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D-2... "개고기, 이제 그만 잡수시개"

동물보호단체들, 지난 9일 '개 식용 반대' 대규모 캠페인 진행

등록 2017.07.10 11:17수정 2017.07.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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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잡수시개! 지난 7월 9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있었던 '이제 그만 잡수시개'의 중심 슬로건인 " STOP IT 2017 - 이제 그만 잡수시개'는 중의적인 표현을 사용한 재치있는 슬로건이다. ⓒ 김은모


어떻게 보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식육견 논란은 오랫동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의 전통이다', '다른 동물들도 먹는데 왜 개는 안 되냐'는 주장부터 '개는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다', '가족과도 같은 개들을 어떻게 먹냐'는 반론까지. 개 식용 관련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댓글 내용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강아지 공장' 문제는 2016년 반려동물 자가 진료 문제를 거쳐 '이제 개를 그만 먹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문제로 옮겨왔다.

'개를 오랫동안 먹어왔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그만 먹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단체들이 모여 지난 9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STOP IT 2017, 이제 그만 잡수시개'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했다.

동물 유관단체 협의회(선임 간사 박운선),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등 여러 단체들이 힘을 합쳐 진행한 이번 행사에서는 여타 다른 행사와는 달리 많은 취재진이 몰려 식육 반대의 움직임에 사회적 관심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개는 그만 드시고 커피를 드시개'... 이색 부스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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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 커피를 지난 7월 9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렸던 '이제그만잡수시개' 행사에 참여했던 블랙소울커피는 CARE에서 진행하는 부스 미션을 완수한 이후 확인증을 보여주는 참가자에 한해서 아메리카노를 나누어주는 부스를 진행했다. ⓒ 김은모


이번 행사에서는 서명운동이나 과격한 퍼포먼스 대신, 동물 보호 문제를 잘 모르는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페이스페인팅 방식으로 동물 보호 문제를 알리거나, 미션을 완수한 시민들에게 시원한 커피를 제공하는 부스도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블랙소울커피'의 김승준(만 30세)씨는 "같이 일하는 친구가 유기견과 관련한 봉사를 자주 하는데, 같이 다니게 되면서 (동물 보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아직도 개를 식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개 식용 문제뿐만 아니라 '나비탕'이라는 이름의 보신탕 재료로 쓰이는 고양이, 샥스핀(상어지느러미)이라는 고급 식재료로 쓰이는 상어 보호를 위한 캠페인도 진행됐다.

'이제 그만 잡수시개' 행사에는 평소 동물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뮤지컬 배우 배다해씨, 원로배우 이용녀씨 등이 함께했다. 이용녀씨는 "최근 미국 하원이 전 세계에 개·고양이 식용 거래 금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내면서 금지 요구 대상 국가로 한국을 언급했다"며 "식육 행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한정애·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이정미 의원과 김한정 의원에게 각각 동물보호명예지킴이 위촉패와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식용견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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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사랑입니다. 지난 7월 9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있었던 '이제 그만 잡수시개'에는 우리에게 'TV 동물농장'으로 많은 이들이 알고있는 서울시 수의사회 회장 최영민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최영민 수의사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법이 제대로 제정되지 않으면 사람에게도 위험할 수 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 김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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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육견을 위한 행진 지난 7월 9일 진행한 '이제 그만 잡수시개' 행사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슬로건을 들고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우천때문에 잠시 연기되었던 거리 행진은 서울 광장에서 출발, 청계 광장, 광교 사거리, 을지로 입구를 지나쳐 돌아왔다. ⓒ 김은모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TV 동물농장> 자문의로 활동한 최영민 수의사(만 51세)는 "개 식용 찬성 관련 내용은 방송할 수 없지만, 개 식용 반대 관련 활동은 방송할 수 있다는 자체가 시대의 흐름이 개 식용 반대를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몇몇 행사 참가자들은 반려견들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개는 출입이 불가하다'는 시청광장 운영방침에 따라 행사장에 출입하지 못했다.

또한 행사 내용을 오해한 몇몇 시민이 부스로 찾아와 '여기서 보신탕을 주지 않냐'라고 문의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에게는 '개 식용 반대'라는 주장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뗀 행사인 만큼 앞으로 문제점들을 점점 고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식육견 #육견 #이제 그만 잡수시개 #개 식용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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