갱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에 갱도 내부는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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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남수산 싱크홀 2007년 발생한 싱크홀로 이번 싱크홀과 약 200m 거리, 당시 안전진단이 허위였기에 2016년 2월 대규모 함몰이 발생 ⓒ 이규봉


매화2리 주민 최웅열씨는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모르겠다. 주민이 실수로 나무 한 그루 베면 큰 일이 나는데, 이렇게 강산을 훼손하고 주민이 안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데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고 하소연 하였으며, 주민 윤석남씨는 "남수산에 큰 규모의 싱크홀만 6~7개가 있으며,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주민들이 밤잠을 못잔다" 고 했다.


전병철 남수산석회광산반대범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남수산 전체가 무너지고 있다. 안전진단이 광산업자의 입맛에 맞게만 거짓보고서로 나왔다. 새 정부는 남수산 사태 전반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주민안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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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남수산 싱크홀 2016년 4월 발생한 싱크홀로 이번 싱크홀과 약 200m 거리에 있음 ⓒ 이규봉


남수산은 2016년 2월 23일 새벽에 석회광산 붕괴로 진도 4~5로 땅이 흔들리면서 넓이는 축구장 약 15개 규모로 길이는 약 1.5km로 갈라지고 함몰되었다. 1년 5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그동안 정부와 행정은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려보자면서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무마시켜왔다. 

안전진단 결과가 지난 6월 초에 나왔으나 주민들은 6월 22일 군청 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안전진단 무효를 선언하였다. 무효선언의 이유는 안전진단 결과가 광산업체의 셀프안전진단이 되었기에 그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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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산 안전진단 무효선언 2017년 6월 22일 남수산 석회광산 안전진단 무효와 재조사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 이규봉


안전진단 결과는 남수산 무너짐이 광산 때문이 아니라 지질현상이라는 것, 과채굴이 없었다는 것, 산사태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 등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집회를 통해 안전진단 비용을 광산업자가 3억 원을 내어 진행했기에 처음부터 객관적일 수 없었고, 안전진단을 수행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07년 1차 남수산 함몰의 원인을 조사하면서 광산과 무관하다고 허위로 보고한 사람을 이번 조사단의 책임자로 했다고 지적했다. 사실과는 전혀 반대의 거짓 보고서를 만들었으며, 광산업자의 입맛에 맞는 안전진단 결과를 도출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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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산 안전진단 무효선언 2017년 6월 22일 남수산 석회광산 안전진단 무효와 재조사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 참여한 주민들 ⓒ 이규봉


남수산 함몰의 원인이 광산이냐 지질현상이냐는 최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의하면 조사에 참여한 자문위원 교수조차도 원인을 지질현상으로 돌리는 것은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채굴은 무너진 시점에서 2년간이 채굴량이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산사태는 이미 곳곳에서 나고 있으며, 텅 빈 남수산이 일시에 무너질 경우 마을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는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주민들은 집회를 통해 안전진단 무효선언을 하였고, 행정에서 예산으로 남수산 진상조사를 새로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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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산 채굴 도면 남수산에서 광산업체가 30여년간 채굴한 도면으로 해발 40미터 갱도, 60미터 갱도, 80미터 갱도, 100미터 갱도, 120미터 갱도를 색으로 구분함, 지그재그로 교차하면서 채굴했기에 남수산의 속은 텅비어 있음 ⓒ 이규봉


#남수산 #울진 #광산붕괴 #싱크홀 #안전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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