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간장 녹이는 기막힌 이 맛, '알랑가 몰라'

여수 선원동 수정횟집, 복달임에 좋은 노랑가오리

등록 2017.07.12 16:21수정 2017.07.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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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장에 먹는 노랑가오리 애는 미식가들의 애간장을 녹인다. ⓒ 조찬현


애간장을 녹인다. 노랑가오리 애(간)가 혀끝에 닿는 순간 입안에 사르르 녹아들며 내 마음을 뒤흔든다. 향긋한 풍미가 강한 참기름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애 맛을 제대로 입증한다. 노랑가오리 애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맛에 부드러움이 정말 좋다.


애간장을 녹이는 맛의 대표주자는 홍어애탕이다. 홍어 애는 날걸로 먹어도 좋지만 탕으로 끓여내면 속풀이에 더할 나위 없다. 홍어 특유의 맛과 향 때문에 물론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이 맛에 한번 빠져들면 쉬 헤어나기 어렵다. 푸아그라에 비유되는 아귀 간의 맛 또한 별미다. 입안에 녹아들며 애간장을 녹이기는 이 녀석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번에 맛본 노랑가오리 애 역시 결코 만만치가 않다.

노랑가오리 회, 씹을수록 깨가 쏟아지는 특별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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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수정횟집의 풍성한 상차림이다. ⓒ 조찬현


늘 그렇듯 이곳(여수 수정횟집)은 기본 상차림이 풍성하다. 수시로 바뀌는 다양한 먹거리가 미식가들의 눈도 입도 즐겁게 해준다. 바다를 품은 해초 향에 독특한 식감의 청각무침과 갈치속젓에 싸먹는 호박잎에 먼저 손이 간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쇠고기육전과 속살이 꽉 찬 돌게찜, 바삭한 향긋함이 스민 깻잎튀김도 맛깔나다.

오늘 음식은 노랑가오리 코스요리다. 참기름장과 함께 노랑가오리 애가 나온다. 한잔 술과 곁들여 먹으면 그 어느 누구도 순간 애간장이 녹아드는 건 불문가지. 어느새 노랑가오리 만의 세상으로 빠져든다. 노랑가오리 간은 천일염에 살짝 찍어 먹거나 깨가 쏟아진다는 고소한 참기름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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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가오리 애(간)가 혀끝에 닿는 순간 입안에 사르르 녹아들며 내 마음을 뒤흔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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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가오리 회는 씹을수록 배어나는 노랑가오리 특유의 맛이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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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가오리 회다. 날개살과 코 살을 회로 썰어냈다. ⓒ 조찬현


노랑가오리는 홍어목 색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로 주로 회나 찜으로 요리해 먹는다.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인기 있는 노랑가오리는 난태생으로 한꺼번에 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뼈 채로 요리해먹기 때문에 노랑가오리가 함유하고 있는 콜라겐과 황산콘드로이틴 성분이 연골과 관절에 특히 좋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어린이 성장발육과 성인병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본 메뉴인 노랑가오리 회다. 날개살과 코 살을 회로 썰어냈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도드라진다. 물렁뼈라 뼈를 발라내지 않고 살코기와 함께 그냥 같이 먹는다. 씹을수록 배어나는 노랑가오리 특유의 맛이 좋다. 깨가 쏟아지는 특별한 맛이다.

노랑가오리 회는 자신의 입맛 따라 다양하게 즐기면 된다. 그냥 된장양념에 먹는 된장빵이 좋지만 갈치속젓에 호박잎 쌈을 하거나 참기름장에 먹어도 좋다. 겨자소스에 먹어도 나름 잘 어울린다.

남도의 풍성한 상차림, 2인 6만원이면 차고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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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에서 숨을 살짝 죽인 부추에 갖은 양념을 한 노랑가오리 찜은 예술의 경지다. ⓒ 조찬현


"우리집 컨셉이 푸지게 주자입니다."

주인장(42.주태경)의 개념이 확실하다. 이곳 여수 선원동의 수정횟집은 남도의 인심을 제대로 보여준다.

농으로 "논밭을 팔아서 손님 대접을 할 거냐?"고 물었더니 "힘닿는 데까지 대접 하겠습니다"라며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노랑가오리, 2인 6만 원 상차림이다. 남도의 음식점답게 상차림이 풍성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노랑가오리 코스요리는 노랑가오리 애에 이어 노랑가오리 회가 나오고 찜 또는 노랑가오리 된장탕이다. 노랑가오리 찜과 된장탕 중 취향에 따라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가 선택한 건 노랑가오리 찜이다.

뜨거운 물에서 숨을 살짝 죽인 부추에 갖은 양념을 한 노랑가오리 찜은 예술의 경지다. 데친 듯 아니 데친 듯 푸풋한 부추에 쫄깃한 노랑가오리 살코기를 감싸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노랑가오리 회나 찜은 묵은지에 먹어도 좋다. 한국 사람은 어떤 음식을 먹든 역시 김치가 최고다. 

코스로 먹어본 노랑가오리 애, 노랑가오리 회와 찜, 기대 이상의 맛으로 다가온다. 음식은 식재료가 맛을 지배한다고 했는데 역시 그걸 다시 한 번 확인한 기회였다. 새벽에 돌산도 군내리 활어 위판장에 당일 구해온 노랑가오리로 요리를 한 것이다.

"매일 새벽 5시에 돌산도 군내리 활어 위판장에 갑니다. 음식은 식재료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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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가오리 회는 자신의 입맛 따라 다양하게 즐기면 된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복달임 #초복 #노랑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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