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가로막은 콘크리트가 홍수를 키우고 있다"

[현장] 청주·세종시 폭우로 금강 수위 상승 중

등록 2017.07.16 21:35수정 2017.07.1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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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수위가 상승한다는 문자를 받고 왔다는 주민이 공주보를 바라다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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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라본 공주보 6m 고정보에 쓰레기가 쌓이면서 물길을 막고 있다. ⓒ 김종술


금강의 수위가 급박하게 오르고 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수위가 7m 정도까지 상승할 것 같다고 한다. 공주시는 강변 둔치에 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공주보의 수문도 열렸다. 지난 2012년 보가 준공된 이후 가동보의 수문이 최대치로 올려졌다. 그러나 상류에서 밀려드는 부유물과 쓰레기가 콘크리트 고정보에 고스란히 쌓이면서 물길을 막고 있다. 수자원공사 공주보가 띄워놓은 선착장의 부유물 차단 펜스는 끊어졌다. 수위 상승으로 선박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도 위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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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바라다보이는 금강 둔치에 조성한 수변공원이 침수되고 있다. ⓒ 김종술


16일 오후 5시 이후 '금강이 상승하고 있다'는 공주시의 안내 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강변으로 몰려나왔다. 실시간으로 불어가는 강물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붉게 물든 강물은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냉장고부터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부터 최근 제초 작업으로 강변에 쌓여있던 풀들이 떠내려가고 있다. 

공주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공산성 앞 강변 둔치에 조성해놓은 공원도 물폭탄을 맞았다. 산책로는 물에 잠기고 공주시를 알리는 간판은 휘어졌다. 강변에 가져다 놓은 꽃단지는 떠내려가고 각종 시설물은 물에 잠기고 훼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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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바라다보이는 금강 둔치에 조성한 수변공원이 침수되고 있다. ⓒ 김종술


금강 둔치공원에서 만난 주민은 "강변 둔치는 해마다 비가 오면 물에 잠긴다. 공주시가 강변에 공원을 조성할 때부터 알아봤다. 세계문화유산에 어울리지도 않는 오리배까지 가져다 놓았는데 줄이라도 끊어져 다리라도 때린다면 큰 일이다. 몇 년 동안 큰 비가 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복구한다고 애꿎은 세금만 낭비하게 생겼다"고 혀를 찼다.

공주보에서 만난 주민은 "상류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떠내려오고 있다. 공주보가 없었다면 탈 없이 흘러갈 쓰레기들이 구조물에 걸려서 쌓이고 있다. 쓰레기 때문에 물이 흘러가지 못하고 역류까지 한다. 말 많고 탈 많은 4대강 사업, 결국 콘크리트가 홍수에 취약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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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라본 공주보 6m 고정보에 쓰레기가 쌓이면서 물길을 막고 있다. ⓒ 김종술


한편, 금강홍수통제소는 오전 10시 50분 '청주 인근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홍수피해 발생에 대비를 부탁했다. 오후 2시 청주 강우량은 290mm를 돌파했다. 한꺼번에 많은 물이 금강으로 유입되고 있다. 공주시는 오후 5시 금강 수위 상승으로 둔치에 주차 중인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안전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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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바라다보이는 금강 둔치에 조성한 수변공원이 침수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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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심어 놓은 공주시를 알리는 간판도 불어난 물에 휘어져 버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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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바라다보이는 금강 둔치가 상승하면서 많은 사람이 구경을 나왔다. ⓒ 김종술


#4대강 사업 #금강 수위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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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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