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피서는 산 좋고 물 맑은 지리산으로 떠나요

지리산 천왕봉 가는 길... 우리야영장펜션과 식당 그리고 무인카페 꽃자갈

등록 2017.07.15 15:32수정 2017.07.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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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은 지리산 계곡에 몸을 담그면 무더위와 스트레스가 순간에 다 사라진다. ⓒ 조찬현


지리산 계곡으로 떠나는 여행길이다. 지난 8일이다. 장맛비가 오락가락 한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라 그저 반갑기만 하다.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소식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냥 우린 목적지를 향해 떠나기로 했다. 가족과 하는 여행은 날씨와 무관하게 마냥 즐겁기만 하다.

물 맑고 산세 좋은 지리산 자락, 경남 함양 지리산 천왕봉 가는 길 초입에 있는 우리야영장펜션이다. 오전에 내린 집중호우로 계곡물은 시커먼 혀를 날름거리며 기세 좋게 흐른다. 계곡 물놀이는 아쉽지만 다음날로 미뤄야했다. 물놀이가 아니어도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 자연 속에서 머물다 보면 저절로 피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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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계곡물은 시커먼 혀를 날름거리며 기세 좋게 흐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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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오누이의 뒷모습이 정겹다. ⓒ 조찬현


지리산 자락 펜션에서 하룻밤... 대자연이 온몸을 감싸

한가롭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여행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고기를 구워 한잔 술을 기울이기도 하고 그냥 한가롭게 노닐기도 한다. 그네를 타는 아이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아이들, 모두가 다 즐거운 표정이다. 터줏대감 길순이(개)는 한가롭게 놀고 있다. 지리산 자락의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안개처럼 걸쳐있다. 숲이 우거진 계곡에 자리 잡은 빨간 지붕의 펜션은 정말 아름답다. 그 곁에는 무인카페 꽃자갈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이곳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을 예정이다. 어제 왔던 여행자들은 이곳을 떠나기가 아쉬운 듯 자꾸만 머뭇거린다. 아마도 내일쯤이면 우리도 같은 심정일 거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계곡을 가득 메운다. 계곡의 물소리도 덩달아 힘차게 흘러내린다. 이 힘찬 물소리를 벗 삼아 지내다보면 오늘 하루가 심심치 않겠다.

야외 벤치에 앉아 있으면 자연이 내게로 온다. 벌과 나비도 나풀나풀 날아든다. 계곡 흙탕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맑아진다. 내 마음에 편안함이 살며시 깃들듯 그렇게 맑은 물이 되어가고 있다. 자연에서 스스로 정화되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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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야영장펜션 식당의 한방백숙은 어른 아이 모두를 만족시켰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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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백숙은 맛도 깊은데다 보약을 먹은 듯 온몸에 기운이 느껴진다. ⓒ 조찬현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뭘 좀 먹어야겠다. 우리야영장펜션 식당에 한방백숙(6만원)을 주문했다. 시골닭에 지리산에서 채취한 약초와 대추 마늘 표고버섯에 황귀 당기 등 갖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끓여냈다. 국물 맛이 정말 좋다. 맛도 깊은데다 보약을 먹은 듯 온몸에 기운이 느껴진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 다 좋아한다.


어느새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방백숙 한 냄비가 동이 나고 지리산흑돼지구이다. 이렇듯 여행지에서는 먹는 재미가 최고다. 계곡 물소리 노래삼아 흑돼지구이에 소주 한잔은 꿀맛인 듯 달콤하다. 무쇠 철판에 지리산흑돼지 삼겹살이 노릇노릇 익어간다. 상추쌈, 깻잎쌈을 한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한껏 취한 몸과 마음은 분위기에 취하고 한잔 술에 또 취해만 간다. 지리산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어둠이 내린 지리산 계곡이지만 그 어둠속에서도 지리산의 청량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돼지기름에 구워낸 묵은 김치와 지리산흑돼지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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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야영장펜션 식당의 주인아주머니가 지리산흑돼지를 굽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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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흑돼지 삼겹살을 묵은김치와 함께 구워내면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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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흑돼지 삼겹살구이 쌈이다. ⓒ 조찬현


지리산흑돼지구이에 도라지나물과 고사리나물 장녹나물을 함께 먹으면 자연의 기운이 더해져 그 맛은 형언할 수 없는 별미가 된다. 돼지기름에 볶아낸 묵은지의 맛도 환상이다. 흑돼지삼겹살은 묵은지와 찰떡궁합이다. 고기 맛을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역시 돼지기름에 구워낸 묵은 김치가 한몫 톡톡히 한다. 이렇듯 음식은 같은 식재료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면 좋다. 삼겹살구이를 쌈에만 먹을 게 아니라 묵은김치와 함께 구워내면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대자연에 파묻혀 이 좋은 안주에 한잔 술이 빠지면 서운할 터. 그래서 자연이 숨 쉬는 곳, 지리산 자락에 오면 그 누구라도 주객이 된다. 밤이 깊도록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눈다.

지리산의 아침이 밝았다. 햇살이 눈부시다. 계곡물은 맑고 깨끗하다. 백두대간 천왕봉 깊은 골짜기 벽소령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하얀 포말을 남기며 쉼 없이 흘러간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계곡물에 풍덩 몸을 담그고 싶다. 부지런한 여행자는 벌써부터 물놀이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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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는 고향집의 음식인 듯 소박하고 맛깔스럽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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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 지리산야영장펜션 식당이다. ⓒ 조찬현


우리야영장펜션 식당의 아침 식사는 된장찌개다. 2인 12000원으로 보글보글 끓여낸 된장찌개와 산나물로 밥상을 차려낸다. 고향집의 음식인 듯 소박하고 맛깔스럽다. 

지리산 자락의 무인카페 꽃자갈이 이곳 펜션 곁에 있다. 입장료 5000원만 지불하면 아이스아메리카노 커피는 물론 국산 꽃차도 맛볼 수 있다. 산중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지리산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마시는 차 한 잔이 정말 좋다. 이 맛을 경험하고 싶거든 지리산으로 오라. 발등을 간질이며 흘러가는 물줄기에 정신이 팔려 한동안 시간도 있고 있었다. 그저 이 마음이 한가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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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하룻밤을 묵을 지리산야영장펜션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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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카페 꽃자갈 주변에는 예쁜 여름꽃이 만발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야영장펜션 #꽃자갈 #무인카페 #피서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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